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방수윤
작품명 : 허부대공 3권
출판사 : 드림북스
솔직히 기대를 많이 했는데 삼권에서는 조금 실망했습니다.
허부대공의 두 주인공 부운과 구소희는제대로 된 가정을 가지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반응은 정반대로 나타납니다. 부운은 지나치게 가족에 집착하고, 반대로 구소희는 가족을 지나치게 부정합니다. 이렇게 가족이라는 틀을 지키려는 부운과 부수려는 구소희의 갈등이 2권까지의 주요 내용이었습니다. 다만 2권 말미에 부운이 갈등하는 부분이 등장하면서, 3권에서 둘의 관계가 변화하지 않을까라고 하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게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읽은 3권은 실망스럽게도 2권에서 단 한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한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자신을 죽음의 길로 내모는데도 여전히 가족이라는 명분에 절대충성(?)하는 부운의 모습도 그대로이고, 화해를 모색하는 동생을 폭행하는 구소희의 모습 또한 여전합니다.
여담이지만, 여자들이 부부싸움할때 가장 화가 나는 남편은 같이 맞받아쳐 싸우는 남편이 아니라, 옆에서 아무리 뭐라 해도 말대꾸조차 안하는 사람이라고 하더군요. 말해봐야 반응이 없으니 울화통만 터지는... 허부대공을 읽고 있으면 내가 바로 그 아내가 된 듯한 느낌입니다. 자꾸 주변에서 사건을 일으키면서 부운이 변화하길 유도하지만, 정작 부운 자신은 아무 반응이 없는....
각설하고, 앞에서 실망스럽다는 말을 썼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말이지 못쓴 글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객관적인 기준으로 보았을 때는 충분히 수작에 들어갈 만한 글입니다. 다만, 3권의 호흡이 굉장히 느리다는 느낌이라서 조금 걱정이 됩니다. 경험상 호흡이 느린 글의 경우 계속 느리게 가다가, 갑자기 마지막 권에서 후다닥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았거요. 허부대공은 그런 글들과 달리 끝까지 페이스를 잃지 않는 글이 되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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