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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영문 - 정통무협의 본보기

작성자
Lv.16 지석
작성
07.01.03 13:08
조회
2,148

작가명 : 한담

작품명 : 월영문

출판사 :

무소불위의 위치를 다진 월영문의 무림, 그리고 그 안에서 배신과 천하를 상대로 싸우게 되는 을지학표의 이야기는 학원물로서 초반을 장식한다.

사실 학원물만큼 보장된 인기소재도 없을 것이다. 장르문학에서 여타의 다른 소재는, 현실에서 경험해보지 못할 신비한 경험을 주된 감정이입의 대상으로 삼는다면, 학원물은 누구나 경험하고, 해봤을 학창시절을 세계관에 맞게 각색한 것으로, 나름대로 미련과 여운이 남는 청춘을 다시 살아본다는 희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 학표는 10살밖에 안된 나이에도 애 어른에 가깝다. 7살때부터 모친 삼년상에 대한 확고한 의식이 자리잡고 있었으며, 이미 그것은 현대의 성인이라 해도 친구삼기 어색하지 않을 정신연령을 가지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는 진정 먼치킨형 캐릭터라 할만한 것이며, 그렇기에 소설적 플롯의 주인공으로 적합하다. 평범한 주인공이 필요하다면 왜 우리가 소설을 읽고 있겠는가? 죽마고우를 만나 술을 먹으면서 그의 이야기를 들어도 충분한 걸..

주인공의 능력에 대한 딴지는, 소설자체를 부정하는 것이기에 그만두자, 다만 그 주인공이 그 뛰어난 자질과 능력을 가지고, 우리와 다른 스케일의 인생을 살고, 그 능력의 수준에 맞는 성취를 이루는 과정의 고난과 역경을 보면서 즐거움을 느낄 것이라면, 월영문은 흠잡을 곳 없는 수작이라 생각된다.

월영문이 일통하다시피한 무림의 거대세계에서, 동기들과 어울려 수련을 하며 무공고수가 되는 장면은 사실 필자가 제일 좋아하는 설정이기도 하다. 그것은 아마 무의식중에 젊고 어린시절이 후회스럽고, 더 잘 할 수 있었을텐데, 라는 아쉬움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현재 장르문학계에서 영지발전물이나, 환생물등의 소재가 인기를 끄는 이유도 독자들의 비슷한 심리를 자극하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못했던 것을 무림이라는 상상의 세계에서 이루어나가는 학표의 편이 되어서 응원하는 것은 그러한 월영문의 재미를 느끼는 한가지 방법이다. 게다가 흔히들 저급 장르소설에서 등장하듯 주인공에게 깨지기 위해서 자라온듯한 조연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개연성이 철철 넘치도록 그 대표적 조연이 10살내외의 어린나이에, 주인공에게 시비를 걸다가 세상 무서움을 알게 되는 설정들이 줄을 잇는다. 그러니 그 조연 또한 주변에 있음직한 악인으로 성장하게 되고, 나름대로 스스로 악인의 마음을 간직(?) 할 수 있도록, 고인들에게 자신을 숨기는 법 조차 깨우치게 되니, 그 캐릭터의 무게감 또한 깊게 느껴지게 된다. 단순한 한차례 연극의 급조배우가 아니라, 각자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무게있는 역할들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월영문은 살아숨쉬는 느낌이고, 인생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자그마한 여유까지도 선사한다.

어린시절 영웅문시리즈를 전부 읽고 허탈한 감정에 빠졌던 치기어린 때를 아직도 기억한다. 곽정이 되고 싶고 양과와 고난을 함께 하고, 장무기의 인생을 참오(?)하며, 내가 그들이 될 수 없음에, 그리고 그런 것이 인생이구나 하는 허무함에, 많은 성찰을 할 기회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끝은 모두 죽음으로 끝나는 만큼 세상에 과정 또한 결과만큼이나 중요한 것이라 생각한다.

월영문은 그런 학표인생의 과정을 정말 흥미진진하게 묘사 하고 있다. 연재분이 조금더 이어지면, 학원물설정은 끝이 나고 진정한 천하와 주인공간의 운명이 그려질 것이다. 첫단추를 잘 끼운 만큼 끝까지 동일하거나 그 이상의 재미를 선사해야 할 것이다. 어차피 끝까지 학원물일 수는 없는 이야기이고, 소재가 바뀌면 그 재미의 방향도 바뀔 수 있는 것, 다 방면에서의 즐거움을 모색하는 동시에 끝까지 변하지 않는 공통된 재미도 있어야 할 것이다. 필자는 그것이 바로 '사람사는재미' 라 생각한다. 학표가 무엇을 하더라도 그것은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이기 마련이다. 학원물로 시작된 초기 배경이, 단순한 에피소드로 끝나선 '왜 이런 필요없는 씬이 들어가 있는가' 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아무런 연관이 없다면, 그것은 그저 '월영문에서 최고의 실력을 키우고 나왔다.'로 표현해도 되는 것이다. 학원물의 설정이 전체 스토리와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서, 연극의 한 편, 한 편이 아닌, 긴 장편의 사람사는 이야기로서 성공을 하고, 그 안에 학원물 소재, 복수극 소재, 배신과 사랑등을 적절히 섞어 쓰는 작가님의 신공이 필요한 때다.

ps. 소수의 자잘은 오타들은 작가님의 출판본에서 수정 될 것이니 거론치 않겠다.


Comment ' 2

  • 작성자
    Lv.26 jbsk
    작성일
    07.01.04 08:55
    No. 1

    연재중인가봐요. 월풍때도 느꼈지만 정말 그글 보고싶어지는 감상문을
    쓰신다는.. 선작이 하나 늘지도 모르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고요한아침
    작성일
    07.01.04 13:57
    No. 2

    초반부는 상당히 흥미로왔는데, 오히려 전 30편인가 이후로 학원물 비스무리하게 이야기가 길어질것 같아서 더이상 안보게 되더군요.
    취향의 차이겠지만 저같은 경우 학원물은 거의 안보게 되더군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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