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곡님의 등선협로를 재미있게 읽었던 독자라면 당연히 다음 작품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등선협로는 여러모로 기존 무협과 다른 신선함을 주었던 작품이다. 따라서 다음 작품이 어떨지 무척이나 기다렸다. 후속작품인 표변도는 정말이지 악몽과도 같은 작품이다. 물론 등선협로의 어두운 분위기와는 다른 또 다른 성격의 작품을 만들고자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래서는 안된다. 이렇게 말하면 작가에게 무척이나 실례되겠지만 표변도는 등선협로를 쓴 작가가 직접썼나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작품의 품격이나 재미가 떨어진다.
억지춘향격으로 스토리가 전개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특히 강구의와 구잔양을 비롯한 조천대의 대원들이 진금행에게 포섭되는 장면들이 너무 작위적이다. 이건 웃기기 않는 어설픈 코메디를 보고 웃어야할지 말아야할지를 고민하는 경우와 비슷하다.
등선협로에서 보였더 등장인물들에 대한 절묘한 묘사가 어떻게 이렇게 추락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이다. 물론 표변도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에는 정상적인 사람이 거의 없다. 작가 나름대로 뭔가 전하려는 메세지가 있을 것이지만...이렇게 작위적으로 스토리를 이끌고 간다면 독자가 거기에서 무엇을 얻을 것인가!
감히 제언하지만 표변도는 이쯤에서 끝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더이상 운곡이라는 작가가 망가지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는게 나의 솔직한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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