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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6 묵갑귀마대
작성
09.04.26 15:10
조회
1,586

작가명 : 장진근(역주자)

작품명 : 만주원류고

출판사 :

-흠정 : 황제가 직접 쓰거나 명령을 내려 만든 책을 말함-

전에 독서잡기를 쓰면서 『만주원류고』라는 책을 읽었다고 언급한 적이 있었다. 그 이후로 여러분한테서 그 책에 대해 물어왔다. 웬 뜬금없이 만주얘기냐는 말도 있었다. 국수주의자도 아닌 당신이 왜 만주얘기를 꺼내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만주원류고』는 이제까지 한국 고대사에 관한 나의 상식을 흔들어 놓았다. 이 책을 지난해에 구해 읽고 깨우치는 바가 많았기 때문에 일독을 권하고 참고하라는 의미에서 몇 가지 소감을 쓴다.

  

첫째, 청나라 건륭제 시기 1770년의 관찬 사서인 이 책이 어째서 우리나라에 뒤늦게 소개됐는가. 그것도 역사를 전공하지 않은 장진근(張鎭根)선생의 각고의 노력이 없었다면 어려웠을 작업이다. 이 문제의 답은 이 책의 내용 속에 담겨 있는 것 같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우리의 역사와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사나 한, 중, 일 고대사를 전공하는 이들의 역사인식의 체계가 아주 다르기 때문에 그저 잡설(雜說)이나 재야 사학자의 주장쯤으로 치부하고 외면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아닌 게 아니라 중국사나 한국사에 정통한 학술원 회원이기도 하고 중요한 논문을 여럿 발표한 분에게 이 책에 대해 물어보자. 그런 책이 있다는 정도만 알 뿐 그 내용에 대해서 천착한 바가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 그래도 양식있는 분으로 알려진 사람까지 이러니 다른 말이 필요 없다.

  

둘째, 『만주원류고』에서 주장하고 있는 내용은 정말 신빙성이 있는가? 글쎄 잘 모르겠다. 하지만 『만주원류고』 역시 만주의 역사에 관한 한 그런 지위를 부여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기(史家)가 한족(漢族)의 입장에서 쓴 역사기록인 것과 마찬가지로 만주족의 입장에서 쓴 역사기록이므로 중국인의 시각으로 쓴 위지동이전보다 전거(典據)로써 떨어질 이유가 없다.

  

셋째, 이 책이 21세기의 대한민국에 어떤 의미가 있을 수 있는가. 우선 우리는 자신의 역사적 정체성에 대해 잘 모르고 충분한 연구성과가 쌓여있지 않다. 고대사나 고고학 전공자 역시 매우 적고 관련 예산조차 미미하다. 만주족의 청나라 전성기엔 1770년에 쓰여진 『만주원류고』는 그 당시 청나라에 존재했던 모든 사서와 기록을 모아 분석하고 청의 입장에서 편찬한 것이므로 현재 잃어버린 우리의 고대사 내용을 일부 복원할 수도 있고, 그동안 중국측 자료에 의존하여 우리 역사를 왜곡해온 부분도 바로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예륻 들면 일부 재야사학자들의 주장으로 치부해온 삼한(三韓)과 백제의 기원과 강역 등에 관한 기록은 『만주원류고』의 기록의 신빙성이 높아 국사교과서의 재편이 필요하다. 또 금(金)나라의 건국이 신라의 후예들에 의한 것이라는 내용은 연구가 진척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런 부분적인 사실 확인작업 말고도 더 중요한 의미는 최근 들어 영어공용화나 외고, 국제중 등 우리사회의 일부에 불고 있는 망국적 바람을 차단하고 정체성을 굳건히 해가는 데 좋은 밑바탕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정체성은 자기조국과 겨레의 말과 역사를 분명히 인식하고 생활 속에서 구체화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빛이 나기 시작한다. 최근세에 북방과 남방에서 휘몰아친 외세의 압박 때문에 우리의 정체성이 갈가리 찢겨졌다가 한강의 기적과 민주화의 신화를 만들면서 중심을 잡기 시작했는데, IMF 이후 외세의 바람이 평범한 소시민까지 흔들고 있다. 마침내 원정출산과 키즈 잉글리쉬에 등골이 휘고 있는 상황이 되었다.

  

그렇다고 이 『만주원류고』를 맹목적으로 암송할 이유는 없다. 모든 관찬사서가 그렇듯 자기에게 유리한 것은 과장하고 불리한 것은 아예 빼버리는 짓도 서슴지 않기 때문에 사기가 그렇듯 이 책 역시 그런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지금 시점에서 이 책을 널리 읽어 우리의 한 갈래인 만주족이 세운 청나라가 자신들의 역사적 기원과 풍속, 영토 등을 자세히 고증한 내용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그런 뒤에 공론화를 거쳐 한국역사기술에서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고 특히 금나라가 신라의 후예들이 건국한 바가 고증된다면 신라와 발해의 남북국시대를 최근까지 확대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부 유학자들이 세운 한심한 사대와 소중화주의 같은 몰역사적인 노예의식을 떨쳐내고 대한민국은 당당하게 세계의 무대로 나아가야 한다.

