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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적유성탄에 대한 횡설수설

작성자
Lv.1 담적산.
작성
04.04.24 23:16
조회
1,898

(우선 변명을 하자면, 제가 가진 시각이 좀 독특하다, 라는 점입니다. ㅡ.ㅡ;)

지금 무협을 읽는 사람들에게 좌백, 하면 떠오르는 생각은 이재일님하고는 또 다른 이미지일 것입니다.

물론 두분을 비교하는 게 이상한일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억지로 갖다 붙이자면 천재와 노력파정도의 이미지,, (그래도 이상한가?)

이재일님이 그냥 자유로운 상상 속에서 노니는 부류라면 좌백님은 언제나 무협시장의 현실을 인지하고 발버둥을 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으니 말입니다.

물론 이게 원고료 수입에 대한 평이나 작품의 질에 대한 것은 아닙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가지고있는 좌백님에 대한 평은, 작품마다 아주 조금이든 파격적으로 많든 간에 일정분량정도를 꼭 실험적인 요소를 집어 넣어왔다는 겁니다.

아무리 안 팔리는 무협이라지만 지금까지 써온 양은 독자들의 고정적인 인식을 바꾸는데 공헌을 한 것만은 사실입니다.

비적유성탄은 이것을 유념하고 읽어야 할 이야기입니다.

좌백님 스스로도 쓰고싶은 글, 이라고 밝혔고 그렇다면 작가의 생각이 어느 작품보다 많이 들어간 글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리고 또 만약 위의 가정이 맞다면,,, 이 비적유성탄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뭐냐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해지겠지요.

제가 받은 느낌은 처음에  향수, 둘째로 '기록 영화' 셋째로 '쓴웃음'이었습니다.

아마 성룡의 영화 중에 그리 좋지 못한 평을 받은 '미라클'이라는 영화 기억나실 겁니다.

쪽발이들, 상해, 막 지어지기 시작한 유럽식 건물들, 극장들,,,

저는  미라클을 보면서 향수를 느꼈더랬습니다.

언젠가 외재님이 영화기법을 도입하는 글에 대해 논한 적이 있습니다만,,, 비적유성탄은 물론 두드러지게 영화기법을 염두에 두고 쓴 글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사람보다 더 강조될 때가 있는 배경, 세계관이 금방이라도 흑백필름에 담겨진 옛 시장터의 움직임을 보여줄 듯 하더군요.

좋다, 그럼 여기까지는 좌백님이 성공했다고 보고, 그럼 향수를 왜 도입했는가, 그 의미를 살펴봅니다.

객관적인 시각은 아닙니다. 제 느낌이 그러하다는 말인데, 요즘 쏟아지는 젊은 사람들의 글이 대개 그렇게 흐릅니다. 컴퓨터 그래픽적인, 현란한, '무공의 과학적 분석'이지요. (사실 허접 하지만 제 글에서도 그랬습니다. ㅡ.ㅡ;)그런데 그것보다는 영화 셋트를 오밀조밀 세세하게 만들어 사실감을 불러일으키는 기법을 도입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권이 끝나는 시점까지도 스케일 큰 전투 씬이 없고, 고수들이 자존심 때문에 입을 앙 다물고 포승줄 동여매기로 금나를 펼치는 장면이 가장 인상에 남는 정도였다는 것도 한몫을 합니다.

해서방주와 바짝 붙어서 금나로 손 빠르기를 재는 장면은 뭐랄까 서부영화에서 총 빨리 뽑는 것이나 칠십년대 홍콩 권법영화들을 보는 듯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더군요.

서양 것은 천박한 오랑캐의 것이라던 그때의 향수, 지금 현대에서 서양 것에 밀려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우리 동양인들의 모습을 스스로 쓰게 씹는 듯한 느낌입니다.

이십대 중후반에 정확히 내가 하고 있었던 생각을 재현해낸 것 같은 주인공의 성격도 쓴웃음을 짓게 합니다.

왕포두의 비리도 옛날에는 정말 정직하고 유능한 포두였다는 그 한 줄 짜리 회고를 통해 향수와 쓴웃음을 동시에 불러일으킵니다.

