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흑설검
작품명 : 극염천강
출판사 :
최근 장르소설시장이 일률천편화되어가고 있습니다. 무협, 그것도 복수극을 예시로 들어봅시다.
첫 시작은 주인공에서 시작되죠. 주인공은 무림과는 관련이 없는 일반인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가족이 무림과 엮여 죽게 되죠. 시비에 휘말려 죽은 것도 아니고 꼭 신비세력과 연관이 되어야 합니다. 신비세력이 죽인 인물들이 주인공의 가족만이 있는게 아닐텐데도 말이죠; 게다가 주인공은 우연찮게도 주변에 은거기인이나 무공비급이 있었고 이걸 익혀 가족의 복수를 하려 합니다. 매우 단기간에 무공을 익히죠. 일류는 안됩니다. 절정은 되야 합니다;;; 뭐 일류인데 첫 살인과 동시에 절정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더군요. 아예 출도와 함께 초절정인 경우도 있습니다. 대학살이 예정되어 있지요.
근데 복수 과정에 반드시 들어가는게 있습니다. 바로 은거기인이나 무공비급과 관련된 지인과 만나 은원을 갚는 것이죠. 물론 여기에서 그 지인은 바로 여자여야 합니다. 그 여자와 만나 복수라는건 내팽개치고 어느새 희희낙락하며 여자를 도와주게 되죠. 당연히 주인공의 고강한 무공이나 금력에 여성은 반하고 얼굴을 붉히며 빠져들게 되죠.
복수는 어디로 갔는지 줄창 여자를 돕다가 복수의 단서를 찾아내곤 복수를 이루고 평화롭게 해피엔딩.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끔찍하게 전형적이고 질리도록 본 스토리군요... 앞뒤도 잘 안맞고...;
위에 쓴 글이 요새 일률천편적으로 나오는 무협 복수극의 시놉시스입니다. 그리고 지금 제가 비평하려하는 이 극염천강이란 소설이 똑같은 루트를 타고 있지요. 정말 토씨 하나 안틀리고 똑같은 전개를 가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주인공의 성격도 비슷합니다. 묘사도 비슷하죠. 가슴은 뜨겁게, 머리는 차갑게. 냉정하게 상황판단을 해야 무림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어느 복수극에서나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살기를 내뿜는 것도 비슷하고, 첫 살인에 손을 부들부들 떨며 충격을 견디는 것도 비슷하며, 또한 그런 상황에서도 적은 죄다 죽여버리는 것도 비슷합니다. 뭐 이런식으로 언급을 하면 안비슷한 소설이 어디있겠냐만은... 그저 비슷한 소설만이 득세를 하는 현 장르시장이 마음에 안들어서 하는 푸념이라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큰 줄기가 똑같다면 그 전개방식에 있어 차별화를 두던가 뛰어난 필체로 글을 쓴다면 만회할 수 있습니다. 초창기의 열왕대전기가 그랬죠. 하지만 이 작품은 그 필체마저도 이전의 수많은 글들과 비슷합니다. 그 수많은, 무슨 기준인진 모르겠으나 그럼에도 출판되어 대여점에서 잘 나가는 그런 책들 말입니다. 말 그대로 시장을 정확하게 노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비평이라 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군요. 잘 팔리는 글을 썼는데 무엇이 문제인지.. 저 또한 그점에서는 뭐라 말할 수 없습니다. 그저... 안타까울 뿐입니다.
어쩌면 이미 문피아도 끝이 났는지 모릅니다. 대여점에서 잘 나가는 독자가 명확하게 정해진 글이 투베 1위를 했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해주는거 같아 안타깝습니다. 작가들을 위한 사이트라고는 하지만 문피아라는 단어는 과거엔 뛰어난 작품들을 투베에 올리는 곳으로 유명했죠. 이젠... 조아라와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습니다. 그저 이곳에서 고정연재를 하는 몇몇 작가분들을 위해 방문할... 그런 곳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초창기 고무림시절부터 함께해왔던 입장에서 참으로 애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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