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김정률
작품명 : 다크 메이지/ 하프 블러드
장르: 퓨전판타지
김정률님의 글을 재미있다.
소드엠페러를 시작으로 하프블러드, 최근에 나온 트루베니아 연대기를 재미있게 읽었지만, 다크 메이지와 데이몬은 읽지 않았다. 아니, 읽지 않았다기 보다는 다크 메이지는 3권에서 손을 놓았다가 최근에 다시 읽게 된 셈이다.
사실 다크 메이지의 도입부분은 상당히 재미있었다. 주인공이 잘생긴 외모가 아니라는 것과, 초반부에 이계로 넘어온 뒤 약하게 그려진 모습이 나는 맘에 들었다.
'이번에는 양산라인을 타지 않으려는 건가?'하는 생각에 잔뜩 기대를 했었다. 문체도 소드엠페러 때보다 훨씬 좋아졌다고 느꼈으니까. 그러나 결론은 '역시나'여서 실망이 컸던 작품이다.
초반의 흐름을 유지하기에는 아마도 흥행에 대한 부담이 컸던 탓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그렇다고는 해도 갑자기 강해지는 스토리 라인이라던가, 거의 존재감이 없는 일행들, 드래곤을 참 우습게 여기는 안일함 등은 마지막권까지 읽기 참 힘들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김정률님이 작품에 대해 진지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후속작 하프 블러드에서 느낄 수 있듯이, 작가님이 원래 쓰고 싶었던 '다크 메이지'는 하프 블러드쪽에 가까운 내용이 아니었을까 짐작해 본다.
개인적으로 하프 블러드는 김정률님 최고의 작품이라 평가하고 싶다. 반은 인간, 반은 오우거란 위험한 설정을 대담하게 내놓으신거라던가, 성급하지 않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실력은 수준급이다.
후반에 주인공이 갑자기 인간이 되는 부분에서는 맥이 탁 풀리기는 했지만, 이해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주변에 아는 사람에게 하프블러드를 추천해본 결과.
'뭐? 주인공이 오우거라고?'
'완전한 오우거는 아니고 반은 인간인데...'
'됐어. 주인공은 역시 인간인 것이 좋아.'
... 라는 식의 대화가 반복되곤 했으니까.
김정률님은 참 노력하는 작가라는 생각을 한다. 작품을 새로 낼때마다 문체가 발전된 것이 느껴지니까. 다만 그 노력이 '독자가 많이 보는 작품'을 지향하기 위해 종종 흐려지는 때가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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