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천혈룡은 무난한 글이다. 부드럽게 술술 읽히는 글이며, 그렇게 술술 읽히는 와중에 무언가 짠한 충격이 뇌리를 뒤흔드는, 그런 글이다.
여혼 형님의 감성은 매끄럽고, 서정적이다. 그것이 단천혈룡의 문장에 고스란히 배어 있다. 평소 그 감성은 숨죽이며 숨어 있다가, 어느 한 순간 튀어 나와 독자를 옭아맨다. 좋다. 그저 좋다. 분명 실제로 소리내어 읽어보면 괜시리 얼굴 화끈한 문장인데, 그걸 되새기면 되새길 수록 기억에 남는 거다.
단천혈룡의 강점이라면 역시 매끄럽게 읽히는 문장, 곳곳에 톡톡 튀는 감성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단천혈룡에도 아쉬운 점은 있었다.
사마융이란 한 인간이 바뀌는 과정이, 그가 살아오며 스쳐갔던 지난 세월들에 비하여 너무 급속도로 진전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2% 부족한 무엇이 자꾸 가슴 한 구석에 웅크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 2%의 무엇은 1권에서 2권으로, 그리고 2권에서 현재 웹에 연재 중인 3권으로 넘어가며 많이 희석됨을 느꼈기에 안도의 한숨을 쉴 수도 있었다.
여혼 형님의 건필을 빌며,
김현 올림.
덧. 확실히 웹보다 책이 더 음미하기 좋더군요. 앞으로도 더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형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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