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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란

읽은 글에 대한 비평을 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악필서생입니다.

작성자
惡筆書生
작성
10.05.28 16:41
조회
14,190

안녕하세요. 악필서생입니다.

조금 전 탈라한 연재분량 삭제 공지를 하기 위해 들렀다가 ‘천룡전기의 표절’이라는 게시물을 읽었습니다.

댓글들까지 모두 차근차근 읽는 중인데, 쉽지 않군요.

게시물 자체는 천룡전기를 읽다보니 검의 대가에서 읽은 부분을 조금만 손봐서 그대로 베껴놓은 부분들이 있더라 하는 내용입니다. 한데 그 댓글들이 아래로 내려갈수록 본질을 벗어나 산으로 가는 느낌입니다. 작가가 그에 대해 반응이 없는 점에 분노하는 댓글들도 있는데, 반응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이제 봤고, 이제 알았습니다. 댓글이 422개나 달릴 정도로 게시판이 시끄럽더라도, 그런 논란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알아야지 작가도 무슨 반응을 보일 수 있지 않겠습니까? 너그러이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단순명쾌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그 부분은 검의 대가를 표절한 것 맞습니다.

좀 더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검의 대가를 읽어보지 않은 사람도 그 대목만큼은 어디서 한 번 흘깃 본 기억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대목을 옮겨 쓴 것입니다.

천유향님, 코코님 등 몇몇 분께서 댓글로 말씀해주신 것처럼 제가 그 부분을 연재할 때 ‘이러이러해서 이러이러했다’라는 내용의 글을 연재 말미 덧글로 남겼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정확한 것은 당시 연재 말미 덧글을 그대로 공개하는 것이 가장 좋을 텐데, 지금 에프월드를 뒤져보니 찾을 수가 없네요. 그러니 대충이나마 이 자리를 빌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저게 4권에서 나온 거지요?

제가 천룡전기를 쓰면서 가장 공들여서 썼던 부분이 각 챕터가 시작할 때 일련의 발췌문 형식으로 쓰인 서문들입니다. 본문 1권을 쓰는데 20일이 걸리면, 각 챕터의 서문을 쓰는데도 그만큼의 시간이 걸렸을 정도로 공을 들였습니다. 그렇다면, 그만한 공을 들인 가치가 있었느냐? 흔히들 하는 말로 비용 대비 효과에서 재미를 봤느냐? 대답은 ‘전혀 아니올시다’였습니다. 그것은 1권과 2권이 출판되자마자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굳이 그처럼 힘든 구조를 끝까지 취했는데, 이유는 단지 그게 더 재미있었기 때문입니다. 본문에서 타사보르가 이리이리 했는데, 그 결과를 후세에서는 이렇게 평가한다던지. 혹은 우리가 익히 아는 역사적인 글들의 기록이 이러이러하게 바뀌었더라 하던지. 본문으로 다룰 경우, 그렇지 않아도 등장인물들이 너무 많다는 평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그러한 위험성을 피하면서도 독자들이 알고 싶어하는 이후의 세계에 대한 힌트를 주기 위한 장치로도 썼습니다. 감히 말씀 드리건데, 그러한 발췌문 형식의 서문들로 인해 천룡전기는 8권이라는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많은 내용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독자들에게도 그만큼 더 많은 재미를 드릴 수 있었다고 자부합니다. 또 그렇기 때문에 서문이 본문보다 더 재미있다는 댓글을 볼 때마다 남몰래 희죽 웃기도 많이 했습니다.

즉, 각 챕터 시작시마다 발췌문 형식으로 쓰였던 서문들은 본문 못지않게 천룡전기의 이야기를 끌고 간 중요한 축들입니다.

발췌문 형식의 그 서문들은 각기 다른 기록-실재 존재했거나 혹은 아니거나-의 형식과 주제를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전체를 꿰뚫는 하나의 내재적 대주제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차이나가 주장하는 동북공정을 그들이 내세우는 그 논리를 이용해 역으로 반박하여 그 허구성을 조롱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가령 차이나의 한족(漢族)이 순수한 하나의 혈통으로 된 민족이라던지, 고구려와 발해의 옛 강역이 현재 그들의 현재 영토이므로 그들의 역사이며, 그들의 선조라는 일련의 논리들을 때로는 사서의 형식을 빌어, 때로는 신문 기사나 논문의 형식을 빌어서 깨는 것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을 미묘하게 비틀어 정반대의 결론을 이끌어냈던 부분은 가히 백미였다고 감히 개인적으로 자부하고 있기도 합니다.

한데 단 하나, 그러한 대주제와 장치적 구조에서 벗어난 서문이 하나 있습니다. 심지어 아주 뜬금없기까지 하지요.

문제가 되는 그 부분입니다.

