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카이첼
작품명 : 잃어버린 이름, 은빛어비스
출판사 :
다음 것이 마지막입니다.
[비트겐슈타인에 관한 책은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서 지금 보고 있습니다. 전문서적은 아니고, 비교적 쉽게 풀어논 입문서적 2권입니다. 전문서적으로 이해하기는 힘들 거 같아서요. 딱히 철학과는커녕, 공대생으로 교양으로조차 철학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어서리.--;(들어보고는 싶습니다. 학점에는 자신없지만.)
역시 역장이라는 것은 그런 능력이었던가요? 확실히 자신의 사상을 임의로 현실에 강요할 수 있다면, 신과 같은 능력이라고 해도 좋겠지요. 아마도 여기서 나오는 역장이란 능력은 신에 비교하기에는 매우 한정적이거나 제한적일 거 같습니다만.
위버가 은빛어비스 초반에서 다시 기억을 잃고 있던 중에 '마법'을 배우는 것에 별로 적극적인 마음이 들지 않았던 이유도 납득이 갑니다.
마법이라는 것도 결국은 아무리 발전한다 할지라도 세계의 법칙내에서 벗어날 수 없는 힘일 것입니다. 한계가 명확하고, 역장에 비해 매우 부자유스러운 것이겠지요.
전에 비유했던 체스게임으로 다시 비유하자면, 마법은 일종의 체스기보에 실려있는 전술내용이랄까요? 체스기보를 보고 아무리 체스실력을 늘린다 할지라도, 결국은 체스의 룰 안에서 놀아야만 한다는 것이 움직일 수 없는 진리이겠지요.
이런 건 취미로서 놀이삼아 배우는 정도로야 좋겠지만, 그것에 어지간해서는 목숨 걸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기억은 없어도 위버가 느낀 감정이 이런 것이 아니었을지요.
그런데 그걸 생각하면, 또 생각나는 것이 이 '역장'이란 개념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체술쪽을 주로 파서 아우라의 극점에 도달하는 것이 유리한가요, 아니면 마법쪽을 파서 마력의 극에 달하는 게 유리한 건가요?
뭔가 한가지 극점에 도달해야 역장을 사용할 수 있을 거라는 추측은 갑니다. 그만한 진리에 손을 뻗어 다루려면 단순한 이해만이 아니라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할테니 말입니다.
얼핏 생각하면 마법쪽이 상대적으로 훨씬 머리를 많이 쓰는 학문이니 유리할 것도 같지만, 주인공이나 에위나는 검술쪽에 더 중점을 두는 것 같고, 다르게 생각하면 세계의 법칙에만 너무 얽매이다보니 사고가 굳기 쉬어서 돌파하기 힘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제로는 어떤가요? 사실 이건 사람 나름이겠습니다만. 저는 카이첼님의 답변을 보고, 이거 어떤면에서 역장을 다루는 녀석들은 크래커와 비슷한 거 아냐? 라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이 녀석들 좀 더 깊이 파고들어 위로 올라가면, 진짜 신(god)이 될지도 모른다라고 생각했답니다. 신(God)은 아니예요. 저는 신(god)과 신(God)은 다르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이건 다른 이야기인데, 제가 은빛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는 했었지요? 사실 제일 좋아하는 색은 검은색입니다만.
전작을 보지는 않았기 때문에 사실은 틀릴지도 모릅니다만, 삼좌의 수좌가 실버라이트라고 불리는 이유도 제가 은빛을 좋아하는 이유와 상통하지 않을까 생각했답니다.
은빛은 이상적인 인간을 상징하며, 삼좌들은 사실상 정점에서 인간을 대표하는 상징이고, 삼좌는 인간들 중에서도 가장 이상적인 존재라는 이념으로서 실버라고 불리는 것은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지나친 생각이겠지만.
그리고 쓰다가 문득 생각난 겁니다만, 카이첼님 세계관에서 '신'과 '악마', '천사'의 존재는 실존합니까? 지금 나오는 어비스의 악마들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개념적이고 고차적인 의미에서의 그들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잃어버린 이름 초반에서 잠시 그런 이야기가 나왔었지요? 위버와 그레이스의 대화에서 말입니다. 이름은 다르게 나왔었지만, 거기에서 다뤘던 내용이 아마 안셀무스의 신의 존재증명이었던 거 같은데 대충 그 논법이
1. 존재한다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보다 우월하다.
2. 신은 그 무엇보다 우월하다.
3. 그러므로 신은 존재한다.
대충 이런 식이었지요? 여기서 말하는 신은 아마 신(God)이겠지요. 위버는 이 논법에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만, 이 신의 존재증명론이 잘못되었다고, 진짜 신이 없냐냐면 그건 아니겠지요?
전 그게 의문입니다. 제 생각에 카이첼님의 세계관의 그 역장이라는 것이 존재하려면, 사실 또 하나의 거대한 고차적인 시스템이 존재할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그 고차적인 시스템을 만들거나 다루는 고차존재가 진짜 없을까? 그리고 만약 그 고차존재가 실재한다면, 그 시스템의 일부를 다루는 역장을 다루는 존재를 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저는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물론 이 여부도 밝힌다면 네타이겠으니 노코멘트일 거 같습니다만…알려주실 수 있으신데까지만 어떻게 좀? ^^;
뭐, 크게 기대하지는 않지만요. 그냥 제 글을 재밌게 읽어주시고, 감상만 좀 보내주시면 감지덕지랍니다. 그럼 건필하시고, 좋은하루 되세요!
ps - 아, 그리고 그 <듀라라라>라는 책은 추천입니다. 재밌어요. 저는 소설을 꽤나 좋아하고, 소설중에서도 추리소설과 인간군상극을 특히나 좋아하거든요.
그런 점에서 <듀라라라>는 상당히 잘 짜여진 인간군상극이랍니다. 군상극이라는 점에서는 최근 <미궁거리 크로니클>이라는 것도 나오고 있지만, 그건 아직 1권밖에 나오지 않았으니, 나중에 보셔도 무방하겠지요.
그럼 이번에는 정말 물러나겠습니다. 수고하세요!^^ ]
카이첼님께서는 검을 파느냐, 마법을 파느냐 어느쪽을 선택해도 세계의 본질에 도달할 수 있기만 하다면 상관없다고 하셨습니다. 결국 어느쪽이 유리하거나 우월하다고 할 수는 없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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