전체적으로 무거운 글은 절대 아닙니다. 그러나 저 같은 삼십대들은 어딘가 그냥 쉽게 지나치지 못할 무게가 그 안에 실려있기도 한 글이 바로 비적 유성탄 인 것입니다.

꼭 다들 그러하실것이다,라는 자신감은 없습니다만 제 느낌은 그랬다는 거지요 ㅡ.ㅡ


Comment ' 10

  • 작성자
    Lv.24 필향
    작성일
    04.04.25 00:54
    No. 1

    좌백의 글은 많이 실험적이라 생각합니다. 그가 써온 무협을 보면
    여타의 무협과는 다른 신무협을 써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그의 글은 어찌 보면 부족한면도 있지만 어찌보면
    가장 무협소설 답다라는 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현재 무협소설의
    대표를 뽑자면 용대운이나 금강을 뽑을 수도 있겠지만 저는 좌백만큼
    괜찬은 작가도 없다고 봅니다. 좌백님 화이팅!!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시니어*
    작성일
    04.04.25 01:01
    No. 2

    안팔리다뇨 -_- 좌백님의 글은 아주 잘팔리진 않아도 보통보다는 많이 팔립니다. 잘팔리는 무협 중 몇손가락 안에 꼽힐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8 쿄야
    작성일
    04.04.25 02:37
    No. 3

    대여점 주인장이 안나간다고 반품할까 고민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좌백은 유명한 사람이고 비적유성탄은 재미있다
    나는 소장하고 있다 이런식으로 반품하지 말라했는데
    제가 생각하는 좌백의 소설은 최고이기 때문이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담적산.
    작성일
    04.04.25 09:09
    No. 4

    아, 뭘 빼먹었군요. 무협이 전체적으로 안팔린다는 얘기지 좌백님이 안팔린다는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비연풍
    작성일
    04.04.25 11:09
    No. 5

    제가 가장 존경하구 닮고 싶은 작가 좌백님 ㅜㅡㅜ
    진산님의 글도 좋았었는데... ㅎ ㅠ ㅎ
    지금은 옆에서 잔소리만 하시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돈오
    작성일
    04.04.25 11:30
    No. 6

    야설록, 금강, 용대운, 좌백, 설봉, 장경, 임준욱 이상이 제가 좋하하는 작가분들 이시고 순서는 제가 글을 접하게 된 순서입니다. 이중에서 저의 개인적인 견해로서 '좌백'을 첫손가락 꼽기를 주저하지 않겠습니다.

    그런데 불평을 하자면 '혈기린 외전' 이 후로 문장이 점점 길어져 벌써 늙으신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하는....(왜 늙으면 잔소리가 많아 진다고들 하잖습니까?)

    그래도 저는 좋습니다. ㅎㅎㅎ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0 비애몽
    작성일
    04.04.25 12:18
    No. 7

    좌백님.. 최고의 무림작가분 중 한분이죠.그러나 무림에 공헌하신일은 한마디고 어둠과 빛입니다...
    이 분이 하신일중 가장 잘하신 일은 일단 무림의 길에 들어섰다는 자체.. 그리고 한국무림의 방향을 제시해주셨다는 것...
    반대로 무림역사상 가장 극악무도한 일은 .. 진산님을 주부로 만드셨다는 것..
    진산님의 글을 읽어보신분들은.. 제 말뜻을 이해하실겁니다...^^.. 정말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신 분이셨는데.. 쩝..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혈영
    작성일
    04.04.25 12:26
    No. 8

    비적유성탄은 주성치의 서유기와 같은 느낌입니다. (오늘 아침에도 이거 케이블티비에서 보느라 회사에 늦게 나왔습니다) 비적유성탄은 2권까지 온라인 연재되어 대여점이 별 재미를 못봤을 겁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보검
    작성일
    04.04.26 17:48
    No. 9

    온라인 연재 안하고 바로 출간하는것이 ..
    좋은 작품을 발견했을때의 기쁨이 크겠죠
    한번에 왕창 몰아서 완결로 해주시면 더 좋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서설
    작성일
    04.04.27 05:25
    No. 10

    /비애몽 뭐 주부라고 활동 하지말라는법은 없으니까요 .. 그런데 요새 진산님 작품이 안나온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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