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석송
작품명 : 태황기
출판사 :
태황기는 석송작가의 작품으로 상당히 오래전에 나왔던 책입니다. 며칠 전 신간무협을 대여받아 읽다 집어던지고(-_-^) 간만에 다시보게 되었는데 볼수록 수작이란 생각에 글을 적어봅니다. 모르시는 분을 위해 잠시 소개를 드리면, 일단..3권짜리 책입니다. 작가분이 제대로 한 번 써보겠다는 각오로 서울까지 올라오셔서 약 3년간에 걸쳐서 쓴 글이라하니 그 완성도는 의심할 바가 없습니다. 태황기는 제가 읽은 여러 작품 중 기-승-전-결이란 순차적인 흐름과 마지막 마무리의 완성도에서 가히 최고라고 생각할만큼 뛰어난 역작입니다.
악가장의 둘째아들 악봉이란 녀석이 주인공으로 아주 천성이 게을러터지고 버르장머리가 없어 부모입에 천상 빌어먹을 장분이란 말을 달고 다니게 하는 녀석입니다. 이대로는 애 하나 버리겠다 싶어 엄하기로 소문난 모친의 사문인 화산파에 이녀석을 맡기게 됩니다. 인연이 묘한 것이, 도중에 손녀의 원수를 찾아나선 절대고수 진무백의 눈에 띄어 비인부전이라는 창궁문에 입문,고행의 길로 들어서고 좋았던 지난 시절에 안녕을 고합니다.
손녀를 잃고 고목처럼 말라가던 무백에게 악봉은 또 다른 손자요, 아들이요 제자로, 무백은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게 됩니다. 나날이 회춘하는 무백의 무위는 천의무봉 그 자체! 악봉과의 대련중 홀연 지고한 무학의 이치를 깨우치고는 갑작스런 탈각을 하죠. 무도를 추구하는 이에게 이보다 더 눈부신 최후가 있을까요? 혼백이 떠난, 선 채로 미소를 짓고 있는 무백의 시신 앞에서 어쩔줄 모르며 한참을 서성거리다 슬쩍 밀어 끌어안는 악봉. 흐르는 눈물을 훔치며 살아있는 무백과 대화하는듯 퉁명스럽게 내뱉는 독백장면은 저에게 "아"하는 탄성을 자아낸 장면입니다. 죽은 무백 을 대신해 그의 손녀를 죽이고 사문의 비급을 강탈해간 원수를 찾아나서는 악봉의 행보. .. To be continued..
주인공의 심술 궂지만 낙천적인 성격과 주변 조연인물들의 생동감 있는 묘사, 군더더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깔끔하고 쾌속한 진행. 작품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위트는 무협의 교과서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높은 수준을 자랑하는군요. 이렇게 알찬 작품은 세 권 무협에서는 진가소전 이후로 본적이 없습니다. 최근 꽤나 부족해 보이는 작품들도 우후죽순 격으로 출판되는 현실에 석송님과 같은 재능있는 작가의 부재는 아쉽기 짝이 없군요. 꽤 오래전 작품이나 한번쯤은 감상평에 올라와야할 작품이라 생각되어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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