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착하게 살아야 하는가" - "과학"이 들려주는 그 대답.
죄수의 딜레마 - 팃 포 탯
팃 포 탯이란 미국의 관용어 표현으로, 한국어로 번역하자면 대충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정도의 표현입니다. 상대가 나한테 한 짓을 그대로 되돌려주겠다는 정신이죠. 이름에서 느껴지는 인상답게 실제 알고리즘도 굉장히 직설적이고 단순명료합니다. 딱 아래 두 줄이 끝이니까요.
1. 처음 만난 상대방에게는 협력한다.
2. 두 번째 만남부터는 상대가 바로 전 만남에서 취했던 선택지를 그대로 되돌려준다.
2는 말하자면 이런 의미입니다. 상대방이 방금 전에 나를 배신했다면, 나도 다음 번에 배신해줍니다. 반대로 상대방이 전에 협력했다면, 그 기억을 살려 나도 이번에는 협력해줍니다. 만약 상대방이 올 배신이면 나도 첫만남 이후는 올 배신이 될테고, 상대방이 올 협력이면 나도 첫만남 이후엔 올 협력이 되겠죠.
여기서 중요한 점은, 설령 한번 배신했던 상대라도 다시 협력의 손길을 내밀면 협력해준다는 겁니다. 즉 98판 연속 배신한 놈이라도 99판째에 협력한다면 100판째에는 다시 협력해주는 셈이죠. 이렇게 써놓으면 영 호구같아 보일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저 99판째에 상대방이 협력을 내놓으려면 팃포탯의 배신에 맞대응해야하고, 이러면 1판째에서 벌어들인 이득이 상쇄되기 때문에 사실상 손해는 없습니다. 그렇게 제로 베이스로 돌아오면 과거의 감정 같은 건 잊고 협력의 손길을 내미는 것이 팃포탯의 핵심이죠.
액셀로드 교수는 팃포탯의 "성격"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습니다.
1. 선함 : 팃포탯은 처음 보는 사람에게 무조건적인 협력의 제스쳐를 내밉니다. 그는 결코 먼저 배신하는 법이 없습니다. 초면의 상대에게 팃포탯은 거절보다는 화해의 손길을 먼저 내밉니다. 그리고 그 상대방이 협력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한 그는 계속 신사적으로 남을 것이며, 함께 상생의 길을 걸어나갈 것입니다.
2. 분개할 줄 암 : 팃포탯이 계속 착하기만 한 "호구"와 구분되는 이유입니다. 그는 자신에게 가해진 위해를 용납하지 않으며, 기회가 생기는 즉시 즉각적으로 보복(다음 턴에 배신)합니다. 그는 부당함을 결코 수용하지 않고 맞서 싸웁니다.
3. 관용 : 비록 불의를 엄격히 응징하는 팃포탯이지만, 상대방이 스스로의 행동을 뉘우치는 모습을 보이면 (배신 -> 협력) 그때부터는 과거를 잊고 다시 화해의 손길을 내밉니다. 만약 상대방이 다시 배신하지 않는다면 그도 결코 다시 배신하지 않을 것입니다. 소위 말하는 뒤끝이 없는 스타일이죠.
IPD의 원형이 된 죄수의 딜레마는 배신을 가장 합리적인 전략이라 상정합니다. 실제로 IPD에서도 승부 하나하나만 보면 배신이 언제나 협력보다 유리한 우월전략의 위치에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굳이 "열등전략"인 협력을 택하는 이유는, 그 협력했다는 사실 자체가 기록으로 남아 다른 플레이어의 협력을 이끌어내기 때문입니다. 당장의 이득을 포기하는 대신, 미래에 두고두고 작용할 신용을 얻는 겁니다.
영화 [반지의 제왕]의 말미에서, 주인공 프로도는 온갖 고난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여로 도중에 주저앉고 맙니다. 그리고 무엇을 위해 자신이 이 모든 일을 행해야 하는지 의문을 던지죠. 그리고 그 종자인 샘와이즈 갬지는 다음과 같이 대답합니다.
"이 세상에 아직도 선함이 남아있다는 믿음 때문이죠. 그리고 그것은 싸울 가치가 있는 믿음이에요."
죄수의 딜레마
https://namu.wiki/w/%EC%A3%84%EC%88%98%EC%9D%98%20%EB%94%9C%EB%A0%88%EB%A7%88
글 출처 :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bestofbest&no=219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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