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악필선생
작품명 : 천룡전기(전8권)
출판사 : 로크미디어
사실 글쓴이도 천룡전기는 매우 재미있게 읽었으며 지금 8권 다 소장중입니다.
그런데 오늘 오랫만에 문피아에 와서 변함없는 장르소설 일반에 대한 논쟁을 보았습니다. 뭐 여러가지 예전과 변함없는 댓글들이 오가는데 문득 들은 생각은 있습니다. 당신의 독서 수준이 낮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누구나 기분이 나쁘지요. 취향이란게 다른 것은 사실입니다. 누구 취향이 고급이고 누구는 저급이라는 것은 사실 나누기 어려운 것입니다. 하지만 대략의 평가라는 것이 있는데 현재 대여점 문학은 글 쓰는 데 조금 준비가 부족하거나 남들의 성과물을 옮겨다 쓰고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예전에 홍정훈작가분이 통신에서 비상하는 매를 연재했을 때 엄청 놀랐던 기억이 나는데 나중에 많은 부분이 D&D룰에서 나왔다는 것을 알고 실망했던 기억이 납니다. 같이 문제되었던 이영도님의 작품을 제가 높은 평가를 하는 것은 세계관 같은 게 아닙니다. 그러나 홍정훈 작가의 작품은 재미도 있으나 그 너무나도 세세한 세계관을 높이 샀기 때문이라서 제 심중에서는 후한 점수를 주기 힘들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천룡전기를 높이 평가하시는 분들은 그 역사 고증의 디테일 때문에 많이들 놀라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천룡전기의 중국에서 전개되는 역사 부분은 해서파관(중국의 문화혁명의 계기를 만든 책)의 작가로 유명한 중국의 작가 오함의 '주원장전'에서 그냥 문장을 옮겨다 쓴 것에 불과합니다. 열심히 쓴 글임은 확실하지만 이 책 한군에서 인용?된 부분이 너무 많아서 자료 수집을 열심히 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생각이 듭니다.
이글을 쓰는 이유는 폄하하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사실 아이디어 자체도 좋고 재미도 있는 글입니다. 단순히 시간때우기 용으로 취급받기를 원한다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그러나 나름 좋은 작품으로 인정받기를 원한다면 비평이란 말은 너무 거창하지만 평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댓글을 보니 천룡전기가 작가분이 자료 수집에 애를 많이 쓴 작품으로 예시를 들어서 씁니다. 제가 아는 한 다른 대체 역사소설에서는 수집 자료가 이렇게 한권으로 편중되고 이렇게 많이 옮겨다 쓴 경우는 없는 것 같습니다.
대여점 소설이 인정받기 위해서는 어려운 현실임에도 작가들이 조금 노력해야 합니다. 천룡전기가 대여점에서 소수만이 읽었으니 망정이지 서점으로 가서 조금 유명해져서 나아가 김용의 영웅문-이책은 역사의 시간대를 마구 조정했지만(곽정/양강이 징기스칸보다 나이가 많아야 하죠)-처럼 여기저기서 비평을 받는다면 가벼운 아이디어 상품이란 평대신 훌륭한 창작품이란 평을 받을 수 있을까요? 저는 작가분이 주원장전을 충분히 소화시킨뒤 자신의 소설에 얼개로 사용한 것이 아니라, 그대로 이용한 부분이 너무 많아서 좋은 평을 주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Comment '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