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수리秀利
작품명 : 견당유학생 최치원(카테고리명 : 견유생 최치원)
출판사 : 미출판, 연재작(http://www.munpia.com/bbs/zboard.php?id=bn_382)
1.
동양의 <그리스·로마 신화>, <해리포터>를 꿈꾼다는 견당유학생 최치원은 현재 59화까지 게재되었으며, 꾸준한 연재 패턴을 보이고 있는, 무협이 아닌 동양 판타지입니다. 독특한 설정과 원대한 포부가 돋보이는 작품이기도 하고요. 그러나…… 읽으면 읽을수록 <해리포터>의 내용이 오버랩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2.
<공통 요소>
- 마법학교 호그와트 = 도술학교 국자감
- 그리핀도르 등 네 기숙사 = 청룡, 백호, 주작, 현무 기숙사
- 맥고나걸 등 네 사감 = 제갈량, 한신 등 네 담임 교수
- 퍼지 등 네 반장 = 이서연 등 네 반장
- 순혈과 잡종의 차별 = 신라국 : 골품제를 기반으로 한 차별(주인공 6두품) / 당제국 : 한족(특히 황족 우월주의자)과 이민족(소위 오랑캐) 간의 차별
- 슬리데린 = 특별 황룡반(네 반을 통틀어 황족들로만 구성된 범반적 특권계층 무리)
- 말포이 = 이의민(황자, 황족 우월주의자)
- 희귀동물 담당교수 해그리드 = 신수교수 정단사자 저팔계(뚱뚱한 외모도 공통된 점이다)
- 교장 덤블도어 = 총장 삼장법사 / 학장 유비현덕(하나의 이미지를 둘이 나눠가졌달까)
- 볼드모트 = 양귀비(서로 악역인 이유는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강력한 힘을 가진 악의 축이라는 것만은 틀림 없다)
- 해리포터 삼총사 = 최치원과 의형제들(비록 다섯명이지만, 그중 최치원과 발해국 왕자 대진영, 그리고 히로인 흉노족 차 강사르가 주축이라 하겠다)
- 집요정 = 12지신(모두 아무런 대가 없이 학교의 잡무를 도맡아하는 존재들이며, 지능이 낮다)
- 문지기 = 불가 사천왕(증장천왕이 자주 등장 중이시다)
- 움직이는 그림
- 특별한 불사조 깃털 마법지팡이 = 신의 무구 천부인 칠지도
3.
<공통 서사>
- 지각대장 주인공 : 해리포터도, 최치원도 지각이 잦다. 특히 첫 등교날 지각하는 장면은 매우 유사하다. 비록 사유가 다르다 하더라도.
- 특별한 입학 계기 : 해리포터는 핏줄에 의해, 최치원은 신의 선택에 의해 각각 호그와트와 국자감으로 향하게 된다.
- 트라우마 : 역시 이유는 다르지만, 가족과 관련된 사항에 굉장히 민감하다.
- 입학식 : 입학개회사를 시작으로 굉장히 흡사한 모습을 보인다. 해리포터는 마법의 모자가, 최치원은 제갈량의 사주팔자로 반이 나뉜다는 것만 빼면. 반이 배정될 때마다 환호하는 상·동급생은 물론, 주인공의 차례에서 유독 시간을 끈다던가 하는 모습에 이어지는 대식당에서의 식사까지.
- 수업 중 사고 : 해리포터에서는 빗자루를 이용한 비행수업을 받던 1학년들은, 교수의 주의를 어기고 빗자루를 다룬 말포이로 인해 한바탕 소동을 겪게 된다. 부상도 입고. 최치원에서는 신수에 대한 수업을 받던 중, 역시 교수가 부득이한 사정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청룡을 다뤄봤다며 겁 없이 나선 이의민으로 인해, 신수가 폭주하는 사건이 발생. 주인공이 이를 제압하나 부상을 입는다.
- 날으는 마법 수업 : 해리포터의 마법수업 첫 과제는 윙 가르디움 레비오우사. 즉, 비행마법이었다. 최치원에서의 도술수업 첫 과제는 날 비飛. 비행도술이다.
4.
물론 다른 점도 많이 있습니다.
<해리포터>의 세계는 일반인과 마법사의 세계가 철저하게 분리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법칙을 무너뜨리려는 볼드모트를 물리치는 게 주된 서사지요. 반면 <견당유학생 최치원>의 세계는 도술의 존재를 일반인들도 아주 잘 알 뿐만 아니라, 국자감 또한 공개된 장소, 장안에 존재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양귀비는 단순히 순혈주의에 입각한 살인마가 아닌, 세계를 무대로 하는 훨씬 스케일이 큰, 극단적인 권력지향적 인간입니다.
호그와트는 비슷한 규모의 다른 마법학교들 중의 하나일 뿐이지만, 국자감은 동방 최대의 도술학교입니다. 그로 인해 국자감 내에는 한족 학생은 물론 많은 이민족 유학생들이 있습니다. 견당유학생인 최치원 또한 그중 하나이고요.(각국에는 국자감보다는 한단계 낮지만, 특유의 교육시설들이 있다는 게 그 설정입니다. 신라의 국학이라든가, 발해의 주자감 같은. 또한 설정에 따르면 서역의 바티칸에는 최고위 마법학교인 성 베드로 성당이 있다고 하네요.)
무엇보다 <해리포터>가 주인공의 모험을 통한 성장에 촛점을 맞췄다면, <견당유학생 최치원>은 동양의 <그리스·로마 신화>&<해리포터>라는 목표에 맞게 신화와 모험을 통한 성장, 두 요소의 밸런스가 조화롭습니다.(그러나 서사 구조가 <해리포터>와 워낙 비슷하다보니, 특유의 장점이 부각되지 않습니다.)
5.
마지막 여담입니다.
<견당유학생 최치원>은, 비록 읽는 내내 <해리포터>가 오버랩되기는 해도, 그 자체로 굉장히 무난하고 알 수 없는 흡입력을 지닌 소설입니다.
하지만 세계화 되기에는 한계가 뚜렷한 작품이지 않나 합니다. 비록 목표가 밀리언셀러 학습만화이긴 하지만. 사실 <그리스·로마 신화>나 <해리포터>에 버금가자면, 해외에도 소개되어야 하는 게 옳은 수순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견당유학생 최치원>은 어렵습니다. 서양과 달리 아시아의 신화들은 복잡다단하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성장했기에 관계도가 아주 복잡하며, 사용되는 언어들 또한 번역이 곤란할 정도입니다.(굳이 그게 아니더라도, 작품 내에서 사용되는 용어들, 백호돌격단이니, 주작천인단이니, 투전불승이니 하는 것들. 어떻게 번역해야 할까요?)
추신 : 물론 이런 걱정은 시기상조입니다만, 그래도 목표가 그렇다고 하시니 한 번 적어봤습니다. 어디까지나 여담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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