-------------------------------------------------------저도 만주원류고 라는 책이 있다는 거만 들어봤을 뿐이지 읽지는 못했습니다. 이번에 번역이 되어 3개월전에 나왔다는군요. 역사학도님들에게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읽지를 않아서 모르지만 여진족의 입장으로 쓴거니 새로운 것들을 알 수도 있지 않을까 또  역사학도분들에게 도움이 될까 해서 이태복씨의 감상문을 써 올려놓았습니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Comment ' 9

  • 작성자
    Lv.75 에코맨
    작성일
    09.04.26 16:47
    No. 1

    "우리의 한 갈래인 만주족이 세운" 이라는 표현을 함부로 사용하지 마세요..
    우리와 같은 조상을 가졌을수있는 만주족이 세운.. 혹은 친족.. 밀접한 관련을 가진 .. 등등 이 맞는 표현일수 있습니다...
    무슨 만주족의 조상이 이 역사시대후에 한민족안에서 분가되어 나간적 있습니까??
    그쪽도 우리도 큰줄기에서 떨어져 나간 일부분이라는게 맞는 말이겠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코끼리손
    작성일
    09.04.26 21:20
    No. 2

    만주원류고는 만주지역명을 왜곡, 조작하기 위한
    작업이 돼 있는 책입니다.
    일본이 만주국이라는 괴뢰국을 내세우면서 한반도 북쪽이
    신만주가 돼 버렸는 데,
    진짜 만주는 내몽고예요.
    이런 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연구해봤자 백날 도루묵입니다.
    지금 재야학자들 사이에서도
    조선왕조실록이나 환단고기 등의 왜곡, 조작 실체를 밝히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실정입니다.
    왜곡이 많은가, 적은가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모두
    조선사편수회의 손을 거쳐간 책들이에요.
    심지어 외국인들의 많은 조선기행기들조차 애초
    영미학자들의 많은 손질을 받았습니다.
    조선에 악어와 낙타가 산다는 게 그 외국인들 기행문에 나오는 데
    그 모든 걸 어떻게 믿겠습니까? 의심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무한검선
    작성일
    09.04.26 22:14
    No. 3

    코끼리손님은 뭔가 착각하셨나 봅니다.
    만주원류고는 청나라때 중국에서 발행된 만주족의 정사입니다.
    재야 사학자 한두명이 얼렁뚱당 만든책이 아니고, 황제가 명해서 밑에 중국 당대의 학자들 모아서 만든 정식역사서란 겁니다.
    일제때 발행된 책도 아니고 과거에 중국에서 발행된 정사를, 후에 일제가 어떻게 조작을 합니까? 몇권만 있는 필사본도 아니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過客[과객]
    작성일
    09.04.27 19:59
    No. 4

    민족 주체성을 확고하게 갖는 것과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과는 분리하시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no*****
    작성일
    09.04.28 13:38
    No. 5

    병자호란 생각해 보면 만주족은 한반도따위는 걸리적거리는 장애물로 밖에 생각안했는데 설레발 밖에 안되는걸 왜 자꾸 연구하는지 이해가 안가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 묵갑귀마대
    작성일
    09.04.28 21:08
    No. 6

    .동떨어지는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 많은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지도 않고 함부로 판단하시는 분들이 많군요

    함부로 판단하는 행동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 어느정도 이해가 되실텐데 함부로 말 하시는 분들

    대체 무슨 생각입니까

    이 책은 약 230년전 황제가 직접 명령을 내려 만든 책입니다.

    지금 한족이 쓴 사기와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 책입니다.

    여진족의 입장에서 쓴 책이니깐요. 비교해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반도 따위가 무슨 장애물이라고 읽지도 않고 말을 동떨어지게 하시는

    분이 있지만 역사에 관심있으신분들은 한번 읽어 보시길 권유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서드
    작성일
    09.04.29 03:36
    No. 7

    흠... 관심이 가는군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6 묵갑귀마대
    작성일
    09.04.29 07:37
    No. 8

    저는 이런 책이 왜 지금까지 번역이 되지 않는지 의문이 생깁니다.

    번역되기 전에 한자로 되어 있는 흠정만주원류고라는 책은 마음만 먹으

    면 역사에 관심있는 저도 구할 수 있는 책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번

    역이 되지 않았는데 이번에 강단사학자가 아닌 재야사학자에 의해서 번

    역이 되었다니 참으로 신기하면서도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정령왕엘
    작성일
    09.07.01 06:43
    No. 9

    중국어나 만주어에 대해서 잘모르는지만, 청제국을 건설한 여진족이 그것도 청의 건륭제의 명에 의해 쓰여진 책에서 청황족의 역사적 뿌리를 한반도 특히나 신라의 후예라고 주장하는 것은 뭐랄가 잊혀져 가는 자신들의 뿌리를 염려해서 남기려는 마지막 애착같은 느낌이 드네요.
    중국 동북3성을 여행해 보신분들은 누구나 느낄것입니다. 한반도의 문화와 동북3성의문화가 너무가도 똑같다는 것을 , 그러나 장성을 넘어 서면 전형 그 문화적 양태가 다르게 나타 난다는 것을요 .

    흠정만주원류고에서 주장하는 금과 청을 세운 조상이 반도에서 왔다는 주장에 왠지 신빙성이 갔니다. 무슨의도에서 인지는 모르나 청황제의 명으로 쓰여진 책에서 자신들의 황족의 조상의 뿌리를 외곡하지는 않겠죠?

    충분히 검토하고 연구해 볼 대상이라 생각되어 집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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