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가휼
작품명 : 악당의 영지
출판사 : 로크미디어
문피아 감상란에 호불호가 많이 갈리면서도 꾸준히 보이던 작품이다.
검색하다 완결이 된게 보여서 1,2권 읽었는데 결국 그날 3,4,5권을 다 빌려서 읽어버렸다.
1권부터 참 파격적이다. 계획을 1년간 준비한 주인공 아일(현)은 귀족 후계자를 무참히 살해하고 그 직위를 얻어 영주성으로 간다. 물론 그 사실은 들어가는 순간 누구나 알고있지만, 죽어가는 영주의 유언으로 영주대리가 되어 이야기가 풀어내려간다.
많은 사람들이 칼 한자루 얻기 위해 마을을 불 태운것에 정 떨어진다 하는데, 확실히 정 떨어진다. 조폭집안에서 자라고 싸움 깨나 배운 주인공은 칼 한자루 훔칠 용기(게다가 여타 소설처럼 마법검 같은 것도 아니다.) 없어서 마을을 태우는 찐따같은 면모를 보인다. 하지만 그게 참 사실적이기도 하다. 차원이동하면 모두 주인공 보정으로 1년이면 무난하게 액스트라 만나서 말 다 배우고 무술 익히고 가끔 마법도 익힌다. 하지만 여기서의 주인공은 생존을 위해 옷을 훔치려고 강도짓을 하는데 실수로 사람을 죽이고 합리화하기 위해 '이곳 사람들은 자기와 같은 사람이 아니다' 하고 마음 먹기도하고 불 타는 마을을 바라보며 트라우마에 걸리기도 한다. 나는 1권에 나오는 몇몇 장면은 생존에 대해 스트레스 상태에서 저지르게되는 걸로 이해한다. 나중에 여러 면에서 악당이면서도 훌륭한 군주가 되지만 이 얘기는 네타가 될거 같아 생략한다.
세계관도 잘 짜여졌다. 일단 마법은 없다. 소드 마스터도 없다. 막 철기 문명이 들어서고 대부분 영주와 성벽 소규모 마을/ 군사력은 100명 내외다. '기사'라는 존재가 시대상에 비해 이르긴 하지만, 다른 세계라고 이해하면 쉽게 읽힌다. 주인공 이외의 인물들의 개성도 잘 살아있다. 요 근래 들어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영지물인 남작 군터와 비교하자면 군터는 귀족다운 생각으로 올곳게 시작하여 옳지 못한 세상의 현실과 타협하면서도 정도를 지키는 세상을 꿈꾸지만, 악당의 영지의 아일은 영지전을 해도 규칙과 정도가 있는 세상에서 살아남고 정복하기 위해 그것을 깨고 자신의 이익을 쫓는다. 군터는 진정 백성을 사랑해서, 아일은 자신을 위해서 백성들의 삶의 질을 좋게 만든다. 그렇다고 악당의 영지가 마냥 비겁한 짓만 하는건 아니다. (전략 전술들이 기사들에게 잘 안받아 들여지는거 뿐이지 이성적이고 효율적이다.)아일은 가끔 감동하고, 고뇌하고, 자책하기도 하면서 영지를 이끌어간다.
퀘른으로 가게되는 아일의 행보가 궁금해진다. 작가님이 5권 이후 2부를 쓰시겠다고 하시니까 계속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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