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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1 닿오니
작성
08.03.23 13:06
조회
2,454

작가명 : 송현우

작품명 : 카디날 랩소디

먼저 작가님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

카디날은 전작과는 차원이 다른 완성도를 보여준 작품. 오랜만에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이다. 그동안 작가님을 무시해왔던 것은 아니지만 '송현우 작가님에게도 이런 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칭찬은 이쯤해두고, 내가 느꼈던 몇 가지 단점을 조심스레 지적하고자 한다. 물론 1/2권만 놓고 보는 비평이기에 성급한 면도 없지 않을 것이다.

2권을 읽으면서 느끼는 거지만, 이야기의 중심이 조금 바뀐다.

처음엔 '연애백서' 판타지 편 같은 느낌의 소제였는데, '이런 타입의 소제로도 충분히 판타지를 만들 수 있구나?'하는 생각에 감탄했다. 그런데 2권 초반부를 지나면 주인공의 성장 위주로 중심이 바뀌는 걸 느낄 수 있다.

그 부분은 충분히 개연성이 있는 부분이고, 나는 성장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데 그런 변화에 여러가지 다른 변화가 겹치는 것이 문제다.

장르 소설에 중요한 것은 가독성이라는 전제를 일단 놓고 보자.

2권 중반부 이후로 생소한 용어와 설정들이 쏟아져 나온다. 낯설은 것은 가독성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약간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작가님이 설정한 새로운 종족들이 어째서 한자를 쓰는지는 납득이 안간다. 새로운 세계관 설정이란 건 좋지만 어째서 동양적인 분위기를 풍겨야 하는 걸까?(판타지 소설의 배경이라는 것은 주로 서양의 중세이니까. 동양적인 코드는 곧 새로움?) 그 종족들이 한자를 어디서 배우고 익혔을까? 꼭 한자여야 하나?

라틴어나 히브리어, 그리스어 혹은 아랍어 등등 세상에 언어는 다양한데 한자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

(이 부분은 작가가 설정하기 나름이므로, 의미없는 투정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새로운 언어를 만들지 않은 이상 무의미한 부분이기도 하다. 새로운 언어를 만든다고 해도 출판 인쇄할 때 문제가 될테고...)

또 하나, 지적할 것은 2권 중반 이후 줄곳 전투 위주의 묘사라는 것. 전투씬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나는 박진감 넘치는 전투신을 좋아한다. 다만 전투씬의 호흡이 너무 길다는 느낌을 받았다.

새로운 종족이 나오고 싸우고, 검성(맞나?)이란 할아버지는 주인공을 관찰하고 하는 식의 패턴의 반복이다.

물론 전투를 통해 자연스럽게 새로운 종족을 소개하기 위한 의도라는 것은 알겠지만. 가뜩이나 이종족이 한문을 쓰는 것을 싫어하는 취향인데다. '새롭기는 한데, 이 녀석들은 왜 알아듣지도 못할 말을 지껄이는 거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소한 용어나 존재에 대한 언급. 그리고 부연설명은 별로 없음. (기다리다보면 다음권에서 설명이 나오긴 하겠지만!)

전투의 중심이 주인공이 아닌 다른 여성이라는 것이 문제다.

주인공이 갑자기 강해지는 것도 문제가 있지만, 반권 이상의 분량을 줄곳 다른 인물의  전투를 '구경'하기만 하는 건 조금 문제가 있다고 본다. 주인공이 기연을 맞이한 것은 확실한데, 화끈하게 터뜨려주지는 않는다. 3권에 터뜨릴려고 아껴두었나 보다.

이런 저런 부분을 지적하기는 했지만, 작품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아니다. 잔재미 부분이 감소하면서 가독성이 약간 떨어진다는 것 뿐이다.

2권마무리도 뭔가 독자를 당기는 맛이 좀 부족하다. 주인공이 위험에 처하기는 했어도 '죽지는 않을 것'이라는 걸 아는 이상 긴장감은 부족하다. 물론 절단마공은 나쁜 행위이지만 3권을 조금 기대하게 하는 마무리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다른 분도 지적해 주셨지만, 약간 마음에 걸리는 부분은 화장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이 너무 현대적이라는 점이다. 좀더 시대적 배경에 적합한 화장법을 연구해서 활용했다면,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살짝 이질적인 느낌.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독자로서의 개인적인 투정일 뿐, 작가님의 이전 작품들에 비해 훨씬 뛰어난 작품임에는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정말 아쉬는 것은 1권을 읽고 '소장용 책'이라고 생각했다면, 2권의 후반부를 읽고 위에서 언급한 개인적인 여러가지 소감 때문에 '소장보류'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일단 3권까지는 읽어볼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의 코드가 개인적인 성향과 잘 맞는지는 그때가서 판단해볼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아무리 훌륭한 소설이라고 코드가 맞지 않으면 읽을 수 없는 주의니까.


Comment ' 7

  • 작성자
    Lv.82 5년간
    작성일
    08.03.23 14:02
    No. 1

    언어부분은 진짜 의미없는 투정이긴하군요
    히브리어를 쓰면되고 한자는 쓰면 안된다..
    이유가 없잖습니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SanSan
    작성일
    08.03.23 15:53
    No. 2

    화장 부분은 저도 지적한 바가 있습니다만, 나머지는 저와 의견이 다르네요.

    굳이 한자일 이유는 없지만 한자가 효과적이기에 쓰였다고 봅니다. 격리되어 이질적으로 발전한 문화를 표현할 때, '바깥'의 서양적 분위기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엔 한자가 역시 가장 편하고 무난한 선택이죠.

    물론 히브리어도 되고, 산스크리트어도 되고, 새로운 언어라면 더욱 좋겠지만... 한자는 독자에게 가장 익숙하면서도 목적달성에는 문제가 없으니 굳이 피할 필요는 없겠죠. 너무 이질적인 설정으로 독자가 거리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으니, 카디날 정도의 분위기에선 딱 좋은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2권 후반부에서 전투의 호흡이 조금 길긴 하더군요. 하지만 그 전의 한권 반 분량에선 전투가 전혀 없이 연애비급같은 모습이었으니; 나름 화끈한게 재미있었습니다. 쥔공은 아무래도 벌써부터 강해진 모습을 보여주긴 무리고요.(그럴만한 전개속도는 아니었죠)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41 키나발루
    작성일
    08.03.23 17:07
    No. 3

    한국형 판타지 대작도 나올 때가 되었죠?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Deep]
    작성일
    08.03.23 18:39
    No. 4

    아직은 뭔가 5%쯤? 부족한 기분...한권 한권 나오면서 나머지 5%를 채울 수 있을려나 기대중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4 고샅
    작성일
    08.03.24 00:47
    No. 5

    판타지 대작은 이영도 작가님의 드래곤 라자라는데는 이견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4 마법시대
    작성일
    08.03.24 10:15
    No. 6

    한자쓰는건 상관 없는데 가끔 쓸데 없이 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안써도 상관없는 단순한 단어에까지 말이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미리내★
    작성일
    08.04.13 23:55
    No. 7

    저도 마법시대님 말에 동감하는... 2권 마지막에 너무 긴장감이 없다고 해야할까? ㅡㅡ; 주인공이 당연히 살기 때문에... 뭐 다들 생각하는게 비슷하네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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