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령촉루(慰靈燭淚)
작가 - 신독 강재영
출판사 - 청어람
참으로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내가 위령촉루 감상문을 쓰기 까지는.
대체 누가 퍼트린 것인지는 모르지만 한때 신독님과 내가 사귄다느니 둘 중 한명은 여자라느니(실제로 요즘도 채팅방에서 나보고 여잔지 남잔지 물어보는 사람이 있다) 하는 소문이 돌았고 그때문에 나는 집탐에 참여하여 신독님의 '위령촉루'를 읽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드디어 감상문을 쓴다.
집탐란을 뒤져보니 2003녀 6월 11일에 내가 위령촉루 집탐글을 올렸었다.
그리고 불과 이틀전에 1권을 집어들고 읽어내려갔다.(아, 여기서 이틀이라는 것은 화요일, 수요일이다)
예전 기억을 되살려보니 많은게 바뀌었다.
서장이라든가 몇가지 부분들이...
굳이 개인적인 아쉬움을 들자면 집탐 때문에 수정전 글을 봤더니 아무튼 내용을 미리 알게 된 것이 아쉽다. 이것이 집탐의 폐해랄까^^;
참 멋진 대사 아닌가?
대의(大義)?
이제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
다들 잊었지?
난 잊지 않았어.
이 네 줄 읽고 진짜 뭔가 솟구치는 걸 느꼈다.(참고로 둔저는 뭔가 큰 단체 때문에 울어본 적도 몇번 있다. 그리고 교과서와 현실의 괴리 때문에 종종 슬퍼한다.)
다들 잊었지?
난 잊지 않았어.
특히 이 두 줄은 위령촉루의 핵심이라고 생각된다.
남들이 보기에는 '오버하고 있네.'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이 두 줄을 보는 순간 책을 사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뭔가 뜨거운 걸 느꼈으니까.
십만마도고수의 앞에 서서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서 달려드는 주인공, 신비로운 어검술로 초극의 마두를 제압하는 주인공. 그들에게서는 느끼지 못한 그런 것이었다.
아, 다만 차라리 그 네줄로만 서문을 만들었다면 더 좋았을거라는 생각도 든다.
서문은 한 두 페이지는 되어야 한다는 편견을 버리시라. 풍종호님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금강님의 카오스의 새벽은 2줄 하고 두 음절이 밑에 더 붓는다.
개인적으로 아쉽니다.
아, 그리고......
37페이지에 효령이 '제길'이라고 하는데...... 순간 팍! 깨었습니다.
제길? 제가 고지식한건지는 모르겠지만 귀엽고(약간 말괄량이지만) 순수한 마음의 소녀들의 대화에서 갑자기 제길? 당황스러웠습니다.
뭔가 좀 단어들이 좀 어색했습니다. 게다가 마차라도 처단해..... 요즘 최고의 인기를 끌고있는 노래니 뭐니 하는 부분이라든가.. 아무튼 좀 어색했습니다. 유생들의 말투라서 그런걸까요?
낙화 장면.
저는 어느 정도 감정이입 되어서 봤습니다. 안타까웠습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감정이입 안 되면 지루하고 게다가 어딘가 좀 억지의 설정도 있는듯 합니다. 하긴, 현실에서 탱크로 깔아뭉갠 다음에 죄없다고도 하는데 충분히 납득이 가능한 설정이기는 하네요.
1권의 내용은 주소추와 의령 일행의 두뇌 싸움과 의혼을 일으키는 것이었습니다.
두뇌싸움은 흥미로울 수도 지루할 수도 있는데..... 저는 솔직히 좀 지루했습니다. 그리고 뭐랄까.... '과연 저 놈들이 진짜 최고의 두뇌들이란 말인가?'라는 의아함이 좀 들기도 했습니다.
의혼을 일으키는 것..... 저는 함께 타올랐지만.... 아무래도 이 부분들이 감정 이입이 안 되어서 글을 접는 분들도 계신 듯 하더군요.
하긴...
기존의 무협에서와는 너무나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유생들이 대거 등장하고, 주인공이 특히 그러하니.... 게다가 비폭력 시위.
무협에서는 너무나 낯설었습니다. 아마도 그런 부분들에서 무협의 느김이 안 난다라는 소리가 나는 것은 아닐까요?
반을 넘어가서야 짧은 분량의 전투가 나오고.... 시종일관 법에 따라 그들을 처벌해야 한다, 라는 말만 나오니 아무래도 지루해할 분들이 없을 수 없겠지요.
게다가 미군 장갑차 사건을 풍자한 것이니 어느 정도까지는 진행의 방향을 다 눈치챌테고....
게다가 '그래, 무협에서라도 정의를 이루자!'라고 생각해서 볼 수도 있지만 그 반대로 오히려 안 볼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현실에서는 안 그러니까...슬프잖아요...
그리고 서문추월의 추악한 행위가 역시 명분에 큰 오점이 되더군요.... 의령 일행이 선, 개봉지부와 천패궁이 악이 되어서 더러운 악의 세력에 맞서서 의혼을 불태우는 의령 일행이 되어야 하는데, 의령 일행도 그렇게 깨끗하지는 않다.....라는 생각이 끼어드니 뭔가 좀.....
새벽이라서 피곤해서 그런가요?
글이 조잡하네요......
2권을 어서 사서 봐야겠습니다.
그러고보니 저도 어느새 미선이 효순이 사건을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있었군요.
다들 잊었지?
난 잊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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