안립의 무사론이라고 해서 나왔던 그 부분은 전혀 동떨어진 것입니다.

먼저 한 가지 여쭤보지요. 여러분, 제가 그 부분을 정말로 표절하려고 했으면 그렇게 순진하게 했겠습니까?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글이 나오지 않으니까 그렇게 베꼈을 것 같습니까?

아닙니다. 제가 정말로 검의 대가를 표절하려고 했으면 그렇게 썼을까요?

제 글재주가 참 허접합니다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는 안 씁니다. 표절을 하겠다고 마음 먹고 덤볐으면 웬만한 해서는 눈치도 못 챌 수준으로 고쳐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누구라도 알아볼 수 있게끔 썼습니다.

뭐 손댄 것도 없잖아요? 이름 바꾸고, 어색한 번역투 약간 고친 정도?

거기다 검의 대가에서 가장 유명한 대목을 택하기까지 했습니다. 얼마나 유명한 대목이냐 하면, 검의 대가를 읽지 않은 사람도 어디서 흘깃 한 번 본 것 같다는 기억을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한 대목입니다. 아니, 이렇게까지 친절하게 ‘요거 베낀 겁니다’라고 대놓고 표절하는 바보가 있나요? 제가 그런 바보로 보이십니까?

저 바보 아닙니다.

일부러 그렇게 썼다는 거 누가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천룡전기 4권이 나오기 직전 직후가 어떤 때 였는지들 기억하시는지요?

당시 아주 난리였습니다. 저부터도 당장 ‘어휴, 이거 내가 계속 써야 되나?’ 하는 생각을 하루에도 열두 번은 더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사정은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시쳇말로 작가가 머리털을 쥐어뜯으며 간난 끝에 글을 써내면 뭐 합니까? 단지 작가라는 자부심, 내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온갖 노력을 다해서 원고 간신히 넘기면 뭐합니까? 원고 넘겨서 책 나오면, 그 날로 바로 스캔 떠서 다 돌아다니는데.

참고로 제가 천룡전기 써서 받은 인세보다 자료 구입에 든 비용이 더 많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돈이 되든 안되든 최선을 다해서 글을 쓰면 뭐 합니까? 책 나오면 그 날로 바로 스캔 떠서 10원, 20원에 돌아다니는데!

10원, 20원. 정말이지…….

네, 여러분 이제 기억나십니까?

저작권 문제로 한참 시끄러웠던 바로 그 때입니다.

너무 너무 화가 나서 발췌문 형식의 서문 중에 하나를 그렇게 했습니다. 못 알아보시는 분 계실까봐 그 당시 베스트셀러 중에서도 스테디셀러인 검의 대가로 골랐고,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대목을 골랐습니다.

우리는 정말 미치고, 팔짝 뛰고, 환장할 지경인데!

도대체 어떻게 쓰는 글들인데! 아니, 도둑질을 하는 것까지는 그렇다고 칩시다. 돈은 없고, 책은 보고 싶고 하니 새 책 나오자마자 스캔 떠서 돌리는 것까지도 최대한 이해를 하려고 합시다.

그런데, 10원? 20원?

그거 뭐에요? 제가 어릴 적에는 20원짜리 풍선껌이라도 살 수 있었습니다만, 허허.

진짜 눈물 나옵니다.

책 나온 바로 그날 스캔 떠서 돌아다니고, 그 덕분에 여기저기서 곡소리나고, 작가도 곡소리하고……. 뭐 여기까지는 어떻게 이해를 해보려고 합시다. 그런데, 내가, 우리 작가들이 얼마나 피를 말려가며 글을 쓰는데, 그 결과물을 도둑질해서 고작 10원, 20원에 팝니까?

돈이 안 되는 건 자존심으로라도 버팁니다.

한데 그 자존심마저 죽여 버리면, 글 못 씁니다. 절대로 못 씁니다.

제 글을 사랑해주시는 분들, 재미있어 하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당장은 버텨도 오래는 못 버팁니다.

타협해서, 여러분이 그토록 비난하는 이른바 ‘양판소’를 써서 무작위로 밀어내던가, 아니면 펜을 꺾는 겁니다.

예, 그래서 그렇게 썼습니다. 우리 작가들 저작권을 철저하게 무시하는 작금의 세태를 조롱하고자 그렇게 썼습니다. 재미있고, 좋은 글은 도저히 쓸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놓고서 더 재미나고, 더 새롭고, 더 좋은 글을 써달라고, 책 나오는 즉시 스캔 해서 돌려드리겠다는, 혹은 받아서 읽어주겠다는 누군가들을 조롱하고자 그렇게 썼습니다.

해당 부분은 표절 맞습니다.

이제라도 논란이 되어줘서 고맙습니다.

