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요도
작품명 : 빙마전설
출판사 :
작가의 이름만 보고도 책을 고를 수 있다면 그건 독자입장에서는 정말 괜찮은 일이겠지요. 저에게 그런 작가분 중 한명이 요도씨입니다. 이는 요도씨가 글을 잘 쓰기 때문이 아니라 쉬운 글을 쓰기 때문이며 이미 성장해 있는 작가가 아니라 성장이 진행중인 작가이기 때문입니다. 요도씨의 작품은 볼때마다 성장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요. 비슷비슷한 작품들임에 분명하지만, 분명 작품 자체가 바뀌고 있습니다. 긍정적인 방향으로요.
대표적으로 처녀작이었던 요도전설과 그 뒤에 냈던 수호령을 비교하면 이건 도저히 같은 작가가 몇개월 차이로 쓴 글이라고는 생각도 할 수 없는 작품입니다. 문장과 사건의 구성, 케릭터성 모두 빼어나게 발전했다고 하겠네요.
그래서 이번 빙마전설도 기대했습니다. 분명 더 잘 썼지만 판매부수는 수호령보다 적었을거라 생각했던 독왕전설을 산 뒤였기에, 빙마전설에 거는 기대는 나름대로 컸습니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가요. 아니면 요도씨 말 대로 슬럼프가 길어서인가요. 빙마전설에 걸었던 기대가 없었다면 좋은 글로 남았겠지만 매 순간 요도씨의 글을 아껴보는 저로서는 너무나 아쉬운게 많이 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제가 가졌던 의문들입니다.
1.북해가 설족의 동굴에 가 있었던 이유가 모호합니다.
2.만약 북해가 설군표의 임무를 받고 설족들 사이에 있었다면 북설이 원하지않는 그림자 무사가 될 뻔 했을때 두려워 할 필요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설군표에게 말하면 되니까요.
3.설군표가 중독이 된 상태에서 한 말입니다. 자기에게 5년 뒤에 비무로 이기는 자에게 북해빙궁을 주겠다는 발언은 분명 뜬금없는 발언이었습니다.(비록 후반에 그것이 대미를 장식하는 역활을 하더라도 말이죠.)
4.또한 그 5년간 (하필이면 딱 5년) 설군표가 빙정에서 살 수 있다는것도 지나치게 작위적입니다.
5.무린이 한 문파의 생과 사를 결정하는 부담스러운 일을 같이 할 이유가 적어도 글 중에는 드러나지 않았다고 봅니다.(이는 요도씨의 작품마다 나오는 장치인데 이번이 가장 허술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 일의 주모자를 밝히는 과정에서 정말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한것과, 주모자들이 자신이 없으면 결코 해코지를 하지 않을거라는 발언역시 공감하기 힘든 부분이었습니다.
6.거대한 세력이 있다는 언급이 자주 나오는데 비해서 실제로 적의 세력은 지나치게 약합니다. 또는 사천당가를 비롯한 몇몇 문파가 지나치게 약하게 나와서 상대적으로 강해보일 뿐, 압도적이란 생각이 들지는 않더군요.
7.추리적요소의 부재가 항상 아쉽습니다. 5권쯤에 적의 정채가 뇌정궁이란 사실이 밝혀질 때 적어도 독자들이 뇌정궁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한번쯤은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나치게 뜬금없이 나오더군요.
8.북해빙궁에도 적의 간자가 있다는 식의 진행이었으나, 거기에 대한 언급과 해결과정이 없다는게 아쉽군요.
9.훌륭한 조연이 역대 요도님의 글 중에서 가장 없었던(사실은 전무했던 - 북설을 빼고는) 작품이라 생각합니다.(중간 혈교의 소교주는 뜬금없이 나왔다가 소리없이 사라지지요.)
10.북해가 가진 무공이 북해의 진짜 모습이라는 언급이 있음에도 북해의 무공이 후반 주인공의 폭발적인 무력증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지도 않습니다. 격보와 운보라는 좋은 장치가 너무 쉽게 묻혔다고 생각합니다.
요도전설 이후로 번번히 보이는 요도씨 글의 전형적인 패턴이 보이는 글이었습니다.어쩌다보니 아쉬운점을 너무 많이 적어 버렸네요. 하지만 이 역시 요도씨의 책을 "빌려보는"게 아닌 "사서보는" 독자의 입장에서 다음책이 곧 나온다는 것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쓰는 감상글임을 생각 해 주셨으면 합니다.
요도씨의 글은 쉽고 간결하지만 그것때문에 깊이가 없고 추리적인 요소가 지나치게 부족합니다. 주인공이 혼자 날뛸 수 있는 무협이기에 그만큼 조연이 사라지기도 하구요. 빙마전설이 무린을 충분히 긴장하게 할 수 있는 적(수호령에 한번 있었죠. 그 뒤 작품인 독왕에서는 적이라기 보다는 동료였구요.)의 존재가 너무나 아쉬웠고, 의미없는 에피소드가 눈에 띄었던(소요문도 소요문이지만 점창파 딸내미 이야기는 중간에 왜 들어갔나는 생각이 들게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지나치게 나-적 빼고는 바보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설정이 많이 아쉽네요.(무림을 뒤흔드는 북해빙궁 소궁주가 나왔는데, 단지 "장가가러 나왔다."는 걸 무림 전체가 그냥 믿는건 납득하기 힘들죠. 무림맹이 없는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요도전설에서 수호령으로 갈때 틀을 깼던 요도씨이기에, 이번 작품을 거름삼아 또다시 발전할 수 있는 작가가 되길 간절히 바라며 글 남깁니다. 건필하시기 바랍니다.
ps:비평란에 쓸까 하다가 논리적인 근거를 쓰지 않은 감상이기에 이곳에 글 씁니다.
ps2:정담에도 같은 말 썼는데, 제 민증번호가 도용된(또는 삭제되지 않은) 상태인거 같습니다. 운영자분(문피아 씨께 보냈습니다.)께서는 빠른 확인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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