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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9 레프라인
작성
14.11.23 08:59
조회
3,782

제목 : 고깃집 주인인데 세상을 구해도 되나요?

작가 : 성현씨

출판사 : 현재 문피아 연재중


*미리니름 있을 수도 있음 잘 모르겠음*


'고깃집 주인인데 세상을 구해도 되나요? (이하 '고깃집')'는 성현씨님 (구 아이디 악마의혼님)이 연재하고 있으며 https://blog.munpia.com/cska/novel/25492 11월 7일까지 25회까지 연재되었다. 프롤로그가 있으니 26회라고 봐도 무방하겠다 (이후 더 연재됨). 남성 독자 90% 여성독자 10%이며, 20대에서 40대까지가 주된 독자층이다. 정말 우연히 걸린 글이고 사전 정보 하나 없이 독특한 제목만 보고 낚여서 읽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고기에 관해서 좀 알아보고 있던 참이기도 해서 더 그랬다.


1. 이 글의 미덕
우선 이 글은 '쫌 웃긴다'. 재미있는, 코믹한 글이다.  옛날 취몽객님의 중사 클리든 한창 연재할 때를 생각나게 한다. 폭풍싸대기를 날리는 폭소는 아니고 읽어 가다가 쿡 하고 웃게 만드는 게 이 글의 맛이다.
막 쓴 글이 아니다. 줄거리가 뚜렷하다. 그냥그냥 흘러가는 줄거리가 아니라 짜임새가 있다 (이 짜임새는 각각의 연재분에서도 기승전결 구조로 나타난다). 작가님이 글의 구조에 대해 고민하고 쓴 글이라는 것이 엿보인다. 이 짜임새는 연재가 진행되면서 큰 기복 없이 유지된다.
다음으로, 캐릭터들이 괜찮다. 캐릭터들이 프롤로그 때부터 우글우글 왁자지껄 쏟아져 나오는데, 이들은 줄거리가 전개되면서 적절하게 자기 역할들을 다한다. 캐릭터의 개성도 잘 구별되는 편이며 동시에 지나치게 캐릭터에 의존하지는 않는다. 
또 하나의 두드러지는 특징은 소재이다. '고깃집' 이라는 소재는 일단 독특하며 눈길을 끌고, 다른 글과 뚜렷이 구분된다. 창업으로 치면 자기만의 특이한 아이템, 논문으로 치면 차별화되는 주제이다. 이 소재가 메인스트림이냐, 인기가 있을 만한 소재이냐는 질문이 나올 수도 있으나 나는 개인적으로 이 '독특함'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2. 이 글의 (미덕일 수도 있거나 아니면 그냥) 특징
흥미롭게도 이 글의 프롤로그는 에필로그이기도 하다. 즉 결론을 아는 상태에서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보는 것이다.
남성간의 동성애 코드가 이 글을 끌어 가는 장치의 하나로서 역할을 한다. 이 코드는 코믹 클리셰로서 역할을 하는데 약간의 정치적 안 올바름과 남성간 동성애에 대한 고전적인 일반화가 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좀 웃긴다. 글을 읽으면서 떠올린 것이 영화 폴리스 아카데미 1,2의 게이 바 장면이었다 (영화에서도 동성애에 대해 심각한 묘사를 한 게 아니고 웃기는 해프닝으로서 묘사하였다). 사실 동성애 코드는 이 글을 전개시키는 수단이기는 해도 글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아니다.
나는 이 글을 이끄는 진짜 모티브는 '유사 가족'의 형성이라고 본다. 주인공이 다른 캐릭터들과 관계를 맺는 과정을 읽으면서 전경린의 '난 유리로 만든 배를 타고 낯선 바다를 떠도네 (이하 유리 배)' 를 떠올렸다. 소설 '유리 배' 에서 주인공은 가족의 해체를 겪고 결말에서 주인공의 이부 동생과 가족을 이루어 사는데 권말의 해석에서 이 결말을 '유사 가족의 형성'으로 해석했다. 한편 '고깃집'에서 주인공은 몇 가지 사건을 겪으며 본래 혈연관계가 없던 다른 캐릭터들과 유사 가족을 형성하고 거기서 정신적 안정을 얻는다. 하다못해 고깃집 이름도 '가족'이다. 
이 훈훈한 전개의 전제 조건이 되는 것은 역설적으로 주인공의 고독이다. 단순히 주변에 사람이 없어 외롭다 정도가 아니라, 심리적 안정을 찾고 신뢰할 수 있는 인간 관계(특히 가족, 그 중에서도 직계 가족)에 대한 결핍과 타인으로부터 받은 심적 상처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 고독은 1회에서 전면에 드러났으며 2회로 넘어가기도 전에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해결되었지만, 고독에 대한 서술은 일면 건조하면서도 어쩐지 격정이 섞여 있어 은근히 마음 아프다. 요즘 말로 웃프다고 하면 될 것 같다. 
글은 가볍게 읽을 수 있다. 무겁고 진중한 스타일을 선호하는 독자에게는 안 맞을 수도 있겠다. 기본 구조는 튼튼하지만 디테일이 빡빡하지는 않다. 그림으로 치면 크로키나 스케치 같은 느낌이다.
11화의 줄거리는 특정 문제를 과학적 방식을 동원하여 해결하는 한 예이다.


3. 아쉬운 점
이 글은 아쉽게도 문장력으로 나를 사로잡지는 못했다. 문장을 능란하게 구사한다기보다는 줄거리를 이끌어 가는 보조 수단 이상으로 자리를 못 잡은 것 같은 느낌이다. 작가 고유의 문체나 분위기가 완성되어 있다는 인상 역시 받지 못했다.
맞춤법이 군데군데 안 맞는 부분이 있으며 몇몇 단어의 구사가 어색하다는 느낌이 든다. 대화에 물결 무늬 (~) 가 너무 많지 않나 싶다. 한편 특정 상황에서 같은 단어가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
글 내 설정에서 마법 주문은 한자어 계열인데 통화 단위는 골드와 실버이다. 일종의  동서양 퓨전인데 이음매가 매끄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의 배경은 전체적으로 서양풍이다).

4. 내 맘대로 뽑은 강렬한 인상을 주는 대목들
- 레온은 세 살 때 돼지고기를 잘랐고 다섯 살에는 소를 직접 도축하였으며 일곱 살에는 못 잡는 가축이 없었다.
- 네 신념대로 행동하렴. 상처를 받아서 주저앉지 말고 진정으로 믿을 만한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을 찾으렴. 상처를 발판삼아 딛고 일어서렴.
- 사랑도 포기했습니다. 그러니...... (중략)...... 상관없습니다.
- 여보야는 육아를 부탁해! 나는 돈을 벌어올게!
- 그 방문자가 나이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포장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 하지만 오빠는 달랐어..... (중략)...... 우린 오빠를 절대 잊지 않아.
- 커밍아웃 학장, 화난 공주님, 내 마법 훔쳐간 도둑놈, 배신한 전 연인과의...... (후략)
- 여성 혐오증을 고치기 전에 내 정조부터 걱정해야 하는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 이제 이렇게 된 이상 크리스랑...... (후략)
- 우리는 이제 가족이야.
- 고기!고기!고기!고기!


링크 https://blog.munpia.com/cska/novel/25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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