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임유아
작품명 : 나이트 인 블랙
출판사 : 드림북스
기사물과 혁명물의 믹스
근대 혁명사를 터치하는 판타지는 어지간히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잘못 얄팍하고 진부하기 쉬운데,
이 작품은 어떤 거대한 수레바퀴가 어떤 강한 추동력에 의해 굴러가는, 정말 사람 사는 세계같은 느낌을 줄만큼 기본은 갖추었다는 느낌이 여실히 들었습니다.
그동안 저열한 양판소에 너무 길들여져서 문피아의 호평을 보고 으레 혹시 지루하거나 괜히 생각많이해야하는 작품 아닌가 하는 부담스러운 마음으로 책을 잡았다가 놀라울만큼 팍팍 몰입되는 상황 설명에 그냥 빠져들었네요
기갑 + 혁명인 월광의 알바트로스가 잠깐 스치기도 한 느낌입니다.
작가가 소설이 어때야 한다는 고전적인 풍미와 밸런스가 무엇인지 아는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일본 애니적인 느낌이 종종 묻어나기도 합니다.
구시대와 신시대를 언급하는 부분에서는 바람의 검심의 영향을 짙게 느꼈고
굉장히 정통 기사물같으면서도 그런 은근하고 미묘한 만화스러움이
작품의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무겁지 않게 하면서 한편 소년만화를 보는 것도 같습니다.
작가님 성별이 궁금해지더군요.
최근 판타지 신작중에 이렇게 만족스럽게 책장을 덮었던 기억이 없는 것 같습니다.
처녀작이 아니고 서술이 심리와 상황 묘사 분배가 적절해서 호쾌함과 노련함이 있는 것 같은데 진정 입봉작이라면 잠룡 하나가 숨어 있었군요.
속도감, 개연성, 현실감, 생생함, 그리고 어딘가 부드러운 서정감...
발간속도 신경쓰지 않고 이 퀄리티 그대로 쭉 갔으면 좋겠어요
반품불가작품이라고 하는데 대체 우리책방처럼 맨날 수작 나오면 다 반품하는 책방이 무슨 생각으로 들여왔는지 모르겠네요
음... 한가지 이 소설에서 비판적이라면
혁명세력의 뇌에 열정이 조금 적은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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