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사열
작품: 현자의 시간 1~2
출판사: 로크 미디어
* 편의상 반말로 적습니다. 양해를......
최근 장르소설계의 대세를 말해보라고 한다면 그것은 아마도 현대물이라고 명명되는 장르가 아닐까 싶다.
범람하는 현대물들의 대체적 특징은 평범한 소시민 주인공이 특별한 무언가를 얻게되면서 일종의 '초월자'가 되어 자신을 얽매던 유무형의 족쇄들을 초법적인(합법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면서 '내가 바로 신세계의 신이다!'라는 식의 대리만족형 소설들이 대부분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현자의 시간'은 저런 부류의 소설과 도입부는 비슷하지만 그 전개방향은 전혀 다른 소설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작중의 주인공인 우현은 평범한 고3 으로 눈 앞에 닥친 수능이 걱정거리인 시대의 평범한 청년이다. 그런 우현이 우연찮게 길에서 파는 목걸이를 사는 것에서 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보통 여기까지 읽는다면 극히 일반적인 현대물의 정석적인 전개지만 이후 주인공이 얻게 되는 능력은 조금 다르다. 주인공은 목걸이를 통하여 이능을 얻게되는데 그 이능은 뭐 초능력이나 그런 부류가 아니라 대단히 비전투적인 능력인데, 바로 제목 그대로 '현자의 시간'을 가지게 된다. 뭐, 속칭 '현자타임'이라 불리는... 그 능력말고도 객관식이라면 가장 정답에 근접한 것을 맞추게 되는 능력 또한 가지게 된다.
이 소소한 능력(?)들을 가지고 이야기가 진행이 되는데, 개인적으로는 제법 만족스러운 글이었다. 사실 일반적인 현대물들을 읽을 때 가장 거슬리는게 대체 주인공의 뭘 보고 주변여성들이 반하냐는 거였다. 글을 읽으면서도 주인공이 능력자(어느 의미로건)인 것 빼고는 전혀 여성들에게 어필할 게 없어 보이는데 뭔 세뇌라도 당했는지 들러붙는 히로인들을 보면서 눈살이 찌푸려졌다면, 현자의 시간에서 주인공과 얽히는 여성들을 보면 그러려니 하고 납득이 간다. 주인공은 작중에서 뭐 대단한 외모라느니 하는 언급은 전혀 없다. 그런 주인공과 여성들이 얽히는 것은 순전히 주인공의 '언변', 즉 사탕발림 오직 그것 뿐이다. 물론 능력을 통해 전국수석 이런 후광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이 글을 읽어보면 대단히 부차적인 것을 알게 된다.
현자의 시간은 분명 좋은 글이지만 뭐 단점이 없는 글도 아니다. 좀 더 정확하게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글이라고 할까.
일단 현자의 시간이란 작품은 대단히 정적인 글이다. 만약 활극풍의 현대물을 선호하는 분들이라면 이 글을 읽을 때 대단히 심심하게 읽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전개 또한 결코 빠르다고 보기는 어려워서 1권 동안은 소소한 내용으로 진행되고 2권 말미나 되어서야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는데?' 같은 생각이 머릿속에 떠오를 때 2권이 끝나버린다(...). 어떤 의미에선 절단마공이고 또 다르게는 분량조절 실팬데... 개인적으로는 둘 다가 아닐까 싶지만......
아무튼 간에, 최근 쏟아지는 현대물에 질리셨다면 한번쯤 읽어 봐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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