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감상

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기문둔갑을 완결까지 읽고

작성자
Lv.1 영산회상
작성
06.05.15 23:44
조회
1,904

작가명 : 조진행

작품명 : 기문둔갑

출판사 : 북박스

기문둔갑 1권을 처음 읽기 직전,

저는 천사지인을 3권인가 4권인가 읽다가 중간에 그만둔 참

이었습니다. 주변 인물들에 비해 형편없어 보이는 주인공이

싫었고 더욱 결정적인 건 금강님의 논단에서 보았던

뒷부분 이야기입니다. 결과적으로 지금도 천사지인을 읽을 생각이 들질 않습니다.

역시 스포일러는 나쁜 겁니다.

아무튼 길을 걷고 도로를 건너면서 기문둔갑 1권을 읽으며

'이번에는 어떨까'하고 내심 불안했습니다.

시작은 무척이나 흥미로웠습니다.

어떤 점쟁이 이야기로 시작되는데 '오오 얘가 주인공인가 보다'

라고 생각하고 가뿐하게 낚여 버렸습니다.

그냥 한번 등장하는 단역이더군요.

약간 당황했지만 기왕이라 1권 끝까지 읽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10권 완결까지 읽게 되었습니다.

기문둔갑이 얼마나 제 맘에 들었냐하면...

덕분에 칠정검칠살도까지 중간에 덤으로 모조리 읽었습니다.

기환술과 진법을 쓰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무협이 처음이 아님에도

기문둔갑은 참 특이한 무협입니다.

무협을 읽으면서 요즘 판타지나 현대소설을 보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분명 무협을 읽고 있고 무협만의 향취과 매력이 듬뿍 배여 있음에도

기문둔갑은 최소한 제가 생각했던 무협장르의 범위를 벗어나 있습니다.

기문둔갑은 여타 퓨전 무협처럼 다른 세계관에서

이것저것 따온 것도 아니고 기존의 친숙한 세계관을 무너뜨린 것도 아니고 무협이라는 장르

안에서 발전하여 더 확장된 느낌. 말 그대로 신무협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소설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추천의 이유를 들자면

인물들의 행동과 단어선택도 그렇고 무공이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지 못하는

세계관도 그렇고 그렇고 무엇보다 주인공의 일진일퇴하는 내면을 서술하는 작가의 문장체가

너무나도 이질적이면서도 어색하지 않게 와닿았습니다.

동시에 기문둔갑은 현실처럼 냉혹합니다.

주인공이나 그 주변인물이나 부침이 굉장히 심합니다.

목숨은 감상적이거나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원칙에 따라 앗 하는 사이에

없어지곤 합니다. 주인공의 능력은 단순히 존경의 대상이 아니라 질투와 오해와

더 큰 싸움의 원인이 됩니다.

정신적 수양조차 모조리 육체적 강함만으로 환원되는 기존의 무협관에 질리신 분,

손해보는 주인공은 질색이신 분,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스릴 있는 전개를 좋아하시는 분,

말장난에서 느끼는 재미보다는 상황에서 느끼는 재미가 더 좋으신 분,

요즘 무협에서 사람 죽는 것이 지나치게 도덕적이고 이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판단하시는 분께 기문둔갑을 추천합니다.


Comment ' 2

  • 작성자
    Lv.69 눈사람들
    작성일
    06.05.16 09:18
    No. 1

    기문둔갑을 재밋게 읽으셨다면
    반드시 천사지인도 만족 하실겁니다.
    다시한번 도전해 보세요.

    저는 한 10번은 읽은거 같습니다.
    읽을때 마다 마음이 정화되고 사람을 즐겁게 만드는 소설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은근히고수
    작성일
    06.05.17 01:26
    No. 2

    <^^> 이제야 10권 읽고 감상을 쓸려고 했는데. 영산회상님이 다 쓰셨네요. 조금은 허무하지만 내 대신 글 쓰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천사지인 때 부터 느꼈지만 조진행 작가님의 도교적 관점이 정말 남다르네요.

