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학여울
작품명 : 혈염도
출판사 : 북박스
에 일단 중간중간에 3권 내용이 꽤 나옵니다.
그런거 싫어하시는 분은 안 읽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혈염도 3권을 봤습니다.
뭐랄까 날림으로 쓴 것 같지는 않습니다. 나름대로 정성껏 썼다는 느낌은 들더군요. 하지만 그것뿐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무척이나 실망스러웠습니다.
학여울이란 작가의 한계를 보았다고하면 너무 심한 말이 될지요.
3권을 읽으면서 이제는 혈염도라는 글 자체가 실망스럽게 되더군요.
1, 2권을 볼때는 뭔가 진지한 복수극이 기대되었습니다. 물론 중간중간 맘에 안드는 쥔공의 행동도 보였지만 '복수를 위해서'라면 이해해줄만도 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권수가 많아지면 나아지리라고도 생각했고요.
하지만 3권부터 주인공의 행보가 공감이 안가더군요. 아니 아예 1,2권의 행동까지도 이제는 정당화시키질 못하는군요.
일단 복수극이니 의와 협 같은 것을 기대하면서 보는것은 아닙니다.
무언가 맺힌 것을 풀어내며 통쾌하게 전진해나가는 주인공의 행보를 기대하고 보는것이죠.
하지만 의와 협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인간적인 도리는 지키는 주인공을 보고싶었습니다. 억울하게 죽어간 가족의 복수를 한다면 최소한 주인공의 행보로 인해 억울하게 죽는 사람은 없어야 하질 않을까요. 안그러면 목적을 위해서 쥔공의 가족을 죽인 글속의 나쁜놈과 주인공이 다른점이 뭡니까.
그렇다면 주인공에게 죽어간 사람의 가족이 주인공에게 복수를 외치며 나타났을때 뭐라고 할수있을까요.
아니 주인공의 원수한테 복수하겠다는 말이 떳떳하게 나오기나 할까요. 막상 원수와 마주쳤을때 '너는 그럼 복수라는 목적을 위해서 다른사람에게 나쁜짓을 한적이 없느냐'고 묻는다면 뭐라할지 모르겠더군요.
우선 나름대로 뛰어난 무공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걸 가다듬는다는 생각을 안하고 다른 무공을 찾아다니는것도 맘에 안들더군요.
또 웃기는건 도종이었던가 하는 사람한테 무공을 배울 기회가 충분히 있었을때도 자기가 스스로 그 기회를 차버리죠.
이 모습을 두고잘 기억을 안나지만 '진짜 남자'라느니 '남에게 의지하지 않는 굳센의지'라느니 하는 식으로 대화와 설명등으로 상당히 멋진 주인공의 모습으로 미화했습니다.
그리고는 한짓이 뭐냐면 '마도막'이란 문파로 숨어들어가서 무공을 훔쳐배우는겁니다.
허허. 친분있는 고수한테 신세지는것보다 차라리 딴 문파 무공을 훔쳐배우는게 더 '남자다운' 거로군요.
그다음에 마도막에서 도망쳐나온다음의 이야기도 영 이상하더군요.
'적요비'라는 냄새 잘맡는 동물을 데리고서 일단의 추적자들이 나옵니다.
추적이 있다는 걸 안 후의 행동이 한마디로 말도 안됩니다.
우선 지가 먼저 잘못해서 추적이 붙은 것인데 가능한 마도막과 원한을 맺고싶지는 않지만 적으로 맞닥뜨리면 피하지도 않겠다느니 하면서 멀쩡한 마도막 무사들을 암습으로 죽여버립니다. 이 무사들이 무슨 잘못이 있나요. 그 대장이야 약간 원한이 있었지만요.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이런 짓은 못하죠.
거기다가 추적자들을 죽여서 꼬리를 끊겠다고 생각했으면 먼저 할일은 '적요비'라는 짐승을 먼저 죽여야 하죠. 암습을 할거면 기회를 봐서 먼저 그 짐승을 죽여야 하질 않을까요. 생각없이 암습해놓고서는 결국 짐승을 놓치고 말죠. 그후로 줄줄이 따라붙는 추적자들...
하다못해 처음 추적자들이 전력이 그나마 약했으니 추적자들을 좀더 멀리 유인한후에 싸웠으면 나중에 한두명 놓치더라도 도망갈 시간이라도 벌었겠죠.
37살이라면서 머리도 빈 깡통입니다.
이런 부분은 미리 의원에서 사종의 고수 둘을 만나는 전개를 생각하고서 썼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의원에 가서 고수를 만나야 한다는 목표를 위해선 주인공이 크게 다쳐야 하고 그럴려면 아무래도 점점 힘센 추적자들이 나와야 하기때문게 그런 식으로 글을 써나간거죠.
그 만남을 위해서 자연스럽지 않은 전개를 억지로 끌고가다가 보니 주인공의 행동도 덩달아 억지스럽고 어설퍼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이놈의 주인공이 이젠 비겁하기까지 합니다.
홍예마형도의 전수자로 인정을 받아서 마도막의 비호단에서 그들의 우두머리로 받아들이려고 할때 거절을 합니다. 그래놓고서는 나중에 자신의 복수를 마친다면 홍예마형도를 돌려주겠다고 '속으로'만 생각합니다.
이게 뭐하는 짓입니까.
그들의 세력을 봐서는 받아들이는 것이 아무래도 복수에도 유리한 것을 거절한다는게 겉으로 봐서는 정정당당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진정 거절하려고 했으면 홍예마형도를 그들이 내세우는 사람에게 전수해주겠다는 말 한마디는 당연한거죠. 전수하는데 한달이 걸리는 것도 아니고 구결정도면 알려주면 될 것인데 말이죠. 그때 의원집에서 있을때니까 그다지 시간여유가 없는 것도 아니었죠. 정 시간이 없다면 책으로 적어서 줄수도 있고요. 복수하다가 죽을지 살지도 모르니 당연히 먼저 알려주는 것이 인지상정이죠.
그들이 얼마나 홍예마홍도에 목을 매는지 뻔히 알면서 저런 식의 행동을 한다는 것은 결국 이거죠.
찜찜하고 귀찮아서 단주는 못해먹겠다. 난 혼자서 알아서 할테지만 홍예마홍도가 아쉬우면 알아서 나 안죽게 좀 지켜줘.
엄청 이기적이죠. 차라리 '나 대장 할테니까 내 복수에 힘을 보태줘'라고 대놓고 이야기 하는것이 낫지 않습니까.
또 나중에 그 하씨 성 가진 아가씨 나오는 이야기도 영 맘에 안들고요. 지나치게 '후까시(크 일본말 쓰면 안되는데..)'를 잡는다고나 할까요. 전체적으로도 그렇지만 후반부는 더더욱 그렇던데요, 학여울씨가 3권 내내 지나치게 주인공의 '겉멋'을 강조한 것 같습니다. 진실되게 복수를 원하는 '인간'은 없어지고 그저 '책의 주인공'만 보인다는 생각입니다.
어쨌든 이번 3권은 영 실망이군요. 앞으로 별로 안보게 될듯 하다는. 요즘엔 확실히 책보다가 열받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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