제가 지금도 후회하고 있는 게, 이걸 당시 4권 말미에 작가의 말로 담지 못했던 겁니다.

설정집을 정리해서 출판본에 공개해달라는 독자님들의 요청이 있었습니다. 이거 원래는 별권으로 해서 일러스트도 넣고 어쩌고 하는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다가 갑자기 유야무야 죄다 틀어지면서 일정까지 무척 급박해졌었습니다. 그 와중에 준비했던 작가의 말을 미처 출판사 측으로 전달하지 못했습니다. 다르게 또 생각해보면, 설사 제가 그걸 깜빡 잊지 않고 출판사로 넘겼었다 손치더라도 아마 출판본으로 나오기는 힘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표현이 꽤 노골적이었거든요.

어쨌든, 당시에 저는 그것을 다음 권인 5권 말미에라도 작가의 말로 올리려고 했었습니다.

한데, 끝내 그러지 못했던 까닭은 한 독자 때문이었습니다.

4권이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쪽지를 보내주셨습니다. 돈 하이메와 학생의 대화를 그대로 가져온 부분이 있던데 다른 사람이 말하기를 작가가 의도적으로 그렇게 했다고 하더라, 연유를 알고 싶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한데 그 마지막 대목이 너무 아팠습니다. 4년이 지난 제가 지금도 똑똑히 기억하는데,  ‘글 쓰는 분의 성의를 믿어왔는데’ 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글 쓰는 분의 성의를 믿어왔는데…….

그 마지막 말이 제 가슴을 치고, 치고 또 치더군요.

이후의 일은 각설하고, 바로 그 말씀 때문에 5권 출판본에라도 올리려고 했던 이야기를 지웠습니다.

동시에 후에 혹시 그 일로 욕을 먹더라도 감수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리고 또 생각을 해보니, 그런 글 책에 실어봐야 스캔 뜨는 사람들이 그 부분 뜨겠습니까? 십중팔구 그 부분만 쏙 빼버리지 않았을까요? 결국 제 책을 정상적으로 보는 분들만 눈살을 찌푸리시거나 혹은 이해해주시거나 하는 결과 밖에 안 나온다는 결론도 뒤늦게 또 나오더란 말입니다. 소용없는 짓이었다는 얘기죠. 괜한 헛수고만 했고, 괜한 욕먹을 건덕지만 만들었을 뿐인 거죠.

그래서 천룡전기의 완결권이 나갈 때까지 그에 대한 언급이 없었습니다.

결국 아는 분들만 아는 이야기가 되어버린 거지요.

출판본에서 그 사유를 언급하지 않은 것은 누가 뭐래도 제가 선택한 결과입니다.

그에 대해 어떠한 비난을 하시든 묵묵히 받겠습니다.

그러나 사과를 요구하지는 마십시오.

제가 글을 쓰는 성의를 믿어주시는 분들께는 차마 못할 말이라고 뒤늦게나마 판단을 하였기에 제가 원래 의도하였던 대로 하지는 못했지만 말입니다. 의도가 반쪽만 행해짐으로 해서 비록 정반대의 결과를 불렀다고는 하나, 그것이 제가 비난 받을 이유는 될지언정 사과할 일은 못됩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제 기준에서 해당 부분은 표절이 맞습니다.

발췌문 형식의 서문, 즉 다른 텍스트에서 인용해왔다는 형식으로 썼고, 또한 대체역사라는 천룡전기의 특성을 때문에 논란의 여지는 있을지라도 말입니다.

덧붙여서 이제라도 논란이 되어줘서 고맙습니다.

장르에서 4년이라는 세월은 정말 엄청난 것인데, 지금도 그렇게 봐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니 뜻밖이라는 생각도 함께 듭니다. 절판된지 오래인데, 대여점인가요?

그리고 댓글들을 보면서 느낀 것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당시 잠깐 타오르고 말았지만, 작가들은 여전히 분노하고 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수많은 작가들이 그저 분노를 끌어안은 채 끙끙거리고만 있습니다.

최악의 절망이란 바닥을 기어 다니면서도 단지 ‘내 이야기를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글을 계속 쓰시고들은 계시지만, 영원히는 아닙니다. 아니, 못 버팁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모쪼록 저를 비난은 하시되, 본질은 잊지 말아주십시오.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나아져야 할 텐데, 저작권을 무시로 무참히 침해당하는 우리 작가들의 사정은 나아지기는커녕 도리어 하루가 다르게 더욱 나빠지고 있습니다.

매년, 매달 그리고 매일 작가들은 서로에게 말합니다.

“작년이 최악이라고 했는데, 그래도 올해보다는 나았지?”

우리 작가들도 이제 한계입니다.

최악인 오늘이 정작 내일 되면 그나마 나았던 어제가 되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지난 4년간, 그 이전부터 계속.

