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상 연재를 배제한, 순수하게 출판본을 전제로 쓴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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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훈영.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이름입니다.
올해 등단한 신인작가입니다.
작가의 말을 들어보면 중앙대 문예과를 나왔고,
솔직히 많은 무협을 섭렵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게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피력하고 있습니다.
단점은 알만한 사람은 아실테고,
장점은 오히려 많은 무협을 안읽어 봤기에 기존 무협의 틀에서 벗어나,
좀 더 자유로운 글을 전개 할수 있다는 거죠.
그 장점은 글에서 바로 나타납니다.
(물론 무협의 그 수많은 클리세들을 완전히 무시하는건 아닙니다.)
먼저 무공을 묘사함에 있어서 주목할만한 점은
어느정도 과학적인 접근을 시도했다는 거.
예를 들면,
사황의 독문무공인 천광열규시해 는 아이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서 긁어왔습니다.
빛보다 빠른 입자인 타키온에 관한 이론을 무공에 접목한겁니다.
뇌제의 뇌전방출또한 전기뱀장어가 전기를 발하는 거에서 독자들을 설득시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세세한 이론 따위가 글 속에 있다는건 아닙니다.
독자들이 리얼리티를 좋아하더라도...
어느 선까지 좋아한다는 걸 작가는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는거죠.
그리고 고금무적에 달한 8명의 초인들.(삼황오제)
(이건 구무협에서 가장 많이 써먹던 클리세인데...-_-a)
어찌보면 제일 식상한 소재이지만 요리하기에 따라선
구무협을 그리워하시는 올드독자들이나 요즘 신세대들에게나
어필할수 있는 소스이기도 하지요.
처음부터 "태초에 강호를 지배한 8명의 고금제일인이 있었느니..."
따위로 서문을 장식하면 요즘의눈 높아진 독자들은 바로 책 덮습니다.
물론 저렇게 서술하면 작가분이 쓰기는 쉽지만..
훈영님은 저런 뻔한 레파토리로 진행하지 않습니다.
수많은 캐릭터들이 작품이 진행되가는 와중에 삼황오제와 얽히게 됩니다.
일부는 전진을 이어받고, 일부는 원수가 되고, 그런식으로 진행합니다.
초반에는 다 드러내지 않고 몇가지 암시로 삼황오제에 대해 독자들이 추측을 하도록 하지요.
(물론 나중에는 천기노인이란 매화자가 삼황오제를 묶어서 설명하는 부분이 있습니다.그밖에 외전등을 통해..)
이 작품의 단점은 주인공이 너무 많다는 겁니다.
무려 주인공은 남자 5명, 여자 3명. 도합 8명에 달하지요.
무협도 현대소설중 하나라면 굳이 전통적인 1작1주인공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하지만.
몰입도가 떨어지는건 어쩔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떨어진다는 말이 아닙니다.
단지 최고 수준의 글들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말이지..)
비슷하게 주인공이 1인 이상인 작품을 꼽아보라면....
조금 먼 예로는 김용의 천룡팔부가 있겠고,
가까운 예로는 다나카 요시키의 창룡전이나 은하영웅전설등이 있는데.
저 작품들은 그리 몰입이 안되는것도 아닌데 말이죠 ^^;
장면 전환을 조금만 줄이고 에피소드당 각 주인공들의 등장시간을
더 늘리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론은.
제 취향에서는 최근에 본 신인 작가들 작품중 발군이라 할 만 하단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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