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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고스톱 예찬

작성자
Lv.51 한혈
작성
15.09.30 19:28
조회
757

우리집은 명절 때 모이면 어른들은 술상을 펴 놓고 옆에서 고스톱을 칩니다.

이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동일하게 점수당 백원이고, 상한가 5천원입니다.

그래서 보통 만원 정도면 충분하게 놀게 됩니다. 어쩌다 쓰리고라도 나올 법한 큰 판이 되면 에이 식구끼린데, 하며 적당히 자르는 센스도 있지요.


서양 카드는 패가 안좋으면 나 죽어, 하며 포기하잖아요. 해 보다가도 중간에 패가 안나오거나 상대를 이길 가능성이 없어지면 그 때 죽어도 되구요. 고스톱은 받은 패가 아무리 안좋아도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 중간에 쓰리고를 맞게 생겼어도 포기하는 게 허용되지 않습니다.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반전을 노려야지요.


우리도, 우리 삶도 그렇지 않은가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다고 에이 나 죽어, 할 수 없잖아요.

중간에 대학 떨어졌다고, 사업 망했다고 나 죽을래, 그런 거 안되잖아요.

쇼당이라는 건 또 어떤가요. 어차피 나는 틀렸고 왕창 잃게 생겼을 때, 포기하지 않고 상대방 둘을 경쟁시켜 그 판을 무효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최후의 반전이라 할 만 하지요.

식구끼리 20년 넘게 고스톱을 쳤는데 쇼당패를 붙일 실력이 된 건 한 5년 정도밖에 안되었네요. 그러니까 그 전까지는 계속 잃었고, 요 몇 년은 계속 따고 있습니다.


고스톱, 참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소설에 꼭 넣어 보고 싶습니다.


지나치면 패가망신.... 뭐는 안그렇던가요. 우리 인생이 다 그렇죠.


Comment ' 8

  • 작성자
    Lv.26 바람과불
    작성일
    15.09.30 19:44
    No. 1

    쇼당이 뭔지 궁금하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6 바람과불
    작성일
    15.09.30 19:46
    No. 2

    삶은 계속 되니까, 화투와 상응하는 지점이 있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1 한혈
    작성일
    15.09.30 19:57
    No. 3

    음.... 내가 이 패를 내면 A가 승리, 저 패를 내면 B가 승리... 이런 상황에서 패를 공개하며 판의 지속여부를 묻는 겁니다. 둘 다 함부로 계속하겠다 할 수 없지요. A가 계속하겠다 선언하면 저는 B의 패를 내고 B가 승리하면 A는 내가 잃게 된 돈까지 물어줘야 합니다.
    결국 좋은 쇼당패는 둘 다 판을 그만둘 수밖에 없게 강제하고, 그 판은 무효가 되며 나는 완전히 망친 판에서 백원도 잃지 않게 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6 바람과불
    작성일
    15.09.30 20:06
    No. 4
  • 답글
    작성자
    Lv.51 한혈
    작성일
    15.09.30 20:12
    No. 5

    쇼당패가 시전되면 승리를 확신했던 사람은 인상이 구겨지고,
    패배가 확실했던 두 사람은 하이파이브!
    하여간 쇼당패는 고스톱의 꽃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2 뒹굴보노
    작성일
    15.09.30 21:16
    No. 6

    "이판 무효야!"를 외치면서 판을 뒤집어 엎고 파투내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1 SilverLi..
    작성일
    15.09.30 21:40
    No. 7

    할 줄도 몰라요. 그리고 가망이 전혀 없는데 미련 가져봤자 의미 없습니다 (상대쪽에서 싫어하는건 둘째치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9 ForDest
    작성일
    15.10.01 10:25
    No. 8

    반사적으로 떠오르는 대사들....

    '어이 고광렬이, 넌 첫판부터 장난질이냐?'
    '동작 그만 밑장빼기냐?'
    '내가 빙다리 핫바지로 보이냐 이 시꺄?'
    '넌 내게 구땡을 줬을 것이여~'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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