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감상

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서석교
작성
03.01.22 16:24
조회
2,322

우선 주제에 대해서 부터 평가를 좀 하겠습니다.

풍월루라는 작품에 대한 설명을 읽어보면, 무협을 사랑하는 분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지 않고 못 베기실 겁니다. 왜냐하면 무협을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추리 소설과 무협 소설은 얽힐 수 없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왜 무협과 추리는 얽힐 수 없느냐? 우선, 무림에서는 수 많은 살인이 일어나고 현실에서도 수 많은 살인이 일어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리라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왜냐?

우선 잠시 추리 소설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추리 소설의 재미라고 한다면 첫째로, 일반인들이 생각해내지 못하는 트릭과 둘째로, 탐정과 범인 사이의 교묘하고 스펙터클한 심리전입니다.

그러나 무림에서는 이러한 트릭이 전혀 필요 없습니다. 그 들은 초인이기 때문입니다. 초인들은 현실의 인간보다 더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트릭따윈 전혀 쓸모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봅니다. 김전일이라는 탐정이 3층에서 비명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3층으로 올라가 문이 잠겨 있는 방을 발견합니다. 문을 부수고 들어가보니 3층에는 죽은 사람과 열어 젖혀져 있는 창문 그리고 몇 몇 이상한 물건들이 보입니다. 여기서 김전일은 생각하게 됩니다. 어떻게 3층을 빠져나갔을까? 아니면 과연 이 시체가 3층에 있었던 것일까? 뭐 여러가지 등등으로 말입니다. 김전일은 범인이 3층에서 뛰어내렸을 가능성은 생각안합니다. 왜냐하면 뛰어내리면 죽기 때문이죠. 그러나 초인은 3층에서 뛰어내리는 정도가 아니라 벽에 붙어서 움직일 수도 있고, 더욱 더 많은 가능성을 생각해야 되고 더 나아가서는 탐정의 눈을 속이며 한 명씩 죽이지 말고 그냥 대놓고 다 죽여버린 후 대놓고 도망치면 되니, 추리라는 것이 없게됩니다. 오직 힘만이 존재할 뿐이죠. 요약하자면 현실에서는 머리로 살인을 하는 것이고 무림에서는 힘으로 살인을 하기 때문에 추리가 불가능하다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소설의 주제는 매우 대담하고 대단합니다. 매우 신선하죠. 무협 소설은 사실 매우 좁은 주제를 가지고 있는 장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니, 하나의 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것은 강호평정! 그리고 그 주제를 여러가지 시각에서 보여주는 것입니다. 얼마 전에 무척 재미나게 읽었던 설봉님의 사신또한 시각은 매우 독특해서 많은 독자들을 매료시켰지만 결과는 강호평정이었습니다. (사신을 쓴 설봉님을 무척 존경합니다. 같은 주제로 전혀 다른 느낌이 주는 글을 쓰니 말입니다. 기실, 모든 무협작가들이 대단한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같은 주제를 가지고 그 많은 얘기를 들려주니... 글을 쓰면서 생각해보니 어쩌면 무협소설이 강호평정의 주제를 담은 것이 아니라 강호평정의 주제를 담았기 때문에 그 것이 무협소설이라고 불리는 지도 모르겠군요...) 그렇기 때문에 주제 하나로만 따지면 이 소설은 가히 100점 만점에 100점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다음은 배경입니다. 이 소설의 배경또한 주제와 동일하게 매우 대담하고 대단합니다.

''''''강호는 넓다.''''''''

강호는 넓습니다. 그리고 무협소설의 배경은 강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협소설의 배경은 넓습니다. 시간적으로도 몇 년 정도 입니다. 많으면, 몇십년이고요.

그러나 이 소설이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제 생각에는 시간정 배경은 십년성회가 끝나는 날까지(몇 십일 정도)와 풍월루라는 협소한 공간이 배경이 되는 소설이기에 매우 독특하다고 표현했습니다. 주제가 추리니 배경이 당연히 제한적이라고 하면 할 말이 없습니다만.... 하여간 배경과 주제 모두 신선하고 좋습니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이, 무협 추리라는 장르를 만들게 되면, 추리의 묘미라고도 할 수 있는 기발한 트릭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재미가 반감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소설은 재미가 전혀 반감되지 않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두 가지 정도로 들 수 있습니다. 우선, 무협에서 당연히 등잔하게 될 전투장면입니다.

잠시 삼천포로 빠지자면, 무협 소설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무공 수위입니다. 특히나 요즘은 신무협이라는 장르가 등장한 후부터 더욱 더 그렇습니다. 어떤 소설에 보면 검강이라는 경지가 절정 고수면 누구나 펼치는 정도고 어떤 소설에서는 검강은 말 그대로 전무후무한 경지로 등장하는 소설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소설에서는 당연히 무인들의 무공수준을 너무 높게 잡아서는 안됩니다. 그러면 추리의 재미가 반감되기 때문이죠. 그런 점에서 이 작가의 선택은 매우 현명하다고 생각됩니다. 무협 소설에서 ''''''''검강''''''''이라는 단어조차 안보이니.

