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김민혁
작품명 : 리미트
출판사 : 파피루스
리미트의 주인공은 예지능력을 가지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벌어질 일을 미리 알아내어 상황에 대처하고, 소중한 사람에게 닥칠 위험을 사전에 차단할 수도 있다. 영화 엑스맨이나, 점퍼처럼 초월적 인간을 동경하기에 리미트의 설정은 제법 흥미를 끌었다.
초반부를 읽고서 든 느낌은 '재밌다' 였다. 시작부터 주인공이 비참한 일을 겪는 설정또한 시련을 이겨내고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예상할 수 있어 기대를 갖게 했다.
하지만 2권, 3권 계속해서 읽어 갈수록 점점 스토리의 말안되는 진행들에 혀를 내둘렀다. 심해도 너무 심하다. 양산형 판타지가 이런 것인가.
레이안은 스승인 시리우스의 도움으로 살아나, 마법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레이안의 가문은 물론 가족들이 모두 비참하게 살해당했을 뿐만 아니라, 레이안 또한 쫓기는 신세다. 아무런 준비도 계획도 없이 단지 마법을 배우겠다는 이유로 마법학교에 입학한다는 것은 '나 죽여 줍쇼.' 하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결국 입학하자마자 쫓겨 도망갈 신세가 될 것이면서 뭣하러 처음부터 죽을 각오로 입학했는지, 아니 내용중에는 스승인 시리우스가 본소속이 마탑이므로 당연하다는 듯이 입학한다.
더 재미있는 것은 황녀가 마법학교에 신분을 숨기고 입학한다. 후에 황궁에서 다시 레이안과 만난다. 일개 하급기사(레이안이 마검사므로)가 황궁에서 황녀와 부딪혀 돌아보는 설정은 기가 막힐 노릇이다. 황녀가 아무리 황궁이라도 혼자서 돌아다니겠거니와, 황녀가 옆집개도 아니고 길가다 마주치는 스토리설정은 더 이상 읽는 것에 대한 의미를 두지 않기로 마음 먹게 하기에 충분했다.
막장드라마를 욕하면서 계속 보는것과 같을까. 뒷내용에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며 신기하고 기묘한 스토리가 계속되었지만 꾹 참아가며 읽었다.
동맹국의 공주가 일개 기사 신분인 주인공을 며칠봤다고 사모하는 마음을 가지고, 쉽게 살아돌아올 수 없는 북방민족의 영역에 가는 일에 황녀가 고위클래스의 마법사라는 이유로 황제의 허락을 아주 쉽게 받아내어 떠나는 등 기상천외한 일들이 수없이 벌어져 이것이 진정한 '판타지'소설이라는 것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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