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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화화[畵華]
작성
03.10.11 05:18
조회
1,165

편하게 적으려다 보니 어쩌면 단정적으로 들리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식으로 말을 하든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럼...오독도 독자의 권리라는 말에 용기를 내서 감상을 시작하겠습니다.

================================================================

반혼강호는 추적무협이다. (아니라면 대략 낭패...^-^;;)

무혼은 잃어버린 자신의 과거를 쫓아서..

제유강은 살행을 거듭하는 무혼을 쫓아서...

또, 철사자성의 반도는 무혼을 쫓는 제유강을 쫓아서..

이렇게 반혼강호의 모든 인물들은 자신이 쫓는 대상에 대해

한가지의 목적 이외의 것은 모르는 상태로 앞 선 인물의 뒤를 끊임없이 쫓아 달려간다.

이런 방식은 아마도 독자에게 좀더 쉽게, 무겁다 생각할 수 있는 주제를 전달하기 위해

작가님이 고심 끝에 채용한 이야기 형식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외에도 반혼강호의 곳곳에는 작가님의 고심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작가가 아닌 이상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지만, 독자의 입장에서 눈에 띄는 부분을

몇 곳 들자면 일단 서장과 1장에서의 강렬한 시작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독자의 눈을 사로잡기 위해 서장을 전투신이나 추적신으로 시작하는 경우는

자주 사용하는 것이라 특별하달게 없지만,  작가의 고심이 담겨있는 건

서장 이후에 반복되는 주인공들의 장면 전환이다.

이는 서장과 1장에서 독자에게 주었던 강한 인상을 중반부까지 이어 가도록 하기

위해서이지 않을까..생각된다.

이런 잦은 장면 전환은 독자가 하나의 주인공에게만 눈길을 주지 않도록 하기 위한

장치인 듯 싶다. 아마도 이는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와 관련이 있을것이다.

작가가 밝힌 반혼강호의 주제는 '인강의 본성은 무엇인가?'이다.

이런한 인간의 본성에 대한 질문은 사실 답이 없다는게 맞을 것이다. 과거부터 끊임없이

이어져 온 질문이고, 그에 대한 답을 작가가 내리기에는 너무 크고 복잡한 문제이다.

그래서, 독자에게 질문의 답을 스스로 찾도록 한 것은 아닐지...

그에 대한 방법으로 두 주인공의 모습을 번갈아가며 보여주는 것은 아닌가 한다.

때문에 작가는 두 주인공의 잦은 장면 전환을 통해 독자가 은연 중 한쪽으로만

시선을 보내는 걸 막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작가는 두 주인공을 통해 인간의 성정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무혼을 통해서는 본성을 제유강을 통해서는 이성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일지도.....

잔인한 손속을 자랑하는 무혼은 사실 과거를 잃어버려 천진난만하기만 하다.

아무것도 모르기에 잔인한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을 놓고 작가가 인간의 본성은

'악'하다 생각하며 이야기를 이끌고 있다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무혼이 잔혹한 심성을 드러낼 때는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무혼의 뒤에는 무혼을 조종하는 존재가 있다는 암시를 끊임없이 보여준다.

또 다른 주인공인 제유강은 군자의 풍모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멀리서 바라보면 씩씩하고, 가까이 하면 부드러우며, 그 말을 들으면 엄숙한' 사람으로

가장 인간다운 모습을 나타낸다 할 수 있다.

아무튼 이렇게 두명의 서로 상이한 주인공을 등장시키면서 작가는 독자가

주제에 대한 답을 이야기의 시작부분에서 섣불리 단정짓는 걸 저지한다.

이 또한 작가의 고심의 흔적이지 않을지...

이 외에도 많은 부분에서 작가의 고심의 흔적이 묻어 있겠지만, 시야가 좁은 독자이기에

다른 부분을 쉽게 찾아 내지를 못하는 게 작가에게 못내 미안할 뿐이다...

이렇듯 글의 곳곳에서 작가의 고심이 묻어나는 반혼강호는 분명 잘쓴 글이다.

반혼강호는 잘 쓴 글인 반면, 어려운 글이기도 하다.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연재로써는 읽기 힘든 글이다.  

기실 '나만의 느낌이지는 않구나' 생각하는 증거로 조회수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글의 평가가 조회수로 가늠지어질수는 없는 것이지만, 연재물을 평가하는데 있어 조회수는

어느 정도의 지표가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다.

반혼강호의 어떤 점이 독자가 외면하게 만들었는가...

아니 반혼강호의 어떤 점이 나에게 읽기 힘들게 만들었는가...

먼저 가장 크게 거슬렸던 부분은 자꾸만 주인공들의 장면전환이 거듭된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너무 빨리 이뤄진다는 것이다.

어느 한쪽으로 시선이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한 방법이었을 이 장면 전환이 잦은 탓에

주인공에 대한 감정이입이 쉽지 않았다. 때문에 다음 편에 대한 기대감 보다 지금 등장한

주인공에 대한 거부감이 먼저 들었고, 이런 거부감은 다음 편을 읽을 때까지 이어져 글에

대한 집중을 흐트러뜨리기 일쑤였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주인공을 교대로 보여주는 것은 한 챕터 안에서 보여주는 것보다는

챕터를 나눠서 보여주는게 더 났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으로 들 수 있는 것이 너무 잦은 '말끊음' 이었다.

이 것은 독자가 그 장면에 집중하기 쉽도록 하기 위해 쓰인 일종의 장치였을텐데

이런 '말끊음'을 자주 사용해서 읽어 내려가는 글의 흐름이 자꾸만 끊어지는 것이었다.

게다가, 이런 말끊음을 통해 긴장감을 유지시키려 한 탓에 쉬이 피곤해져

다음 편을 읽는 데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이 부분은 연재작인 탓에 챕터가 중간에

끊어진다는 것과 이어져 다음 편에 대한 기대감을 죽이는 데 일조한 듯 하다.

.....이상이 내가 반혼강호를 읽으며 느꼈던 느낌들이다. 눈이 좁아 더 많은 걸 보지 못한 것

같다. 하지만, 이런 것들 보다 반혼강호를 보며 느꼈던 가장 큰 느낌은 작가가 힘들어 한다는

것이었다.

글을 통해 느껴지는 그 느낌은 한편으로는 안스럽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즐거운

것이기도 했다. 작가가 힘들어 하는 만큼 작품은 좋아질 것이니 독자로써 이보다 즐거운

일은 없을 것이다.

끝으로 앞으로 읽어나갈 반혼강호와 이후에 나올 진소백의 다른 작품들은 지금보다 훨씬

좋아질 거라는 즐거운 상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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