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강승환
작품명 : 열왕대전기
출판사 : 로크미디어
안녕하세요. 여기 문피아에서 글 적어보는것은 처음입니다. 열왕대전기 완결을 보고, 여기에도 비평을 적어봅니다. 네이버카페에 '데니스y'라는 닉네임으로 열왕대전기 비평썼는데, 여기에 정리해서 다시 올려봅니다.
강승환님이 퓨전판타지를 통해서 자신의 종교에 관한 생각을 썼다고 생각합니다. 전생기때도 그랬지만 말이죠. 그래서 여러가지 의미도 있지만 단점도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이 작품의 장점부터 말씀드릴게요.
<<1>> 이 소설의 5가지 장점
1-1 퓨전소설에서 '현대지구인'과 '판타지세상'의 이념의 다툼. 생각의 다툼을 제대로 표현해주었습니다.
원래 양산형 퓨전판타지 소설에서는 현대 지구인이 판타지 세상으로 가도, 재밌게 웃으면서 그들의 세상에 잘 녹아들면서 여행을 즐기거나, 깽판치거나, 마왕을 물리치는게 보통의 스토리입니다. 그에 반해서, 이 소설은 주인공과 판타지 세상의 인물들이 끊임없이 이념과 생각이 다투게 됩니다. 초반부에 특히 그런 부분이 많습니다. 중반넘어가면서 그런 모습이 많이 줄어들어서 안타까웠어요...
(예1)주인공이 평민들에게 잘 대해주었는데, 평민들이 자기 먹고사는걸 위해서 주인공을 뒤통수 때린다든지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예2)영지 내에서 귀족제도를 고쳐서 기사라도 노예를 학살하면 벌을 내리는 장면도 있죠.
1-2 새로운 무기의 발견 : 슬링(돌팔매)
슬링(돌팔매)는 고대부터 중세까지 썼던 무기라고 합니다. 다윗이 골리앗을 죽일때 썼던 물맷돌이 바로 슬링입니다.
이 소설에서는 초반부에 이 슬링에 관해서 매우 자세히 나오고, 그 활용을 자세히 적어두었습니다. 슬링을 주인공 카르마는 매우 잘 이용합니다. 초반에는 칼은 하나도 못쓰는데, 이거 하나로 적들을 무찌르고 다녔죠.
보통 판타지 소설에서 전사면 무조건 검만 쓰는것과 비교할때, 정말 획기적입니다. 슬링이라는 새로운 무기를 발견해서 썼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이 작품은 가치가 있습니다.
하프블러드에서 레온이 창으로 소드마스터 되는거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소설에서는 '슬링'이라는 새로운 무기가 나와서 좋았습니다.
1-3 뛰어난 괴물(마수)과의 전투씬
이 분은 정말 전투씬을 잘 묘사하는 분입니다. 간결하게 묘사하면서도, 중간중간 해설을 통해서 설명하는게 대단하더군요.
특히 이분이 제일 잘하는것은 마수(대형 괴물)과의 전투를 잘 묘사합니다. 강승환님이 쓴 '신왕기'에서도 그런 마수와의 전투묘사가 많이 나왔죠. 정말 괴물과의 전투는 이 분이 제일 표현을 잘한다고 생각합니다.
1-4 탁월한 전쟁묘사
전쟁묘사도 굉장히 잘하세요.
작가분이 전쟁에서 여러가지 전략을 설명하는데, 신기한게 복잡하게 느껴지지가 않더군요. 작안의 샤나에서 보면 집단전투 묘사가 중간에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데, 이분은 그냥 책 읽기만 하면 머릿속에 바로 이해가 됩니다. 그러면서도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전쟁묘사를 하세요.
1-5 실감나는 훈련과정
정말 주인공이 눈물날 정도로 훈련을 열심히 합니다. 훈련하다가 몸을 망가뜨릴뻔도 합니다. 드래곤이나 엘프가 이 소설에는 없다 보니, 갑자기 '뻥'하고 강해지는 것은 없습니다. 주인공이 훈련중독이라고 할 정도로 열심히 수련해서 강해집니다. 이런 훈련과정도 작가님이 잘 표현하셨습니다.
