작가명 : 혼다 마코토
작품명 : 하늘색 팬더믹 2권
출판사 : 대원씨아이 NT노벨
저 유이 씨의 ‘극장형’ 발작 이래, 나는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를 향한 나의 호의도 그녀의 공상의 산물인지도 모른다―.
그러던 어느 날, 교실에서 이마이라는 아이가 갑자기 말을 걸어온다.
“당신한테 할 얘기가 있어. 내 이름은 부케 더 보머.”
새로운 공상병 환자? 이젠 좀 봐 줬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녀가 들려준 세계 개변을 둘러싼 진실에 나는 경악한다. 그리고 다시 세계의 운명을 건 싸움이 시작되었다!
떠들썩하고 순진한 ‘보이, 미츠, 공상소녀’ 제2권.
-----------------------------
제 11회 엔타매 대상 우수상 수상작, '세계를 적으로 돌릴때'.
'하늘색 팬더믹' 제 2권입니다. 그러고보니 요즘 엔타매 대상 수상작들이 많이 나오네요. 그럭저럭 평가도 좋고. 다른 수상작들은 최대 공모전인 전격문고를 포함해서 그다지 크게 화재를 끄는게 잘 안보이는 것 같은데 말이지요.
역자 후기에서 사과가 나오는데 '번역자의 실수'로, 1권에 깔린 복선이 소실되었습니다(...). 그래서 큰 비밀이 있는 1권이 단순히 '바보같은 이야기'로 끝나버린다는 아쉬움이...
그런데 전 그 '바보같은 결말'이 좀 더 이 작품에 어울리는 것 같아서... 라기 보다는 이 작품에 제가 바라고 있던 방향과 좀 더 맞아서 더 마음에들었는데 말이지요.
하여간 2권 들어서 그 복선 활용(한국 독자들에게는 그냥 반전 전개[...])이 나오면서 이야기는 좀 복잡하게 돌아갑니다.
공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고 공상속 인물이 되어버리는 발작을 일으키는 '공상병'. 1권 종반에 히로인인 호타카 유이의 공상병이 '자기완결형'에서 '극장형'으로 발전해버리고 마침내 세계를 휩쓰는 규모로 커져서 '세계vs너'로 변해버린 이야기 등....
하여간 공상병이라던가 세카이계라던가 이런저런 '부끄러운 요소'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담백한 드라마를 뽑아낸 작품입니다만... 이건 1권에서도 했었던 이야기지요?
2권도 그 기본적인 전개는 변함이 없습니다. 다만, 세계관 자체에 여러 떡밥을 깔고, 좀 더 큰 '비밀'에 대한 이야기로 점점 전개해나가는 기미가 보이지요.
언급 할 만한 점은 두 가지 정도네요.
우선, 호타카씨의 공상병 속의 이야기이자 '세계개변'의 기반 스토리인 '교회 이야기'가... 열심히 공들인 설정이나 스토리라기 보다는, 컨셉인 '중2병적인 부끄러운 이야기'에 너무 치중해서 '그럴듯 함'만을 보여주는 이야기라는 것. 소녀적인 에픽 판타지라고 하면 그럴수도 있지만, 어딘지 모르게 그 '풍'만을 의도적으로 조합해 둔 것이, 직접 그 스토리를 타고 가야 하는 종반부부터는 꽤나 거슬리게 됩니다. 아무래도 이야기에 진지한 감정 이입이 힘들어요.
이 것은 시종일관 담담한 분위기인 작가의 문체 때문이기도 하겠습니다. 솔직히 조금 더 타오르는 맛이라고 해야하나, 막 나가는 맛이 있었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애초에 소재부터 저런데, 너무 심심합니다. 1권에서도 느꼈는데, 2권을 읽고 있으니 작가의 문장력 자체가 '과장' 자체를 못하는 것 같아요. 드라마성에 치중한다거나 하는 문제 이전에 문장이 조금 고리타분해서 소위 "감정을 울리는 문장"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2권 초반에 나온 카오리의 공상병 "마법소녀로 인해 세계는 멸망한다" 파트를 보면 황당한 것도 웃기게 잘 쓸 것 같은데... 그렇다면종반부의 경우 작가가 쓰면서 너무 진지해져 버린 거란 걸까요. "이 정도면 감동적이겠지!"라고 진지하게 써 내린게 그 수준이라면 좀 문젠데...
그리고 나머지는 히로인 문제.
아무리 봐도 이 책의 히로인은 호타카 유이가 아니라 아오이 하루입니다. 유이는 '공상병'이라는 스토리 장치상 히로인 위치에 있습니다만, 책 내의 '연애 파트'는 솔직히 하루가 전부 차지하고 있는거나 마찬가지에요. 복잡한 고민이라거나 인간 관계의 갈등이라거나 감정의 밀고당기기라거나, 하여간 '커뮤니케이션적인 부분'은 주인공과 하루사이의 이야기가 거의 전부입니다(...). 나머지는 장식이에요.
유이는 이야기의 배경과 사건의 발단, 결말에만 영향을 미치는 장치 비슷한 존재로 전락한 게... 어찌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 장편 파트에서 공기 하루히를 보는 느낌입니다. 어찌되었건 종반부에서는 확실히 작품 중심에 오니 하루히보다는 나은 위치지만...
하여간 작품의 방향은 1권을 읽었을때에 비해 상당히 바뀌었습니다. 좀 더 바보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약간 진지한 판타지가 되어버렸네요. 이래저래 3권이 기대되긴 하는데, 어쩐지 앞이 보이는 것도 같은 기분...
소재 말고 전개에서도 '의외성'을 충분히 발휘해 주면 좋겠습니다. 솔직히 작정하고 쓰면 엄청나게 재밌어질 수 있는 소재고, 떡밥도 충분히 깔아 놨으니까요.
Comment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