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분은 간단히 쓰겠습니다.
천괴는 한성수가 마왕협녀기, 무당괴협전, 파문제자에 이어 4번째 쓰는 글입니다.
그리고는 드디어 5번째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제목이 좀 다르지요?
한성수처럼 저에게 공개적으로 욕(?)을 많이 본 작가도 드뭅니다.
나올 때마다 틀린게 많다.
한자가 틀렸다.
이거도 잘못되었다... 라고 계속 트집을 잡았었거든요.
천괴 1,2권을 보았습니다.
그리곤 한 숨.
왜일까.
천괴는 이전 3작품에 비해서 정말 작품이라는 느낌이 들게 달라진 글입니다.
무슨 소리냐하면, 작가가 글 속에 숨결을 불어 넣을 줄 알게 되었음을 보여준 글이라는 겁니다.
이것을 제가 설명할 때 하는 말로 하자면, 행간 속에 의미를 담는다고 합니다.
이 행간 속에 의미를 담게 되면 글이 감칠맛이 있게 됩니다.
그럼 글을 읽고 다시 읽어도 글에 질리지 않게 되지요.
소위 말하는 매니아가 생기게 되는 그런 글이 되는 겁니다.
작가로서는 전혀 다른 경지에 이르게 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왜 한숨을 쉬었을까요?
이러한 글은, 필연적으로 가독성에서 약간의 문제를 가져옵니다.
행간의 의미를 읽지 못하는 독자의 경우라면 글 자체를 답답하게 느끼게 되겠지요.
재미 이전에 진도가 잘 나가지 못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럼 재미가 떨어지게 되겠지요.
실제로 떨어진 재미보다는 행간에서 뭔가 이야기하고 있긴 한데,
그게 명확하게 캐치가 안되니까 진도가 나가기 어렵습니다.
그게 이해가 된다면, 당연히 아주 재미가 있을 겁니다.
그런데...
현 시장에서는 이러한 행간에 의미를 가진 글은 환영받지 못합니다.
그걸 잘 알기 때문에 한숨을 쉰 겁니다.
잘 썼지만 많이 팔리기 어렵겠다... 라는 생각에.
잘 썼기에, 팔리기 어렵다.
잘 쓴 것이 어려운 글이라는 말로 대변될 수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지요.
물론 그외에 시선이 집중되지 않는다던지, 2권에 가면서 혼백의 이야기등이 시선을 어지럽힌다던지 하는 부분들이 문제가 되긴 합니다만....
그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바로 그 행간에 의미를 담을 수 있는 능력이 되었기 때문에 라는 거지요.
그럼, 잘쓰면 무조건 안 팔리는가?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행간에 의미를 담지만, 그게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그게 소위 말하는 무초식이 유초식을 이기는 비전이지요^^
바둑에서 말하듯 정석을 외우고 정석을 잊어버리라는 것과 같습니다.
잘쓰되, 쉽게.
그게 화두가 되는 시기이지요.
요즘은.
작가의 호흡과 발전은 아주 더딥니다.
본인이 하나하나 더듬어봐야만 그 자리를 딪고 위로 올라갑니다.
쉽고 편한 글로 히트를 친 후배작가들이라고 해도 어차피 모두가 앞으로 겪을 일입니다.
누구도 예외는 있을 수 없습니다.
그에게 있던 여러가지 문제들은 이제 거의 해소가 되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그 자체를 잊어버리는 글을 쓰는 거지요.
행간에 담긴 글을 드러나지 않게 하고 읽을 수 있는 사람만 읽게 하면
가독성에 문제가 생기지 않게 됩니다.
해서 글이란게 참으로 오묘합니다.
이 시간에 이 글을 쓴 이유는 반드시 짚어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후배 작가 하나가 새로운 경지로 워프한 것을.
이 글을 얼마나 잘 썼는가?
보다는 이 글로서 그가 전혀 다른 글을 쓸 준비가 되었다.
라는 것이 가장 적확한 표현일 겁니다.
이제 그가 새로 시작하는 태극검해가 어떻게 나올지 매우 기대됩니다.
여러분도 한 번 지켜봐주시면 좋겠다 싶습니다.
겨울 밤. 연화정사에서 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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