각설하고, 이 소설의 전투장면은 매우 굿! 입니다. 비무와는 달리 이 소설은 기습장면이나 암습장면이 많은데 당하는 입장에서 매우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저의 표현능력의 부족이 이토록 아쉬울 수가 없군요.... 매우 잘 표현했다는 식으로 밖에 표현을 못하니....)

트릭이 없는 이 소설의 재미를 살려주는 하나가 과거에 관한 것입니다. 여기서 호두를 까는 노인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도입부 부분에서 호두까는 노인이 나옵니다. 호두 까는 노인은 정말 미스테리어스 합니다. 이 노인은 소설을 긴장감있고 약간의 미스터리어스한 분위기도 주는 한 편, 이 노인은 독자들의 시야를 좁히고 뇌의 사고기능을 저하시킵니다. 자연스럽게 독자들의 초점이 점소이와 노인에 맞혀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케릭터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을 하지 않게 되죠. 그리고 나중에 조금씩 드러나는 사실들과 함께 전혀 상관없는 줄 알았던 인물들이 주인공과 과거에 얽혀있다는 사실들을 알게 되면서 심장이 벌렁벌렁 뛰게 됩니다.

그리고 범인의 죽이는 방법 또한 매우 흥미로운 것입니다. (소설을 읽어보면 무슨 뜻인지 압니다.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이 정도로 소개합니다.)

이 정도가 이 책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우선은 주인공의 심리 묘사입니다. 조금 어색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1권에서 나오는 주인공의 심리는 마치 전혀 상관없다는 식이었는데 2권으로 이어지면서 주인공의 심리가 바뀌는 듯했습니다. 전칠의 죽음을 예로 들겠습니다. 처음에는 전칠이 누군지 전혀 모르겠다는 식이었지만 나중에는 전칠을 아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차라리 주인공의 심리를 묘사하지 않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주인공이 워낙 미스테리어스 하니 심리묘사를 하지 않고 여탐정인 추소이인가 하는 여자로 하여금 그를 꿰뚫어보는 식으로 표현하는 것은 어떨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둘째로 황추추와 화기정이 얽힌 얘기입니다. 아무개하고 점소이가 싸우는 부분은 긴장이 해소가 되어서 재미있었지만, 황추추와 화기정이 나오는 부분은 너무 어정쩡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살인 사건과 전혀 상관 없는 사람들이기는 마찬가지지만, 영웅이 되고 싶어하는 화기정과 그를 쟁취할려는 황추추의 행동이 너무 어정쩡하다는 것입니다. 단호한 것 같으면서도 우유부단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가 느낀 단점은 이 정도 입니다. 다른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그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몰라서 못 썼습니다. 지금 3권 중간까지 읽었는데 무척 만족스럽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권장하고 싶습니다. 기존의 무협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싫어하실지 모르겠군요. 제 감상은 이 정도입니다. 제가 무협소설을 많이 안 읽어봐서 글 중간에 안 좋은 편견같은 것이 있을테니, 저의 생각이 잘못됐다면 '고수'독자들에게 많은 조언부탁드립니다.

풍월루는 현재 3권까지 나온 상태이며,

북박스 라는 출판사에서 나온 소설이고,

작가의 성함은 '맑은 물' 담천님입니다.


Comment ' 7

  • 작성자
    Lv.14 낙성추혼1
    작성일
    03.01.22 16:32
    No. 1

    무조건 강추입니다.
    운자개와 단씨오형제의 비무장면은 눈앞에서
    그려지는듯 하더군요. 매우 사실적이라 생각했습니다
    어디서 이런 작가분이 나오게 됫는지
    무협계의 홍복이라 생각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서석교
    작성일
    03.01.22 18:09
    No. 2

    하하... 사이트에 가입한지 얼마 안돼서... 뒤에 글을 잠시 돌아봤더니...
    요설님이 선수를 치셨군요..으윽!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거루
    작성일
    03.01.22 18:55
    No. 3

    그렇게 재미있나요? 이 글 연재당시.. 한번 읽어 보려 했는데. .어떤 님의
    댓글이... 저를 주저하게 했죠.. 풍월루는 하루를 몇편으로 끄는 건지...
    그런데... 알고 보니.. 이 글 자체가 몇일의 이야기군요..
    재미있을까 아직도.. 좀 꺼려지네요... 저도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편인데
    서석교님 말처럼 추리 소설역시.. 전.. 추리를 풀어가는 탐정을
    통해.. 일반인인.. 독자가..대리만족을 느낀다고 보거든요..
    그리고 몇몇 님들도.. 지루한 면이 없지는 않지만.. 작가님의..
    자연스러운 글솜씨로.. 이끌어 간다고.. 하지만.. 역시..
    무협은. .무가 주 축이 되야 하지 않을까 하네요..
    아..그래도 궁금하네요.. 혹시.. 보다가 책을 집어 던지는 사태가
    일어날까.. 두렵다는.. ㅡ.ㅡ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한효월
    작성일
    03.01.22 19:20
    No. 4

    심리묘사는 고룡님을 따라올자가 없담니다
    점수를 올리기 위한 코멘트-_-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운영(蕓影)
    작성일
    03.01.22 19:59
    No. 5

    음 풍월루를 쓰신 담천님의 필력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
    풍월루를 저 역시 자주 보고 있죠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애호가
    작성일
    03.01.23 06:27
    No. 6

    단점부터 말하면 작가님께서 한꺼번에 연재를 올리시기 때문에 장기간의 연중이 있다는 것이지요.

