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벌렐레
작품명 : 벌렐레
- 한 소녀가 용에게 재물로 바쳐집니다. 그런데 용은 소녀를 잡아먹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하늘에 떠 있는 섬에다 데려다주었습니다. 여기가 어딜까요? 네, 부유섬 ‘램프리마’입니다. -
여러분들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전 선호작품의 목록 위치가 가끔 변합니다. 보통 새로 선호작품에 등록시키면 그 작품은 목록의 제일 밑에 추가되는데 아주 마음에 들면 그것을 위로 끌어올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 선호작품의 위에서부터의 순서는 개인적인 작품의 선호도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제일 위에 위치한 작품은 ‘벌렐레’입니다.
벌렐레를 처음 접하면 이게 무슨 소린가 하는 생각을 한동안 하게 됩니다. 작품만의 고유한 세계관을 조금씩 풀어놓다보니 모든 이야기가 생소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알고보면 별로 복잡하지도 않습니다. 요즘 많이 나오는 판타지 작품들의 개념과 거의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등장인물들의 이름에만 익숙해지면 금방 익숙해집니다. 단지 그렇게되는데 걸리는 시간이 다른 쉬운(?) 작품들보다 다소 오래걸릴뿐이죠.
벌렐레의 또다른 문제는 기준치를 잡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처음 작품을 들여다봤을때는 동화 같았기 때문에 사건이 벌어졌을 때 조금은 배신감도 느꼈습니다. 갑자기 환상에서 현실로 끌어내려진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그래서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작품을 잡았는데 도로 느슨한 전개로 돌아서는 겁니다. 뭔가 더 일어날거 같기도 한데 아직 이야기가 나아가지 않았습니다. 분명 주인공이 재인거 같긴 한데 누가 주요인물인지 딱 잘라 말할 수 없다는 것이 이 작품의 현재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되는군요.
벌렐레의 단점을 미리 이야기한 것은 이 작품이 무척 매력적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다른 작품에서 위의 문제가 발생했다면 전 이미 작품을 접었습니다. 어리둥절한데다가 작품의 흐름이 기대를 배반하기까지 하면 머리보다 마음이 작품을 거부합니다. 더 읽을 필요가 없지요. 하지만 네, 그렇습니다. 벌렐레는 그런 것을 감안하고도 연재가 기다려지는 작품인 것입니다.
우선 벌렐레는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그냥 검 뽑고 용 베고 반대하는 애들 다 몰아내고 자기가 왕 해먹는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물론 기대하기 때문에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면 가슴이 아픕니다. 하지만 계속 이야기가 듣고 싶은 마력이 이 작품에는 있습니다. 계속 듣다보면 ‘아, 이런걸 이야기하려고 하는구나’하고 알수 있겠지만 아직은 밑그림만 어렴풋이 보이기때문에 아련하기만 합니다. 걱정되는 것은 이런 안개 속 여행을 싫어하시는 분들도 적지 않다는 것이지요. 그래서인지 벌렐레는 선작수가 무척 낮다고 합니다. 안타깝습니다.
또한 벌렐레에는 무언가 의문이 있습니다.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사회의 구성 요소에 대한 의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소설 속에까지 현실의 참담함을 가져가고 싶지 않으시겠지만 아무래도 벌렐레는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거부감이 들었던 때도 있습니다만 그것도 받아들이자 작품이 더 즐거워졌습니다. 단지 많은 분들이 이것을 극복하지 못할까봐 걱정되는군요.
한번 벌렐레를 잡아보세요. 새로운 세계가 기다리고 있답니다.
PS.
사실 감상문을 쓰기가 무척 망설여졌습니다. 딱히 이거다하고 집어내기가 모호했기 때문인데 작가님이 낮은 선작수와 줄어드는 조회수에 회의를 느끼시는 거 같아 응원차 글을 남겨봅니다.
저는 이런 작품이 문피아에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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