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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비가행을 읽고

작성자
제갈지
작성
04.03.25 23:50
조회
1,803

작가 존칭 생략하고 편한 반말로 씁니다. 양해를...

오늘 훈영의 강호비가행을 1,2권 읽었다.

사실 무협 소설을 별로 읽지 않는 편인데 요즘 습작이라도 글을 쓰다 보니 출판사를 먼저 보게 되었는데 아선미디어에서 출판되었다.

책을 잡는 순간 눈에 확 띄는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표지였다.

누가 그렸는지 표지를 정말로 잘 그렸다는 느낌이 들었다. 붉은 색으로 쓰여진 강호비가행이라는 제목 자체도 눈에 확들어오고 전반적으로 표지 자체가 너무 멋졌다.

강호비가행의 초반부는 고무림에서 읽었었다.

오래 전에 읽은 글이라 기억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적어도 크게 수정한 흔적은 없어보였다.

1권에 들어가면서 내가 느낀 감정은 지루함과 설정의 구태의연함이었다.

작가가 의도적으로 구무협의 냄새를 추구했는지 알 수가 없지만 초반부의 설명은 매우 지리했고 설정은 구태의연해 보였다.

내가 읽은 수백 권의 구무협에서 보아온 형태에 약간의 변화를 추구한 것이었다.

1권의 중반부에 넘어가면서 주인공으로 보이는 몇몇 인물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아마 내 생각으로는 유연후(?)가 가장 그 중심에 있지 않나 싶다.

유연후의 인물과 성격 설정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가 가진 재능(백부에 도움에 의한 후천적인 것으로 여겨짐)이 눈에 거슬렸다.

유연후, 사다인, 종리백, 상이수, 혁무린 이렇게 다섯 명의 남자 주인공인 듯한 인물이 출현했다.

다섯 명의 개성과 그들이 연출하는 사소한 갈등과 심리들이 꽤 잘 묘사되어 있었다.

전반적으로 글의 흐름은 매끄러웠으나 트집을 잡는다면 문장 곳곳에 오류가 많았다.

대충 읽고 가면 쉽게 읽혀서 넘어가는 문장이었으나 문장 내의 곳곳에 어색함이 많이 숨어 있었다.

그러나 이런 점이 있다고 해서 글의 흐름이 매끄럽지 않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매그러운 글과 때때로 느껴지는 뛰어난 심리묘사가 설정의 구태의연함을 다소 줄여주긴 했으나 1권의 문제점은 다른 것이 아니라 글에 있어서 높낮이가 전혀 없다는 것이었다.

글의 어느 부분도 막히는 곳은 없었으나 때때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그것을 해소시키기도 하는 그런 요소가 느껴지지 않았다.

다소 맥풀린 강약이 느껴지지 않는 전개였다.

2권에 들어가자 또다시 지루한 강호 비사에 대한 이야기가 이루어졌다.

2권 초입부의 이러한 전개는 너무 실망스러웠다.

적어도 1권이 그렇게 만족스럽지는 못했지만 2권에 들어서는 독자는 어떤 변화를 요구하게 되는데 그런 점을 충족시켜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책을 덮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아마도 전반부의 수십 장이 그런 구태의연한 내용의 흐름을 차지하고 있었다.

아마도 이러한 내용이 글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조금 조금씩 나왔으면 별 무리가 없을 지도 모르겟지만 흘러간 인물에 대해서 두 세 페이지씩 잡아 먹으면서 과거사를 들려주는 것을 요즘 독자들은 썩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느껴진다.

그러나 2권의 중반부에 들어서자 글의 맛이 샘솟아나기 시작했다.

사건이 발생하고, 술법이 등장하는데 글은 여기에 와서 더욱 매끄러워지고 독자들의 시선을 끌어들일 만한 충분한 흡입력을 가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글을 읽으면서 느낀 점의 하나는 초보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무공에 대한 설정과 설명이 뛰어나고 비무 장면의 묘사가 상당히 훌륭하다는 느낌이었다.

아마도 강호비가행을 2권까지 읽은 독자라면 3권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지 않을까 싶다.

1, 2권을 읽고 난 느낌은 구태의연한 설정과 소재를 가지고 구태의연하지 않게 풀어가고 있다는 생각이었다.

또한 훈영이라는 작가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작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마도 몇 권의 책을 더 출판하게 되면 무협에 있어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몇 안되는 작가 중의 한 사람이 되지 않을까 싶다.

다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1권과 2권의 초반부까지의 내용이 2권의 중반부부터 주는 흡입력과 기대감을 거의 주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Comment ' 5

  • 작성자
    Lv.1 낙산
    작성일
    04.03.26 07:17
    No. 1

    -_- 고수작가(?)가 초보작가를 평가하는것같이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88골드
    작성일
    04.03.26 12:13
    No. 2

    무협을 파이브 스타 스토리즈 식으로 꾸미고 싶다고 작가님이 말쌈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용마
    작성일
    04.03.26 21:47
    No. 3

    ㅡㅡ......;;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破邪神劍
    작성일
    04.03.26 22:18
    No. 4

    강호비가행에서의 1,2권은 작가님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만들기 위한

    준비기간이라고 할 수 있죠.. 다른 무협에서는 보기 힘든 강호비가행만의

    설정이었기 때문에 설명하는 부분이 필요했고.. 그 부분이 읽는

    사람에 따라 지루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적어도 저는

    그부분도 즐겁게 읽었는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쿄쿄야
    작성일
    04.03.27 00:44
    No. 5

    혁무린과 이름은 생각나지 않는데 머지. 도끼 쓰는넘 그넘하고 붙을려고 할때 그냥 책덮음.. 무슨 책이 이러냐..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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