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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란 "브로만 실드"

작성자
Lv.8 목련과수련
작성
11.05.06 22:31
조회
1,823

이 소설은 잘 쓰여진 글이지만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기괴한 글이다.

첫번째 챕터와 두번째 챕터가 완벽히 단절이 되어있다. 그렇다고 옴니버스 구성도 아니다.

첫번째 챕터를 아주 긴 17번째 글까지 써오고 난후 두번째 챕터와 전혀 연관성이 없다. "보다보면 나중에 나와요!" 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기승전결이라는 소설의 기본조차 생각하지 않은 전개다.

추리나 호러소설이라도 "지금 뜬금없이 나온것이 나중에 나와요!"는 프롤로그로 5~6장 이내의 추후에 범행동기나 트릭의 결정적 단서가 되는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객관적으로 묘사,서술하는 프롤로그에서 끝내고 바로 소설의 시작으로 시작된다.

"보다보면 나중에 나와요!"가 한 챕터로 자리를 하고 상당히 많은 분량을 할애 했다는것은 이미 소설의 서장이다.

문제는 소설의 서장인 첫번째 챕터의 주인공은 두번째 챕터에서 사라지고 난데없는 인물이 두번째 챕터부터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두번째 챕터의 7번째 글까지 읽어본 결과 첫번째 챕터와의 시공간적 연결성을 느낄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럼 "내가 읽었던 그것은 무엇인가?" 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왜 장황한 첫번째 글을 읽으며 애정을 쏟았던 주인공은 증발해 버리고 엄한 놈의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첫번째 글의 사건이 시원하게 해결조차 안된 상황에서 이 엄한놈의 이야기를 계속 해서 보면서 첫번째 챕터에서 해결안된 그 무엇에 대한 똥사고 안닦고 나온 찝찝함을 계속 느껴야 하는가에 대한 회의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시중의 책처럼 이 소설은 어떤 내용을 다룹니다 라는 간략한 소개도 없이 이런 쌩뚱맞은 외전도 아닌듯한 이야기가 나오면 첫번째 챕터는 그야말로 사족이다.

잘 쓰인 소설은 "명쾌하게 쓰인 소설" 이다. 괜히 소설에 대해 배울때 구조적인 기본 이론을 배우는 것이 아니다. "보다보면 나오는데..."  이것은 작가의 변명이다.  

독자는 글을 읽는 초점이라는게 있다. 그 초점의 중심은 보통 주인공이다. 그런데 난데없이 열심히 읽었던 많은 분량의 글의 초점이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엄한 놈이 짠!! 하고 나타났는데 의구심을 가지면서 봐도 첫번째챕터 와의 그 어떤 시공간적 연결성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럼 손을떼는 사람이 굉장히 많아진다.

두번째 챕터의 7번째 글까지 읽다가 손을 놓을 수 밖에 없었다. 작가의 의도도 모르겠고 소설의 구성도 이상하고 첫번째 챕터가 이끌어 오던 긴장감도 확 풀어져 버린다.

즉 이 소설 자체의 초점이 완전히 사라져 버린 것이다.

두번째 챕터부터가 소설의 시작이라면 그저 프롤로그에서 이러저러한 사건이 있었고 의문의 무리들이 국경을 넘어왔다는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말단 행정관의 견해였기에 묵살되었다는 사건을 그냥 객관적인 서술로 스피드하게 넘어가고 소설의 시작을 정상적으로 시작 했어야 했다.

즉 첫번째 챕터가 완전히 사족이 되어서 두번째 챕터부터는 그간 봤던 소설이 아니라 완전 별개의 소설로 느끼게 되는 이질감이 생겨버리는 것이다.

그 어디에 글을 내 놓아도 "첫번째 챕터를 엄청 길게 썻는데 거기엔 주인공이나 앞으로 주된 이야기를 이끌어갈 등장인물은 없었어요. 근데 지금 이 사건이 나중에 결정적인 소재가 된답니다" 라고 설명을 해봤자. 좋은 평가나 말을 해줄 심사관은 없습니다.

왜냐면 소설의 기본은 세월이 변하고 변해도 기승전결이기 때문입니다.  현대문학에는 플롤로그라는 것이 앞에 끼어들었지만 프롤로그는 프롤로그의 역활이 있습니다.

즉 이소설은 천체 구성의 첫단추를 잘못끼워 놨습니다. 그래서 글을 읽어보면 글 자체는 아마추어 작가로서는 역량이 있어 보이지만 결과적으로는 너무나도 기괴해서 소설 전체로 점수를 주자면 절대 좋은 점수를 줄 수 없는 형편없는 모양입니다.

아무리 잘 꾸며 놓았다고 해도 그것이 사족이면 차라리 없는게 좋습니다.


