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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들의 전쟁

작성자
Lv.12 JJunii
작성
06.08.25 16:48
조회
1,649

작가명 : 홍성화

작품명 : 용들의 전쟁

출판사 : 청어람

코스모스스토리, 타락고교, 투귀류, 묵시강호 등으로 유명한(그 연중으로 더 유명한..;;) 레디오스 홍성화님의 신작 용들의 전쟁이 출간되었습니다.

아직 못보신 분들을 위하여, 소개 겸, 추천 겸, 감상 겸, 이벤트(?) 겸, 글을 올립니다~

처음으로 쓰는 감상글이라 잘 써질지는 모르겠네요. 일단 시작합니다.

레디오스님의 글을 예전부터 좋아했습니다. 특정 작가의 글을 좋아하는 것은....... 뭐, 그냥 마음에 드니까, 취향이 맞으니까, 좋아하는 것이지요. 이제껏 그 이유를 특별히 생각해 본 적은 없었습니다.(귀차니즘..;;) 어쨌든 감상글을 쓰려고 하면서 감상의 내용이 없는 것은 말이 되지 않으니 열심히 고민하며 그 이유를 떠올려 보았습니다.

음, 레디오스님의 글의 특징이라 한다면 재치있는 장면구성을 들 수 있을듯 합니다. 레디오스님의 글을 보다보면 가끔 드는 느낌이, 마치 안면을 두들기는 잔펀치에 시선을 뺏겼을 때 필살의 보디블로우를 맞는 느낌이랄까요...(음..;;)

간단한 예를 들자면.

<다음날 새벽에 육모탕이 제일 먼저 일어났다. 2주를 고생했으니 제일 늦게 일어날 법도 한데, 막당보다 먼저 마당에 나와 기지개를 켠 것이다. 사실 육모탕은 밤 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잠을 자기 위하여 수백 마리의 초구가 폭포 아래로 뛰어내리는 것을 세었지만, 정신은 맑아지기만 할 뿐이었다. 새벽이 더뎌 몇 번이나 몸을 뒤척였는 지 모른다. 충혈된 눈으로 샛별을 맞이하니 아직도 여우가 울었다. 샛별이 저곳에 있지 않았다면 아직도 밤이라 여겼으리라. 육모탕은 폭포수로 걸어가 세면하고 가슴을 진정시켰다. 그리고 막당의 방에 거침없이 들어갔다.

“일어났느냐?”

“예, 사부님.”

막당은 이불을 개던 중이었다. 육모탕이 흐뭇한 얼굴로 몸을 돌렸다. 막당이 뒤따라 나오자 씻으라고 명령했다. 폭포수를 향하는 막당의 뒷모습을 보니 절로 웃음이 나왔다.

“이 어찌 복이 아니랴.”

육모탕은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어깨를 들썩거렸다. 2주 동안 도망만 치느라 삭신이 쑤셨다. 하지만 문제되지 않았다. 관군의 창에 쫓기고 강호의 검이 목에 닿을 때 육모탕은 낙화동을 생각했다. 시체와 진탕이 가득한 땅을 뒹굴면서 낙화동의 폭포수를 그리워했다. 썩은 시체 무리에 엎드려 죽은 척을 할 때 풍기던 악취를 맡으며 낙화동의 목향(木香)을 되새겼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육모탕의 가슴을 저리게 한 것은 낙화동의 막당이었다. 육모탕은 쫓기는 와중에 스스로에게 수도 없이 놀랐다. 자신이라는 존재가 막당을 얼마나 그리워하는 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가르치고 싶었다. 하루라도 빨리 낙화동으로 돌아가서 막당을 수련시키고 싶었다. 일취월장하는 막당의 모습을 보며 덩실덩실 춤을 추고 싶었다. 왜 지금껏 막당에게 소홀했을까. 이렇게 가르쳤다면. 이렇게, 이런 식으로 가르쳤다면 막당의 실력이 더 늘었을 텐데. 돌아가면. 그래. 돌아가면 이걸 가르치자. 이런 방식으로 가르치면 막당의 무공은 훨씬 나아질 것이다. 폭포수를 가린 나무들 사이로 사라지는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육모탕의 어깨가 절로 들썩거렸다.>

뜬금없는 시작으로 시선을 끌고 의외의 마무리로 뒤를 칩니다. 옮겨놓은 간단한 문장 뿐 아니라 글 전체적인 분위기가 그렇습니다. 재지넘치는 장면장면에 시선을 빼앗기고 있으면 어느덧 상상하지 못할 전개로 흘러가 있는 줄거리에 감탄하게 됩니다.

