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에 없던 일이 갑작스레 생기는 바람에
거의 하루를 칩거 상태로 보내면서 자연란에 백월수병수신기가 연재됨을
보았습니다.
일단 책으로 먼저 접한 상태라 간략한 감상을 적는다면
신선하고 파격적이라는 몇마디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기존에 무협들,심지어 지금은 박스무협이나 공장무협으로 매도되는
시기의 작품들에서도 상당히 특이하고 독특한 요소들이 없지 않았으며
중국무협과는 다른 한국무협 특유의 흐름들이 이어져왔었습니다.
그러나 기존 무협의 폐단을 극복하고자 시도된 소위 신무협의 출발이
버려야 했던 많은 요소들중에는 그 특유의 과장과 환상성이 있었습니다.
몇년전부터 이러한 기이함과 환상을 많이 차용하는 작품들이 있어왔고
그러한 흐름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기에 무엇보다 제목의 특이성(육조시대
수신기라는 지괴소설이 신과 인간의 교감, 인간과 요괴의 어울림을 나타내었슴)
에서 막연하게 동양적 환상성을 무협속에서 잘 표현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
(이 작품이전 흑첨향을 보면서 몇가지 느낀 아쉬움들이 있었기에)
을 가지고 보게 되었습니다.
먼저 높이 사고 싶은 부분은 시대적 배경을 서구 열강이 이미 진출한 청조
말기로 설정하여 기이하고 괴이한 그 이야기들을 효과적으로 대비시키며
부각시켜 놓았다는 점입니다.
동양적 환상성이란 풍부한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면서도 역사적인 고증이나
사실적 요소로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되지 않도록 균형을 맞추어 주고 있다는
것은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닐것입니다.
기존 무협장르의 관습이 장르의 제약을 상당 부분 지니고 왔던것이 사실이며
근래들어 한계를 벗어나고자 하는 시도들이 눈에 많이 띄는 것도 사실입니다.
장르의 관습성을 벗어난다는 것은 작가로서도 부담이며 독자에게도 쉽게
수용하기 어려운 난제입니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를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 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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