    담천님의 무협소설에서는 \"무협\"은 형식에 불과하다는 느낌은 받습니다. 인간의 근원적인 본성, 인간관계, 정리, 심리를 파고듭니다. 단지 무협이라는 형식을 빌어 올 뿐이지요.

    풍월루 뿐만 아니라 나머지 담천님의 나머지 소설들도 읽어보시면 확연히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고룡과도 좀 다릅니다. 고룡의 글은 \"기정\"입니다. 인간의 \"정\"을 말하지만 그 보다는 \"기기묘묘\"가 우선합니다. 담천의 글에서와 같이 인간의 심리나 본성에 대한 집요한 탐구는 보이지 않습니다.

    일독을 강추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素藝
    작성일
    03.01.24 15:35
    No. 7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감상란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420 기타장르 [추천]연선자님의 외유내강... +2 서석교 03.01.28 1,446 0
419 기타장르 [추천] 대풍운연의 [회를 거듭할수록 대담... +8 빛이되리 03.01.28 1,789 0
418 기타장르 [감상]천마군림 제 1장 부문을 읽고.. +10 Lv.1 술퍼교교주 03.01.28 1,819 0
417 기타장르 [감상]비뢰도 13권!?(판 벌리고 수습 못한다.) +27 서석교 03.01.28 3,372 0
416 기타장르 [감상]군림천하8권을 보고 +19 Lv.1 봉달님 03.01.27 2,760 0
415 기타장르 [추천/비평] 신박의 \'협객 공수래\' +4 Lv.15 노레이션 03.01.27 2,020 0
414 기타장르 [추천]남아일검 +3 Personacon 놀고싶은칼 03.01.27 1,480 0
413 기타장르 [감상]흠...지루하군. +3 Lv.6 롤플레잉 03.01.27 1,549 0
412 기타장르 [감상] 풍월루, 주루에서 벌어지는 30일의 ... +9 비에[悲愛] 03.01.26 2,256 0
411 기타장르 [감상] 비뢰도 13권을 읽고.. +3 Lv.5 인터뱅 03.01.26 1,698 0
410 기타장르 [감상]곤륜백설 1권을 읽고... 검정중원 03.01.26 1,356 0
409 기타장르 [감상]표변도 5권을 읽다 말고.... +8 검정중원 03.01.26 1,704 0
408 기타장르 (추천) 만선문의 후예 +8 이동석 03.01.26 1,757 0
407 기타장르 [추천]신무협 하면 용검전기!! +5 이제호 03.01.26 1,753 0
406 기타장르 [추천] 최후식님의 용병시대 +4 바바 03.01.26 2,603 0
405 기타장르 [감상]운한소회 +5 행로난 03.01.25 1,645 0
404 기타장르 [추천]와룡강의 금포염왕 +9 한효월 03.01.25 5,700 0
403 기타장르 [감상] 류진님의 \'일인무적\'을 읽고.. +3 무식쟁이 03.01.25 1,897 0
402 기타장르 [감상]묘왕동주 읽고........ +7 Lv.55 [탈퇴계정] 03.01.25 4,266 0
401 기타장르 [비평] 만선문의 후예... +16 Lv.20 흑저사랑 03.01.23 3,038 0
400 기타장르 [추천] 운한소회!!! +2 Lv.1 당구공君 03.01.23 1,468 0
399 기타장르 [감상]흑혈1권을 읽고..... +5 Lv.1 정천 03.01.22 1,756 0
» 기타장르 [감상]풍월루는 대담하고 대단하다. +7 서석교 03.01.22 2,323 0
397 기타장르 [감상]한성수의 파문제자... +2 Lv.1 03.01.22 2,153 0
396 기타장르 [감상] 사마달의 ????? +8 Lv.10 읍내작가 03.01.22 2,090 0
395 기타장르 [감상] 쉿! 강시 +2 Lv.90 mr***** 03.01.21 1,682 0
394 기타장르 [추천 들어갑니다] 아직도 운한소회를 안 ... +4 Lv.19 黑旋風 03.01.21 1,617 0
393 기타장르 [감상]신검산장 +3 한효월 03.01.21 2,373 0
392 기타장르 [감상]절대쌍교 +13 한효월 03.01.20 4,967 0
391 기타장르 (감상.비평) 사신 완결편을 읽고 +5 Lv.32 rael 03.01.19 2,336 0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