세세한 줄거리를 묘사하느라 큰 줄기를 놓치지 않고 큰 줄기를 따라가기 위해 인물들의 개성을 무시하거나 상황을 대충 전개시키지 않습니다. 그 조율이 좋아서 읽는 도중 심심함을 느낄 겨를이 없습니다.

이런 부분이 레디오스님의 글 대부분의 특징이라 한다면 이제 용들의 전쟁에 한정지은 특징을 꼽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주인공인 막당은 글중에서 정도의 마음과 사도의 무공을 가진 인물...이라 평해집니다. 정도의 마음, 그렇다고 막당이 전형적인 착한 주인공인 것은 아닙니다.

막당은 거기에 한술을 더 뜨지요. 막당은 바보입니다.

주인공이 바보라는 것은 단점이 있습니다. 바로 주인공의 피동성입니다. 주인공 스스로의 결정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닌 주변의 인물이나 상황에 어쩔수 없이 끌려갈 수밖에 없습니다. 보는이로 하여금 답답함을 느끼게 할 수 있지요.

하지만 글중에서 보이는 어린아이같은 순박함과 선량한 심성을 가진 막당의 모습은 답답함보다 호감이 듭니다. (여기에서 호불호가 조금 갈리는 모습도 보입니다만)

그리고 그 착한 심성이 주변 사람들을 감화시키는 장면이야 말로 이 소설의 백미라 할 수 있을듯합니다. 땅지기 소년과 유법은 그렇다 치더라도 막당의 사부인 육모탕과 제갈당숙이 막당으로 인해 보이는 심경의 변화는 보는이로 하여금 진정 훈훈한 감동을 심어줍니다.

이어지는 신룡대협 막당의 행보중 홍수를 막아내는 장면에서 역시 그렇습니다. 뛰어난 무위로서 군중을 감동시키기보다, 막당은 그 선량하고 굳은 심성을 통해 군중을 감동시키지요.

막당를 제외하고서도, 결코 불의에 굴하지 않는 불과같은 성격의 히로인 한보나 제 2의 히로인(?)이라 불리는 비열하지만 밉지 않은 녹지현이나 동방가의 개성 넘치는 4형제들, 천하제일의 구천대제등 수많은 매력적인 등장인물들은 글의 흥미를 더하고 도대체 주인공의 행보가 어떻게 이루어질지 어떠한 예상도 할 수 없게 만듭니다.

이러한 매력적인 케릭터와 예상하기 힘든 줄거리야 말로 용들의 전쟁이 제 입맛(?)에 맞는 이유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이렇듯 좋은 양념을 적재 적소에 배치에 진정 맛깔 스러운 글을 만들어 내는 레디오스님의 능력이야 말로 제가 그 수많은 연중에도 불구하고 레디오스님의 글을 찾아다닐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상을 쓴다고 했는데, 어느덧 그냥 추천글이 되어버린 듯한..(먼산) 이쯤 단점들을 죽 열거해야 할 것 같은데 하지만 마땅히 단점이 보이지 않는것을 어찌합니까...으음;;;

뭐 어쨌든, 예측 불가능한 글, 훈훈한 감동이 있는 글, 지루할 틈도 없이 독자의 뒤통수를 치는 글을 원하시는 분이라면 용들의 전쟁을 반드시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이상 부족한 감상을 마칩니다~


Comment ' 4

  • 작성자
    Lv.6 제로커멘드
    작성일
    06.08.25 17:41
    No. 1

    주인공 바보같은 소설 저도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 작품에서
    주인공이 2명의 여자를 구하는 장면에서 완전히 감동받은 ㅠ_ㅠ
    얼굴에 문신세기는데 만두와 육포를 먹으며 은혜를 잊지않기위해
    먹는다는 대사가 정말 가슴을 찡하게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4 야채별
    작성일
    06.08.25 18:48
    No. 2

    에? 이거 옛날에 나온거 아닌가요?
    출판한다고 삭제해서 선작 지운거 같은데... = ㅅ=;
    아니면 나온다고 하다가 이제야 나온건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Juin
    작성일
    06.08.25 21:06
    No. 3

    나온다고 하다가 이제 나온거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하얀비
    작성일
    06.08.28 03:50
    No. 4

    전 벌써 나왔는데, 유독 우리 동네 서점에만 없는 지 알았네요.
    한동안 서점을 안갔는데 가봐야겠군요. ^^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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