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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요즘 시간이 나서 글을 몇 개 좀 찾아 읽게 되었습니다. 이전 이야기 했던 것처럼 몇 가지 글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여러분의 마음이 드는 글을 고르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1.잃어버린 이름.
지난번 은빛을 소개하면서 다소 설명이 부족했던 것 같아서 약간 더 이야기 해 보려 합니다. 이 글을 읽는 동안 여러 가지로 감탄했고 즐거웠습니다만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점은 구성이 잘 되어 있다는 점이었지요. 사소한 복선들이나 사건 같은 것들을 정밀하게 계산해서 마지막에 퍼즐을 끼워 맞춰 전체 그림을 완성해 내는 굉장히 뛰어난 구성을 보여줍니다. 이건 현재 한국 장르 소설에서 실종되다 시피한 미덕이지요. 단점이 있다면 이 구성이 상징적이기 보다는 추리나 퍼즐에 가까운 거라서 스포일러에 취약하고 여러차례 읽는 즐거움은 덜하다...는 것입니다.
카이첼 작가님이 가능하면 1부 부터 읽고 2부를 읽길 바라던데 왜 그런지 이해할 수 있는 구성입니다. 2부를 읽고 1부를 읽으면 1부가 상당히 저평가될 위험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준비한 것들이 전부 의미가 없어져버리니... 북큐브를 통해 읽으실 수 있습니다.
2.일보신권
초반에 상당히 즐겁게 읽은 글이었습니다. 캐릭터가 좋았습니다. 특히 십대고수에 대한 묘사들이 재밌습니다. 하지만 중반이 지나면서 처음의 광채를 점차 잃기 시작하는게 안타깝습니다. 주인공의 캐릭터성이 지루하게 반복되면서 사건은 이렇다할 진전도 없었고... 여기에 마지막 마무리라도 짓듯이 히로인들을 등장시키는데... 무협 소설에서 히로인을 엉망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드문건 아닙니다만, 이 작품처럼 못 봐주겠다 싶을 정도로 히로인 활용이 엉성한 건 또 처음...
3.대한제국 연대기
작가분의 지식 수준이 굉장합니다. 흔히 말하는 역덕으로 보이던데, 그게 아니면 어디서 박사학위 하나 정도는 받으신 듯도 하고... 정말 범상치 않은 실력이란 걸 느낄 수 있는데, 특히 인상깊었던게 각 챕터 초반 부분에 고서라면서 인용하는 부분의 한자입니다. 실제로 한자로 써내려 가시더군요. 대충 적은게 아니고... 현대 중국어가 아니라 고문입니다. 하이쿠도 실제로 작성하신 걸 보면 일어도 하시는 듯하고... 내용 부분에서도 여러모로 고증이나 역사적 지식의 활용이 돋보입니다.
그렇지만 주인공이 사실 없다시피 한 글이고 처음 있는 주인공 역시 민족주의적 정신이 투철하거나 한 것도 아니라서... 통쾌함이나 즐거움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담담하게 어떤 다른 세계의 역사를 구경하는 느낌이랄까... 역덕이 적어내는 길고 긴 설정집 읽는 느낌도 듭니다. 그래도 새로움과 지식만으로도 일독의 가치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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