특히 내공수련(단학) 설명하는것을 읽어보면 정말 작가님이 직접 훈련해본 적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장공(엉거주춤 서서 하는 기수련)의 경우에 그런느낌이 강하죠. 어디서 자료를 읽어보고 한 것이 아니라, 정말 자신이 직접 해보고, 그 효과를 경험해서 그렇게 많이 참장공에 관해 썼다는 생각이 듭니다. (왠지... 작가님이 이 작품의 카르마처럼 병에 걸렸을때 이상한 기도원에 가서 고생했다가, 기수련해서 몸이 좋아진거 같은.... 그런 느낌이 듭니다.)
어쨌든 이런 카르마의 훈련과정을 읽다보면 정말 치트키 하나 안쓰고 정직하게 게임하는 장면이 떠오릅니다.
<<2 >> 작가님의 종교에 대한 증오와 사랑이 담겨있는 소설
작가님이 요새 독자들이 재밌어하는 방향과 상관없는 방향으로 주제를 선정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물론 제 생각이 틀릴수도 있지만 말이죠. (하긴... 작가가 자기가 쓰고 싶은 글을 써야지, 그냥 독자에게 인기있는 글만 쓰는것도 바람직한것은 아닙니다.)
제가 책을 읽고 되짚어 보면서 이 소설의 주제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렇게 하고, 깨달았는데 열왕대전기는 정말 종교에 관한 애증이 담긴 소설입니다. 중간중간 나오는 영지물의 발전과정보다 루마교와 베다미네교와의 전투가 많이 나옵니다. 특히 베다미네교에 대한 비판이 이 소설에서 많이 나왔죠.
제 생각으론 이 소설의 주제는 "종교와 인간의 사투, 그리고 인간의 해방"입니다.... (참고로 저는 이런 주제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작품속에서 종교와 관련된 장면들> 일단 기억나는 것들만 적어보았습니다. 이외에도 정말 많습니다.
(예1) 극초반부에 병을 얻었는데, 잘못된 종교시설에 가서 고치려 하다 트라우마를 얻은 주인공.
(예2) 루마교(주인공이 있는 영지 : 북요크의 토착종교)를 핍박하는 것을 막는 것 때문에 싸우는 장면.
(예3) 베다미네교에서 대지성사 때문에 돈을 쓰지만 오히려 땅이 황폐해지는 장면. (이걸 통해서 종교의 문제점을 말하려고 하신 것 같네요.)
(예4) 주인공이 종교개혁을 실시하는 장면. (이걸 위해서 메이르가 등장했다)
(예5) 후반부엔 주인공이 직접 베다미네교의 신과 싸우다가, 내공운용에 문제가 생긴다. 하지만, 마지막 쥬드로와의 싸움을 통해서 베다미네의 신성력을 끊어버린다. (소드마스터 쥬드로는 이걸 위해서 나온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네미여신의 신성력을 끊을 정도로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그렇게 묘사를 많이 했다고 생각함)
(예5) 22권 거의 끝부분에 나오는 아래 설명이 결정적입니다.
<이 신관을 보니 당시 만났던 여신의 모습이 오버랩되었다.
'알고보면 아무것도 아니었어'
....중략.......
세월이 약이다.
세월의 힘을 빌려 카르마는 신을 만난 충격을 조금씩 극복해 나가고 있었다. 그러다 신관의 초라한 모습을 보았다.
후광효과라는 게 있다. 한사람의 인상이 그 사람이 속한 전체 집단의 인상으로 보이는 효과다.
후광효과로 신관이 여신과 겹쳐 보였다. 신관만큼 여신도 초라하게 보였다. 초라해 보이는 여신을 보며 카르마는 비로소 과거의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 열왕대전기 22권에서 -
제 생각에 열왕대전기는 영지물이 아니라, 한 남자가 종교때문에 생긴 트라우마를 극복해가는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맨처음 22권 읽었을때는 "왜 이렇게 빨리 끝냈을까?" 궁금했는데, 지금보니, 작가가 하고싶은 얘기를 다 했으니까 그냥 소설을 끝낸 것입니다. 자신이 쓰고 싶은 '종교와 한 인간의 투쟁, 극복'을 다 썼으니까 빨리 끝냈다고 생각합니다.