    기문둔갑은 성인(?)을 위한 무협입니다.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깨우친 분들이 읽으신다면 정말 감정이입이 잘 되실듯....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감상란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11219 판타지 <리셋라이프> 돌아온 자에게 무엇이 ... +3 Lv.47 유성날개 06.05.18 1,188 0
11218 무협 우화등선 4권을 읽고 +6 Lv.51 청연(淸緣) 06.05.18 1,461 1
11217 무협 기문둔갑 완결, 섭섭보다는 시원? +9 Lv.1 물망아 06.05.18 2,437 5
11216 판타지 재미있는 "드래곤나이트' Lv.7 catech 06.05.18 1,076 0
11215 무협 내가본 화산 질풍 검 +13 Lv.1 매화검성 06.05.18 1,575 0
11214 무협 오래전 읽었던 사마달표 공장무협??중에 +9 Lv.1 딱대라 06.05.18 2,594 0
11213 판타지 추억속의명작 2 +5 Lv.99 흑마인형 06.05.18 2,434 0
11212 기타장르 화산 질풍검을 읽고 +14 Lv.1 윤장오 06.05.18 1,773 3
11211 판타지 남궁세가의 소공자와 이르나크의 장을 읽고... +5 Lv.99 비온뒤맑음 06.05.18 4,479 2
11210 무협 추천해야 하나..말아야 하나...계륵같은 소... +5 하현 06.05.18 1,672 1
11209 무협 설봉님의 마야. +3 Lv.1 fiery 06.05.17 1,610 0
11208 판타지 추억속의 명작 1 +17 Lv.99 흑마인형 06.05.17 2,853 2
11207 무협 뒤늦은 화산질풍검 감상 +38 Lv.1 꿈꾸며살자 06.05.17 2,352 1
11206 무협 옥면사협 읽고.. +3 Lv.71 평타평 06.05.17 1,130 2
11205 무협 '벽력왕'을 읽고... +4 둔저 06.05.17 2,754 0
11204 무협 장영훈님의 일도양단.. 방금 완결본 다 읽... +3 Lv.8 다시금 06.05.17 2,012 0
11203 로맨스 가슴 여미는 사랑을 아시나요?..깊은 라벤... +3 Lv.1 Rookiess.. 06.05.17 1,562 1
11202 무협 마지막권답지않은 마지막권? 기문둔갑 완결 +4 Lv.15 예린이 06.05.17 1,798 0
11201 무협 별도님의 '비가행 연심표'..완결을 보고.. +6 Lv.1 란테 06.05.16 2,246 0
11200 무협 신무협과 구무협의 경계에 선 '마야' +2 뮤트 06.05.16 1,805 1
11199 무협 마야(魔爺) 1권을 읽고 +2 Lv.1 전검 06.05.16 1,489 0
11198 무협 출판된 소설이지만... +4 Lv.1 나의길 06.05.16 1,197 0
11197 무협 몽환 님의 명포수라공.. 정말 좋네요!!! +8 Lv.18 o마영o 06.05.16 1,311 4
11196 판타지 유운권님의 하이데론을 읽고서 +1 Lv.1 현철이형 06.05.16 1,148 0
11195 기타장르 오늘의추천 3 황정최무검[출판],무적포졸[... +2 Lv.7 화운장 06.05.16 1,290 0
11194 무협 설봉님의 수라마군 +4 Lv.60 코끼리손 06.05.16 1,795 0
» 무협 기문둔갑을 완결까지 읽고 +2 Lv.1 영산회상 06.05.15 1,905 2
11192 기타장르 조아라에서 추천할만한 독특한 소설들 +25 Lv.42 자묵 06.05.15 4,834 2
11191 무협 또 하나의 큰 가족, 일도양단입니다. +5 Lv.1 물망아 06.05.15 1,633 4
11190 판타지 블리츠(우연히 본 볼만한 판타지) 짜증 06.05.15 1,250 0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