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은 그냥 통쾌하고 재미있어야 된다는 것이 저의 무협소설관이었지요.
집에 무협소설들을 쌓아 놨지만 그 중 여태 읽어보지 않았던 소설이 최후식님의
표류공주였습니다.
왜 읽지않았냐고 하신다면 대충 중간중간을 읽어보니 글이 어려웠고 통쾌한
무협은 아닌것 같더라구요. 그리고 재미도 썩 없을것 같고 제목이 무슨 '공주'이길래
무슨 일국의 공주가 주인공일것 같더라구요.
그러다가 갑자기 어느날 '그래도 한번 읽어나 볼까?' 하는 맘에 첫장을 넘겼지요.
그것이 저의 실수였습니다. 아예 읽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것을...
읽은지 몇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여운이 안없어지네요.
어떤 무협소설들을 보면 작가가 그냥 시간가는대로 생각나는대로 글을 써서
내용이 뒤죽박죽에다가 개연성도 무척이나 떨어지는 소설들이 있습니다.
표류공주는 제 개인적인 생각엔 문학에 가까운 소설입니다.
작가가 얼마나 깊이 생각을하고 이글을 썼는지, 글쓰기 전에 얼마만한 시간과
정성을 이 작품에 쏟았는지...
주인공 모진위도 슬프지만 작가인 최후식님도 슬프게 다가옵니다.
이런 작품이 태어날수 있게끔 정말 큰 산고를 겪지 않았을까 생각하면 최후식님이
불쌍(?)해 보이네요.
이 소설을 싫어하시는 분도 당연히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읽고나서 이렇게 오랜기간 일상생활을 힘들게 하는 소설은 저에겐 표류공주가
처음이네요.
이전엔 좌백님의 대도오가 쬐금, 아주쬐금 그랬었는데 표류공주가 완전히 엎어버렸습니다.
여러분... 왠만하면 이 소설 읽지마세요.
마음이 텅 빈것처럼 공허하고 일상생활로 돌아와서도 자꾸생각나고 .. 하여간 맘 착찹하네요.
다시는 이런 소설 읽고싶진 않습니다.
그래도 표류공주는 최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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