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세가의 소공자를 읽다가 문득 이르나크의 장이 생각났습니다. 둘다 여성작가분이신지(사실여부는 잘 모르지만...) 촉촉하고 감성적인 글이고 매력도 있습니다.
이르나크의 장 같은 경우엔 지명도도 높고 감동받았다는 분들도 많더군요. 지금은 정확하게 기억이 안나지만 환생판타지라서 주인공이 인간이 죽으면 환생하게 된다는 걸 알기 때문에 죽음을 두려워하지않고 죽어도 끝이 아니라고 하는 사상을 가지고 있고 어린 나이에도 애늙은이처럼 저보다 나이많은 이복형제들을 동생처럼 챙기고 아낍니다. 중간에 자기 어머니의 야심과 부수적인 함정으로 생명에 위협을 받고 이복형제들과도 대립하게 되는데요... 저는 제일 궁금했던 게 주인공은 사람들이 죽어도 끝이 아니니까 슬퍼하지 말라며 주위 사람들을 위로하기도 하고(자기가 환생했으니까...), 모든 상황이 자기만 죽으면 문제해결이라는 결과가 눈에 보이는 데다, 자기가 아끼던 이복형제들도 자기 때문에 죽기도 했는데 왜 자기가 없어지는 쪽은 생각하지 않을까 였습니다. 결국엔 전쟁이 벌어지고 많은 사람들이 죽고, 자기가 소중하게 생각했던 사람들을 상처입히면서도요. 다른 사람들은 죽음 뒤에 뭐가 있을 지 모르니까 하나뿐인 목숨이라며 두려워하겠지만 주인공은 경험자에다 두려워하지도 않았는 데 말이죠. 이런 식의 불만을 책을 보는 내내 품어서인지 매력은 있지만 싫어지는 책이었더랬죠.
그런데 이번에 남궁세가의 소공자를 보면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생명의 가치가 다 동등하다고 할 수 없겠지만 주인공에겐 자기가 받은 상처는 아프고, 자기 사람이 다른 힘있는 이들로 인해 모욕을 당하는 것은 고통스런 일이고, 자기가 다른 힘없는 이들을 밟는 것은 당연한 뒷처리가 됩니다. 그러면서도 순진한 아이를 연기하지요... 아직 이야기가 초반이고 작가분이 풀어내지않은 이야기도 많겠지만 초반의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커지고 이르나크의 장을 읽은 뒤로 느꼈던 찝찝함이 되살아나 투덜거리게 됩니다...
Comment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