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뒤바뀐 세계사의 진실 迷宮への招待 世界史15の謎, 2003
저자 : 키류 미사오
역자 : 홍성민
출판 : 대교베텔스만
작성 : 2009.05.30.
“당신은 어떤 신화의 세계관 안에서 살고 있는가?”
-즉흥 감상-
이번 달 초에 있었던 애인님과의 데이트. 애인님이 읽어보고 싶다던 책을 대출(?)하면서 그 대가로 책 한권을 인질(?)로 받게 되었는데요. 아무튼, 역사를 죽어라고 싫어하던 제가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었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책은 ‘학교에서 배운 역사만이 진실인 것은 결코 아니라’는 말에 이어 이번 책을 집필한 이유와 독자로 하여금 준비된 마음자세를 유지하라 말하는 저자들의 짧은 인사인 ‘머릿말’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렇게 짧은 줄거리 식으로 내용을 정리하다가 너무 길어진 나머지 자진 삭제하고, 그 대신으로 소제목만을 적어보자면 ‘나폴레옹 암살, 수수께끼의 철가면, 셰익스피어의 진위, 루이 17세의 생존, 아나스타샤 변사, 카스파 하우저, 더들리 부인 변사, 존 레논 암살, 케네디 대통령 암살, 링컨 대통령 암살, 모차르트 변사, 루트비히 2세 변사, 마이에르링크, 요한 대공 실종, 멩겔레의 사체 발굴’ 사건이 되겠는데요. 자세한 내용은 직접 책을 통해 확인해주셨으면 해보는군요.
방금 적은 작은 제목들만 보셔도 알겠지만, 카더라 통신과 암암리에 지식을 통해 어느 정도 내용이 예상되는 이야기들일 것입니다. 그런 한편 개인적으로는 전혀 짐작도 되지 않는 제목을 통해 새로운 앎의 지평까지 열어볼 수 있었는데요. 어느 한 이야기라도 명확한 답이 나오지 않지만, 사실을 기반으로 하는 미스터리로 얼룩진 역사를 추리함에 있어 즐거운 상상의 시간을 제공해주신 저자분들과 출판과 관련된 모든 관계자 분들, 그리고 사랑하는 애인님께 뜨거운 포옹을 보내보는 바입니다.
음? 갑작스러운 염장질에 돌멩이를 집어 드시는 것 같아 정색해봅니다. 아무튼, 역사를 질색으로 하는 저까지 미스터리 속 진실의 추적이라는 ‘추리’적 요소를 통해 즐거움을 느끼게 했던지라 차라리 이런 책을 교과서로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는데요. 부분적으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에 흥분할 수 있었던 것처럼, 다소 멍~한 기분으로 만난 이야기들에 대해서는 해당 배경 지식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까지 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 한편으로는 그러한 배경지식이 없어도 이해하기 쉽도록 자료를 조사하고 정리하신 저자분들이 그저 놀랍기만 하군요.
역사라. 올슨 스콧 카드님의 ‘엔더 위긴 시리즈’를 읽고 있으면서 ‘진실 된 이야기가 가지는 위력’에 대해 생각의 시간을 가지는 중이라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훗날 민담, 전설, 괴담으로까지 불리게 되는 ‘신화’가 되어버린 이런 역사적 미스터리를 마주하면서는 진실 되지 못했기에 발생하게 되는 인류의 이야기에 대해 그저 안타까운 기분이 들고 말았는데요. 책 자체는 재미있었지만, 그런 재미의 그림자에 존재하는 인간적 고뇌와 비극의 역사가 소리 없이 훌쩍거리는 것 같아 그 뒷맛은 그저 씁쓸했습니다.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어떤 신화 속에서 살아가고 계시는지요?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반응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이거 이러다가 새로운 종교가 탄생하는 거 아냐?’라는 저의 모습에 ‘한국인의 냄비근성’을 말하시며 너무 괴민반응하는 게 아니냐하시는 분들도 계셨는데요. 으흠. 어느 것 하나 같은 것이라도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서의 가치가 달라진다는 것이 역사의 한 모습이기에 훗날에는 오늘날의 이야기가 어떻게 조명 될 것인지 궁금하다는 것으로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보는 바입니다.
아. 계속되는 ‘저자들’의 언급은, 책날개에 ‘두 여성 작가의 공동 팬 네임이다’라는 설명이 있었기 때문이라고만 해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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