메이르, 루마교의 신녀, 네미교의 성녀 등의 캐릭터도 종교에 관한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서 나온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4>> 정말 재미를 떠나서 여러가지로 가치있는 책(내용추가함)
(작가님이 장기연재를 처음 하시다 보니까... 자신의 인생관과 종교관, 배경지식을 모두 압축해서 표현하려고 하셨다고 생각합니다.)
위에서 적은 내용은 빼고 적습니다.
4-1 철학(종교)서적으로서의 가치
종교에 대해 비판하는 것도 철학서적이라고 할 때에, 이 열왕대전기는 작가의 종교관을 표현한 철학서적입니다.
'신은 죽었다'는 철학자 같은 느낌이 강승환님에게서 듭니다.
(이 작품은 작가님의 종교에 대한 애증이 너무 진하게 느껴집니다. 이 소설을 다 읽은 다음에 이 소설에서 나오는 작가님의 종교에 대한 증오를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뻐근하게 갑갑해 옵니다. 너무 안타깝습니다.)
(강승환 작가님이 '전생기'에서 가장 심하게 실수한게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생기'는 열왕대전기보다 더 분명하게 작가의 종교관을 드러내셨습니다.)
4-2 정말 정말 현실적인 내공수련법
참장공을 비롯한 기공수련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좋은 책입니다. (물론... 지어낸 부분도 있는거 같아요)
예전에 제가 기공수련 책 몇권 보고 따라하기도 했었는데... 정말... 강승환님 자신이 직접경험한 수련들을 표현했다는게 느껴집니다. 그게 느껴져서 소름끼칠 때가 있습니다. 이렇게 제대로 표현한 소설도 처음이에요..;;;;;;;
(예1) 참장공, 동공, 명상 등에 관해서 너무 사실적이에요. 카르마가 맨 처음에 단학 관련 책을 한수레넘게 읽었다고 하는데, 작가님도 정말 그정도로 기공수련책을 읽으셨다고 생각합니다.
(예2) 카르마의 제자 오르드가 기공수련을 시작하는 장면. 작가님은 이걸 통해서 독자들에게 기공수련의 중요함을 알려주려고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거.. 아무리 봐도 카르마가 작가분의 인생을 압축해서 보여주는거 같아요... 자꾸 그런생각을 지울수 없네요.)
4-3 스트레스 관련 명상집으로서의 정말 가치가 있는 책
심마를 '심각한 스트레스'로 보고 다시 이 책 내용을 떠올리기 바랍니다. 카르마의 행동은 스트레스를 받을때 어떻게 행동할지를 우리에게 가르쳐 줍니다.
(예1) 심마는 관조를 통해 바라보면 줄어든다는 내용이 열왕대전기에서 나옵니다. 이건, 서양에서 만든 스트레스관련 책에서 스트레스는 무시하지 말고 직접 알고, 표현하기만 해도 줄어든다고 나오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예2) 카르마가 마음에 심마가 찾아오려고 할때에, 철을 두들겨서 칼을 만드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내용이 굉장히 길게 나오고요.
뭔가를 두들기는 대서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승만대통령은 스트레스풀때 도끼로 장작을 팼다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화나고 답답할때 뭔가를 두들겨서 스트레스를 풀자는 교훈을 얻게 되었습니다.
4-3 독특한 마법의 체계
(작가님은... 정말... 다른 사람이 만들어둔 체계를 따라가는것을 싫어하시는것 같아요;;;;)
융합마법, 3차원마법, 흑마법(매혹, 전이의 술 등)의 마법을 새로 정립하셨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 소설에서 흑마법의 개념은 정말 독특했습니다. 흑마법은 다른 작가들이 이용해서 썼으면 좋겠습니다. 흑마법이 마수소환만 한다는 것은... 조금 아쉽죠..
<<5>> 이 소설이 중반이후에 반응이 안좋은 이유(내용추가함)
5-1 10대, 20대 초반의 연령층이 좋아하는것과 다른 내용이 많다.
작가의 인생관도, 종교관도, 내공수련도, 심상훈련도, 심마에 관한 내용도... 다 일반 독자와 크게 관련이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작가님은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잘 알려주고 싶어서 이 소설에 넣었겠지만, 대여점에서 책 빌리는 독자들은 그걸 위해서 책을 빌리지 않았을 겁니다.
