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요삼
작품명 : 에뜨랑제
출판사 :
예전 에뜨랑제가 누적 선호작 13000대인가 기록하면서
줄곧 1위를 기록할 때 쯤에,
저 역시 그토록 대작이라고 칭송받는 소설이 어떤가 궁금해
당시 연재분까지 쭉 읽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아마 완료분의 3/4 혹은 2/3 정도의 분량일 겁니다)
당시 누군가 그 소설에 대한 평가를 물어봤다면
솔직하게 말씀드려 그다지 호의적이지 못했을 겁니다.
2000년 정도에서부터 쏟아지기 시작했던
성공하는 CEO등의 자기 계발서에서 지겹도록 반복됐던
구절들이 판타지 소설에서 그대로 반복이 되고 있었거든요...
(직장 부하들에게 명령을 할 때는 이러이러하게 상세하게
복잡한 일을 처리할 때는 이러이러한 순서대로... 같은 식의)
거기에다 물리학이나 프로그래밍 등 각종 분야의
제반 지식들을 설득력없이 섞어 놓은 구조의 소설에다
다른 분들의 '새롭다'고 열광하는 것 자체가 납득이 가질 않았습니다.
소설 전개는 평면적이었고 인물의 감정 역시
80년대 신파를 그대로 따라가고 있었으니까요.
(우리는 운명이라서 운명같은 연인이고
그러므로 운명적인 동반자라는 절대적 이성관계?)
어쩌면 80년 후반부터 90년대생 젊은 분들에겐
오히려 그것이 새롭게 보였으려나요...
사실 물리학이든 화학이든 생물학이든
그 제반 지식들을 소설적 장치나 구성에 적재적소에 써먹는다면
그것만으로도 장르의 저변을 넓히는 한 방법이었겠죠.
그것 자체가 나쁘다는 건 절대 아닙니다.
그런데 에뜨랑제에서 병렬적으로 나열된 각종 분야의 지식들은
그저 나열일 뿐, 소설적 구성에 큰 영향을 못 끼쳤습니다.
개인적인 기준에선 그닥 매력적인 아이템들도 아니었구요...
대작이다... 대작이다... 그런 칭송들
만약 차원 이동물에서 과학적인 신빙성을 더해주기 위해
물리학의 계산식을 인용한다고 칩시다.
그런데 물리학의 계산식을 3줄 인용한 소설보다
30줄 인용한 소설이 더 훌륭하란 법은 없지 않습니까.
에뜨랑제 역시 그랬을 뿐이라 봅니다.
소설에 불필요한데다 무질서하기까지 한
제반 지식들의 병렬적 나열...
개인적으로 에뜨랑제처럼 대작이라고 칭송 받는 소설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밝히는 것 정말 조심스럽습니다.
저 역시 문피아를 스쳐 지나가는게 아니라
글을 쓰기도 하고 또 많은 글들을 읽는 사람이니까요.
이제 와서 비평글을 올리는 것도
영화화까지 계획중이라는 한창 잘 나가는 소설에
혹여나(물론 별 영향은 못 줬겠지만) 누를 끼칠까 싶어
스스로 조심했었습니다.
지금쯤이면 비평글 정도로 에뜨랑제의 상업적인 성공에
별 영향을 못주지 싶어 몇자 올려봅니다.
무엇보다 다른 분들의 의견이 궁금하네요.
저 같은 생각을 가진 분들이 있는지도 궁금하구요.
Comment ' 1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