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패트릭
작품명 : 비무장지대
출판사 :
높임이 아니라 평어체로 씁니다. 오해 없으시길...
44편까지 읽었는데 아직까지 주인공이 없다. 정말 특이한 소설이다. 5편까지 읽어도 이게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림도 안들어온다. 읽은게 아깝고 오기가 나서 더 읽는다. 내가 바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무협지에 너무 길들여져 그런지 난 주인공을 따라가며 벌어지는 일 인칭 시점에 익숙해져 있다. 그래서 정말 눈돌아 가듯 빠르게 전환되는 화면과, 아무런 상관이 없어 보이는 사건들이 나의 IQ를 테스트하듯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진다. 등장인물이라도 적으면, 말 마시라.. 무슨 삼국지처럼 많다.
천천히 의아심을 가지고 몇편이나 읽었을까..... 어느 순간 난 '아하 이게 이렇게 연결되는구나!' 생각했다. 난 추측하고 퍼즐 맞추듯이, 이 엉뚱한 작가가 조심스럽게 여기저기 펼쳐놓은 이야기에 같이 빠져 들어간다.
영화처럼 조금씩 그림이 들어온다. 색다른 재미군. 아직도 연결되어야 할 퍼즐과 인물들의 개연성은 많이 남아있고, 사건은 어디로 튈지 아무도 모른다. 조금 읽다보면 결말이 너무도 뻔히 보이는 소설에 익숙해진 나는 화도 나지만 그래도 기다려 본다. 도대체 이 작가는 어떤 식으로 이렇게 많은 사건들을 벌리고 수습하려는지 참 궁금하다.
그런데도 난 이 소설을 매일 기다리며 읽는다. 가끔씩 뒤로 돌아가 인물들의 전 사건을 확인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연결이 된다. 쉽게쉽게 쓰여진 소설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매 회 재미있고, 전혀 새로운 얘기와 긴장감으로 꽉 채워져있다. 항상 다음 글을 기다리게 하고, 내가 정을 주어야 할 주인공은 아직까지도 없지만 이 글은 중독성이 강한 것 같다. 이야기의 흐름으로 보면, 슬슬 재미는 이제 부터인 것 같다.
작가는 추천글을 가끔 적어달라는듯 글 밑에 슬쩍 요구한다. 귀찮지만 그래도 오랫만에 흥미있는 글을 읽었으니 한 번 써주겠다. 날 실망시키지 말고, 재미있게만 계속 붙들어 준다면 나도 당신에게 조그만 도움이 되고싶다.
나도 공짜로 마냥 읽기만 하는 얌체독자노릇은 싫다. 독자와 작가의 보이지 않는 관계인지, 계약인지 나도 잘 모르겠다. 이제 나도 이 정도 썼으니, 작가 당신도 열심히 쓰라고 난 말하고 싶다.
난 좋은 글에 배고프고, 오늘도 추천이나 댓글 안쓰면 괜히 내가 미안해지는 그런 좋은 글들을 찾아 배회한다.
패트릭님의 비무장지대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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