독자들은 너무나도 힘든 삶에 재미를 얻고, 위안을 얻기 위해서 책을 빌려봤을 겁니다.
(요새 이고깽에 먼치킨 소설이 인기가 괜히 있는게 아닙니다. 이건 어쩔수 없는 심리적인 현상입니다. 계속 퍽퍽한 인생에 시달리다 보면, 술로 잊고 싶은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5-2 작가도 중반 이후에 지쳐버렸다.(슬럼프)
여기 문피아에서 나오는 것중에 중반이후에는 오타도 나오고, 문장도 대충 때우는 듯 하다는 말이 많이 나옵니다. 제가 봐도 조금 그런감이 있습니다.;;;;
중반 이후에 작가님께 슬럼프가 찾아왔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소설에는 중간에 슬럼프 없이 끝까지 힘차게 연재하길 바랍니다.
5-3 느린 연재속도
이것도... 큰 실수였습니다.
장르문학은 빠른 연재가 생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자가 주로 책방에서 빌려보기 때문에 연재가 느리면 앞 내용이 까먹는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독자는 빨리빨리 나오는 책을 좋아합니다.
(김공장장님이 계속 잘나가는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6>>내가 제안하는 이 소설을 재밌게 읽는법(내용추가함)
1. 강승환님이 이 소설에서 새롭게 시도한 내용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면서 읽는다.
2. 카르마를 통해 작가의 인생관과 종교관을 어떻게 표현했는지 생각하면서 읽는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읽으면... 정말 섬뜩할 겁니다. (대체 작가님은 예전에 어떤 일이 있었던 겁니까??) 그걸 생각하고 나면 이 소설이 철학/종교소설이라고 제가 한 말이 이해가 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3. 작가의 인생경험을 듣는다는 기분으로 읽어본다.
<<7>> 강승환 작가님께 제가 바라는 것
(물론 설마 강승환님이 이 글을 읽겠나 싶지만은 그래도 적어봅니다.)
전생기때도 그랬는데, 역시 이번에도 이런 내용으로 가셨군요. 작가님은 종교에 대한 애정과 증오를 조금 줄이시는 것은 어떨지요? 종교에 대한 생각을 무리하게 글에 쓰는것 때문에, 글이 독자들이 추구하는 재미와 맞지 않는 방향으로 가는 느낌이 듭니다. 보통 판타지를 읽는 독자들은 종교나 철학에 관해서는 크게 관심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종교에 관한 내용을 전개하려고 하다 보니, 내용전개가 많이 느려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조기종결한것 같은 느낌이 들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종교에 관한 내용이 중간중간 작가님 글의 흐름을 막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작가님의 글솜씨는 정말 훌륭한데, 종교에 대한 애정과 증오가 작가님의 글솜씨가 화려하게 가지치고 자라나는 것을 막고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일반현대소설을 써보는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일반 현대소설을 쓰셔도 잘 쓰실 작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정말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다음 작품에서는 더 나아진 작가님의 글을 기대해 봅니다.
[[내용추가했습니다]] 작가님을 위해서 드리는 말씀인데, 작가님은 이 소설에 등장했던 '힐테른의 검'같은 글을 쓰는게 어울립니다. 빠르게 새로운 사건, 새로운 인물, 강력한 힘으로 쉴틈없이 독자들을 몰아부치는게 작가님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전 그래서 재생을 독자들이 좋아한다고 생각해요. 쉴새없이 자하르의 강력함으로 몰아부치니까요.)
그래서 위에서 종교에 관한 애정과 증오를 줄이라고 말씀드렸던 것입니다. 종교에 관한 내용은 어쩔수없이 소설의 흐름을 느리게 합니다. 작가님의 힐테른의 검을 중간에 흐름을 끊어놓습니다. 이런 흐름을 느리게 하는 요소들을 하나하나 줄이고, 파워풀하게 밀어부치십시오. 그럼 많은 독자들이 만족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작가님이 쓰고싶은 글을 쓰는거니까, 여기에 관해서는 작가 고유의 권한이겠죠.)
비평이 길었지만, 정말 강승환님의 작품이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적었습니다. 다음에 더 재밌는 작품으로 다시 오시기를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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