Comment ' 8

  • 작성자
    Lv.9 콤니노스
    작성일
    11.05.07 20:25
    No. 1

    챕터별로 다른 주인공 다른 배경이면 얼불노식이네요. 근데 '시공간적' 연결이 없다는게 정확히 무슨 뜻인가요? 아예 다른 세계관이란 말인가요? 챕터가 변하면서? 한 세계관 안에서 같은 시간 다른 공간이거나 같은 공간 다른 시간 같은건 가능하다 싶은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목련과수련
    작성일
    11.05.07 20:38
    No. 2

    얼불노라면 동시대를 이야기 하는 키워드가 있고 첫번째 에피소드인 왕좌의 게임의 경우 왕좌를 향한 공통된 목적에 대한 지역적 연결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소설은 첫번째 챕터 자체가 사족입니다. 왜 쓴것인지 2번째 챕터가 한참 시작이 되도록 어떠한 연관성이 있다는 것 조차 말해주지 않습니다.

    두번째 챕터의 주인공과 비슷한 시간대의 일인지 몇일전의 일인지 몇년전의 일인지 조차도 말해주지않고 있습니다. 연관성이 전혀 없습니다.

    초점을 일부러 흐트려 놓은 것이라면 전에 맞추어 놓았던 초점이 무의미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바로 알려주는 것이 제대로된 소설의 구성입니다.
    그를 위해 동떨어진 인물에 대한 챕터라도 연결고리를 만들어 놓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밝히지 않고 있어요. 나중에 나온다? 언제나오는 겁니까? 연결고리를 만들어 놓지 않고 "나중에 나와요 계속 봐 보세요" 이것은
    일단 음식이 주문 되었으니 나옵니다. 물론 지금은 점심이지만 저녁 8시쯤에 나올수도 있어요 라는 말고 다를바가 없는 말입니다.

    그 연골고리라는 것은 언제쯤 이것과 연관된 것이 나온다라는 것을 확신시켜 주는 무엇입니다. 소설이란 그냥 스토리를 쓰는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장치를 집어 넣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론적으로 소설에 여러가지 장치가 들어가고 그것을 해석하는 것을 어릴때부터 정규교육에서 받아옵니다

    그것 가르치는 것은 소설에 그것이 필요하니까 입니다. 읽고 끝나는게 아니라 쓸때도 그런것이 필요하니까요. 그것이 없다면 결코 좋은 소설이라고 평을 들을 수가 없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백수77
    작성일
    11.05.08 03:26
    No. 3

    음... 이런 스타일의 소설을 예전에 본적 있습니다. 제목은 기억 안나는데, 서로 연관이 없는 이야기들이 쳅터별로 진행하다 나중에 가서 그것이 어떻게 꼬이고 얽히는지 나오지요. 그러다 숨겨진 비밀이 드러나며 반전이 나오고 끝내주는 결말을 선물하는 그런 글이었지요.
    이미 이런 스타일의 글을 읽어봐서인지는 몰라도, 전 솔직히 지금 말씀하시는 진행방법이 큰 문제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소봉
    작성일
    11.05.08 13:58
    No. 4

    탐 클랜시가 저런식으로 쓰지 않나요?
    전혀 관련없어보이는 낱개의 이야기들이 챕터별로 별개로 진행되면서 하나의 큰 틀을 이루어가는 소설들이죠. 중심 스토리야 너무 불친절하면 독자가 읽기 불편하겠지만 그 중심스토리에 살을 붙여가는 서브스토리들까지 자세하게 설명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오히려 그 서브스토리들과 연관해서 이야기의 틀을 파악하는 것은 독자의 즐거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금원
    작성일
    11.05.08 14:08
    No. 5

    안읽어봐서 모르지만, 결말에서 합쳐지는 구성이라도, 나름 각각을 연결하는 고리는 있죠. 지역이라던가, 인물이라던가, 하나의 이슈라던가 말이죠. 만약 아무런 연결고리가 느껴지지 않는다면 확실히 구성의 실패인듯 하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소봉
    작성일
    11.05.08 14:23
    No. 6

    작가 자신이 이야기하고 싶은(독자에게 이해시키고 싶은)것을 명쾌하게 쓰는것과 작가 자신이 독자가 불분명하고 아이러니칼하게 인지하도록 애초에 노리고 쓰는것은 모순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장치들이 잘 사용되면 오히려 소설의 완성도를 높일수도 있죠. 언급하신 글을 슬쩍 읽어봤는데 의도적으로 독자에게 제한된 정보를 제시한걸로 보입니다.
    확실히 1장의 분량이 다소 긴것은 사실입니다만 이런 구성상의 개성은 독자의 숫자에는 관련이 있을지 몰라도 맞고 틀리고의 문제는 아니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Eruaz
    작성일
    11.05.09 10:52
    No. 7

    아... 태클걸어 죄송한데 역활이 아니라 역할입니다.
    저도 역활로 알고 있었던 적이 있는데 찾아보니 역할이더라고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4 세류하
    작성일
    11.05.09 16:34
    No. 8

    저는 1권 전체가 프롤로그인 소설도 보았습니다.
    상당히 재미있게 보았던 책이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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