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작품명 : 세라핌
출판사 :
(편의상 말을 놓겠습니다.)
우선 고등학교 이후로 문장력의 진보가 없는 본인에게 한탄하며 비평을 시작한다.
최근 논란이 되는 세라핌. 대체 어떻길래? 궁금하여 2권까지 빌려보았다. 그리고 세상엔 생각보다 관대한 사람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이런 책을 옹호하는 사람도 있구나.
작가는 말하자면 프로다. 책을 내어 돈을 버는 사람인 것이다. 언제부터 대한민국이 프로에게 관대했나? 의문이 든다. 드라마를 예로 들어보자. 드라마에서 캐릭터를 연기하는 연기자들은 돈을 받고 연기하는 프로들이다. 만약 그런 연기자들이 슬픈 장면에서 전혀 슬퍼보이지도 않는 연기를 했다. 마찬가지로 흥겨운 장면인데 전혀 흥겨워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장면이 NG도 아니고 편집되지도 않은채 공중파를 탔다. 어떻게 될까? 그 연기자는 연기인생을 종치거나, 피토하는 심정으로 연습하여 재등장 할 것이다.
(애초에 그런 연기 같지도 않는 연기가 TV방영 될 리 없는 엄격한 우리나라 방송계지만, 소설 같지도 않는 소설이 출판되는 것에 비유하기 위해 예를 들어봤다.)
물론, 드라마에서 연기자의 연기가 다는 아니다. 연출, 스토리, BGM 등 여러 요소들이 합쳐져서 완성되는 것이 드라마다. 하지만 연기자의 연기가 아주 중요하다는 것은 변함없다.
그럼 소설에서 연기자에 해당되는 것은 무엇일까?
캐릭터의 현실성이다. 좀 더 범위를 넓혀보면 개연성이라해도 무관하지 않다.
간혹 픽션과 개연성을 혼동하는 사람들이 있어 미리 설명해보겠다.
픽션이란, 현실에선 있을 수 없는 일들. 대표적으로 무협의 내공, 판타지의 마법이 있다. 무협이나 판타지라는 픽션의 세계에서 사람들이 날아다니고 주먹으로 바위를 부수고 주문 몇번 외자 불의 공이 생겨 전방으로 날아가 폭발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밑바탕에 깔린 픽션이기 때문이다.
개연성은 이런 것이다.
1980년 모 월 모 일.
오늘은 개학일.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날 생각에 들뜬 고등학생 홍길동은 등교하다가 같은 교복을 입은 남자를 발견했다. 그런데 처음 보는 얼굴이다.
'내가 얼굴을 모르는 애가 있었나...'
가까워졌을때 홍길동은 그의 명찰을 보았다. 이순신.
'어? 순신인 내 친구 이름인데.. 동명이인인가?'
그때다. 그 남자가 말을 걸어왔다.
"안녕? 길동아."
깜짝놀란 홍길동은 더듬거리며 대답했다.
"예?... 누구 신지..?"
"야~ 나 순신이야 임마~ 친구도 몰라보냐?"
잠깐 머리속이 어지러워진 홍길동은 생각을 정리하였다.
'뭐지? 뭔데 나를 아는척 하지?.. 설마, 순신이가 자기 친구에게 자기 교복을 입혀놓고 장난을 치나?'
"저기.. 제 친구 순신이는 전혀 다른 사람인데요.. 사람 잘 못 보신듯 하네요....."
"아냐~ 나 네가 아는 그 순신이가 맞아~ 어떤 일이 있어서 얼굴이 좀 바뀌었어... 혹시 성형이라고 들어 봤어?"
"성형.....?"
홍길동은 성형이란 단어를 들어 본 것 같기도 했다. 홍길동은 평소 연예계에 관심이 많았다. 떠올려보니.. 저~ 바다건너 미국에 어떤 배우가 좀 더 잘생겨지기 위해 얼굴을 뜯어고치는 수술을 했는데, 그 수술이 성형이라고 했다.
"에...? 그 얼굴을 고치는 수술.. 성형을 했다고? 그럼... 네가 진짜 순신이야?"
"그렇다니까. 이제 내가 순신인거 알겠어?"
"뭐...."
멍청하게 고개를 끄덕이던 홍길동은 차분히 이순신을 바라보았다. 자세히보니 얼굴만 바뀐 것이 아니다. 그가 아는 이순신은 체구가 작고 뭔가 어리숙한 애였는데.. 지금 앞에있는 이순신은 얼굴도 잘생기고, 키도 크고, 어깨도 떡 벌어진게 보통 미남이 아니다. 아무리봐도 그가 알던 이순신이 아니다. 하지만.. 한켠으로는 뭔가 설명할 수 없는 느낌이 그가 알던 이순신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한 달만에 사람이 저렇게 바뀌다니.. 가능한 일인가? 그리고.. 그의 집안이 저 미국의 유명한 배우나 한다는 성형수술을 할만한 재력이 있었던가?'
그의 상식으론 이해할 수 없었다.
어째저째하여 어색하게 대화를 나누던 둘은 학교에 도착하였고, 이순신을 알던 선생과 학생들은 그의 바뀐 모습을 보고 경악한다.
그의 신분을 밝히기 위해 그의 부모를 호출한다. 여러가지 조사를 한다. 그가 진짜 이순심임이 밝혀지자, 그는 일약 학교의 유명인사가 되고, 수많은 질문공세에 시달린다.
설명을 위해 어색하기 그지없는 소설?이란 걸 써보았다. 방학기간동안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온 학급의 친구를 보았을때의 반응을 나름대로 열심히 써보았다. 물론 위의 예시가 정답이란 말은 아니다. 최소한 내가 아는 한의 상식선에서 예를 들어 본 것이다.
세라핌에서 주인공이 완전히 바뀌어서 학교에 오자 학교의 친구들의 반응은 이거다.
'쟤가 걔래.'
그 후로, 바뀐 주인공의 외모에 대한 중요한 언급은 없었다.
평소 싸움좀 한다던 애들의 시다바리였던 주인공이다.
40살이 넘은 주인공의 인격이 고등학생의 몸에 들어간데다, 환골탈태하여 마치 다른사람처럼 되어버린 주인공. 그의 바뀐 언행에,
평소 싸움좀 한다던 애가 주인공에게 말했다.
"너 되게 건방져 졌다?"
만약 내가 저 싸움좀 하는 애였다면, 그 미스테리함에 말도 걸지 못했을 것이다.
현재 책이 내 손에 없기에 완벽 재현은 아니다. 하지만... 위의 것과 큰 차이는 없을 것이다.
세라핌에서 나온 인물들의 사고방식은 내가 아는 지구인이 아니었다. 그 괴리감. 그것을 픽션이라는 단어 하나로 설명할 수 있을까?
과거회귀. 환골탈태. 이것은 픽션이라 할 수 있다.
도대체 알 수 없는 대화. 이해할 수 없는 사고방식의 외계인물들. 이것을 픽션이라 할 수 있을까?
물론, 한달만에 갑자기 사람의 외모가 돌변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세계라는 밑바탕이 깔려있었다면, 주인공의 변화와 그 주변인물들의 반응은 개연성에 문제가 없다. 하지만 작가는 그에 관련된 어떠한 설명도 사전에 하지 않았다.
더 심각한 문제는, 성형은 하나의 예일 뿐이지, 세라핌에는 저런 어처구니 없는 사건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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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적거리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닌데 하나하나 다 따지면 끝이 없을 거같아 여기서 줄이겠습니다. 평소 안쓰던 장문의 글이라 횡설수설이 되었네요. 이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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