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글을 올려 봅니다~^^
제가 읽고 있는 이 책은 1998년 도서출판 뫼에서 전3권으로 출판한 것인 데
전 지금 2권 후반부를 읽고 있는 중입니다.
이 책을 읽기 바로 직전 냉죽생님의 만천화우를 읽었었는 데,
그 책 역시 너무 좋았던 기억으로 인해
이 책 역시 끝까지 읽지는 않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추천하는 감정은 바뀌지 않을 것이란 강한 믿음 때문에 중간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직전에 읽은 만천화우에서부터 줄곧 느껴온 냉죽생님에 대한 결론은
냉죽생님은 글을 쓸 줄 아는 분이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다소 건방진 소리처럼 저가 작가분을 평가하는 듯한 말이지만
글을 읽으면서 저 스스로 내내 느낀 감정이 그러하였다는 것입니다.
이분의 글쓰는 재주는 대단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상황을 묘사함에 있어 더러 나오는 그 문학적인 표현은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만천화우에서 주인공의 여제자의 긴 머리칼을 빗으로 빗어 단정하게 묶는 장면에서
햇빛에 부딪쳐 반짝이는 장면을 묘사한 그 구절은 외우고 다니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그런 묘사는 만천화우에서뿐만 아니라 문경지우에서도 줄곧 이어지고 있는 데,
상황에 대한 이런 간접적인 묘사는 묘사 자체가 아예 없거나 있다 하더라도 단순 직선적인 표현이 주종을 이루는 소설보다는 분명 작품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리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이런 표현을 느껴 보면서 무협소설도 이렇게 아름다웁게 표현할 수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칼이 부딪치고 피가 튀는싸움 현장에서 독자로 하여금 그 긴장감에서 눈을 뗄 수가 없게 만들 때가 있는 가 하면 이렇게 아름다운 문학적 표현으로서 독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글솜씨에 저는 매료되었던 것입니다.
이분의 글에는 등장하는 이들의 캐럭터가 하나하나 살아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글을 읽다보면, 모두가 주인공인 것처럼 느껴질 만큼 조연들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도 대단한 노력을 기울였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흔히 주인공의 등뒤만을 따라가는 단선적인 느낌이 아니라 여러 상황이 얽혀져 있는 그러면서도 머리가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복잡하지도 않은 적절한 구분하에서 보여주는 그들의 행태를 보면,
마치 클래식을 들음에 있어 모노가 아닌 스테레오로 듣는 느낌이었습니다.
구성의 치밀함도 좋았지만 줄이겠습니다. ^^
참고로,
이와같이 조금 오래전에 발간된 책을 보면 한 권을 읽고 나도 뭔가 제법 많은 내용이 들어 있었던 기분이 드는 반면 요즘 나오는 책들에는 그런 느낌 대신 한권을 읽어도 이야기 진행은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곤 하였습니다.
쪽수를 살펴보면 조금 오래된 책이나 요즘 나오는 책이나 쪽수는 약280면 정도로 비슷한데도 그런 느낌이 드는 것입니다.
저 나름대로 추측해 본 결과, 소설의 내용면에서도 그럴 수 있겠지만
형식면에 있어서 페이지수는 비슷하지만 글자체가 다름(전에 나온 책의 글자체는 적고, 요즘 나온 책의 글자체는 크다) 에서 오는 한계로 기본적으로 한권에 담는 내용에 차이가 있음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책을 선뜻 사고 싶은 마음이 안생긴다는 말입니다.^^
죄송하지만 출판사에 대한 반발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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