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설봉
작품명 : 패군
출판사 : 청어람
정신없이 보다가 20권을 넘긴 걸 알았네요..
열권도 많다 싶은데 이십여권을 실감도 못하게 읽을 수 있다니 역시 거장은 다르군요.
패군의 초반 인상은 '숨막힌다' 였습니다.
주인공한테 몰입하다보니 저까지 숨이 막힐 지경이었습니다.
주인공의 특성상 진짜 미친듯이, 쉴새없이 싸웁니다.
혼자서, 혹은 단 둘이서 몇십, 몇백에 이르는 수와 격돌합니다.
싸우고, 터지고, 베고, 죽이고.. 이뿐이라면 숨이 막힐 정도는 아닐 겁니다.
주인공이 아주 질리도록 싸우는 조직이 있는데요
그 조직 특성상 지나가는 촌부부터 한 문파의 장문인조차 못믿을 지경에 이릅니다.
주위에 사람이 모두 적일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기 때문에 그야말로 무림에서 홀로 고립된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조금 구원자가 나타났다 싶으면 알고보니 그 조직의 일원이거나 하는 일이 비일비재죠.
이게 사람을 진짜 미치게 만듭니다. 무림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그 조직원이라 주인공을 죽이러 올 것 같고, 정말 누구하나 못 믿죠.
물론 초반의 답답함은.. 주인공이 점차 강해지면서 그 걱정이 해소되어가지만요. 묘사가 실감나다보니 제 피가 다 마를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최대한 네타를 배제하고 말하자면..
주인공이 얻게되는 무공이 있는데, 그게 굉장히 새롭습니다.
제가 무협을 자신있게 빠삭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정말 특이하고 본적없는 무공입니다.
이른바 정신무공이랄 수 있는데, 그 개념이 무공의 비급을 보는게 아니라 오히려 자기계발서의 그것과 훨씬 더 비슷합니다(저도 좀 본받으려고 몇자 옮겨적었을 정도로..)
이루고자 하는 것을 정말 한치의 의심도 없이 믿으면 그대로 된다는, 보통은 시크릿의 내용이나 R=VD공식 등으로 알려진 내용과 유사합니다. 그걸 무공에 적용한 셈이죠.
이걸로 상대의 무공도 그대로 따라하고, 그냥 하고자 하는 동작을 생각하면 그대로 되는데..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말이냐? 싶지만 읽다보면 납득을 하게 되고, 신기해집니다.
어떻게 이런 무공을 상상하고 만들어내고 쓸수 있을까 하고요.
진짜 이런 류의 무공은 무협지 중에선 처음 본것 같네요
매끄럽게, 즐겁게, 지루하지 않게 읽어내려 갈 수 있는 게 대단한 거죠.
설봉님의 무협,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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