우리 작가들과 독자들이 공동으로 소유한 이 낙원의 끝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긴 글 읽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2010. 5. 28. 악필서생 드림.


Comment ' 310

  • 작성자
    Lv.69 환장부르스
    작성일
    10.06.09 09:26
    No. 301

    송난호님, 반말 찍찍 내갈기면서 자기는 굉장히 쿨한 줄 아시겠지요?
    정말로 꼴불견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9 송난호
    작성일
    10.06.11 16:57
    No. 302

    투겸// 반말을 찍찍 내갈기다니?
    혼잣말일 따름이다. 투겸님은 혼잣말을 존댓말로 하시는가?
    투겸님은 열등감에 가득 차 있는것 같다. 여기서 열폭하지 마시라!^l^
    이만 줄인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보구파
    작성일
    10.06.14 13:57
    No. 303

    에휴 선호작내지 연재글만 보다가 공지 내용을 오늘 알았네요 전 천룡전기 완결본까지 구입한 독자입니다 부분 표절한 내용때문에 논란이 생겼고 악필서생님이 스트레스로 인한 대응과 '표절 인정' 때문에 이런 일이 생겼네요 결론은 차라리 무시함만 못했어요 대체역사소설을 쓰신분이 우리나라 민족성을 몰랐다니 '한마디로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훌륭한 사고 방식으로 살고있는 민족입니다 물론 저자신도 당연히 그렇게 삽니다 '표절 인정'이라뇨 여러자료를 참고 인용하다보면 그럴수 있는 내용인데 그저 몇마디 사과면 되는데 참 안타깝네요 사실 우리나라 작가중 단 한 귀절이라도 표절 안한 작가가 어디 있나요 특히 장르 작가들중 퓨전 내용을 보면 더 심하죠 악필서생님 마음을 정리 하시는 데로 다른 사이트에서라도 다른 아이디라도 만들어 작품 활동을 해주세요 재능이 아깝네요 건필 해주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프리저
    작성일
    10.06.14 15:05
    No. 304

    말들 많에 책사서보라고 그러니까. 빌려보지말고 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J.A.K
    작성일
    10.06.15 15:06
    No. 305

    솔직히 전혀 공감안되고 뻔뻔한 작가라는 생각밖에 안드는군요.

    그리고 위에 송난호님 때문에 웃었습니다. 아니 무슨 혼잣말을 공개된 게시판에 남들 다 보이게 쓰신답니까.ㅋㅋ 타자의 시선에 가치를 두지 않는 분이라면 남이 뭐라고 하든 그냥 고고하게 계시길..^^;;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8 제갈죽송
    작성일
    10.07.09 17:21
    No. 306

    악필서생님의 천룡전기를 재미있게 본 사람으로써 표절의 논란에 대해 참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위의 악필서생님의 심정도 이해가 가고 그 분을 비판하는 분들도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댓글을 쭉 읽어보면서 느낀 것은 비판과 비평의 기본은 애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보는 것은 맹목적인 증오 이외에는 보이지 않는 군요. 너는 표절작가다 그러니 너는 죽어야 한다. 제가 글을 읽기에는 악필서생님께서는 사과를 하지 않고 그에 해당하는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하셨습니다. 이에 대해 비판하시는 분들은 사과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분노를 하시더군요. 사과를 하던 하지 않던 그건 개인의 의사입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판단도 개인의 의사이기에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난하시는 것도 좋고 옹호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비난도 개인의 의사고 옹호도 개인의 의사이기 때문에 그것을 가지고 싸울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그냥 여기서 제 생각을 적도록 하겠습니다. 이건 제 생각이기 때문에 기분 나쁘신 분들은 그냥 개인의 생각을 적어주십시오.

    저는 천룡전기를 대여점에서 처음 보았습니다. 보면서 이 책은 대여점에 있기에는 너무 아까운 책이라는 생각을 처음 했습니다. 문장의 구성 및 내용이 싸구려 양판소설과는 차원이 틀렸기 때문이죠. 특히 각 장(챕터)의 앞에 있던 서문은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을 읽는 것 같은 감동을 주었고, 대체 역사소설이 아닌 평행우주의 새로운 세상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학교 도서관에 책의 구입을 추천했고, 그 이후로도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5번이상을 반복해 읽으면서 볼 수록 뛰어난 작품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오랫만에 들어온 문피아에서 악필서생님의 표절에 대한 공지를 보고 그에 대한 징계 및 악필서생님의 글을 보았습니다.

    우선은 안타까웠습니다. 그리고 표절이라고 하는 부분이 어느 부분인지 찾아보았습니다. 83쪽에서 84쪽까지 나온 안립의 무사론이라는 서문인거 같더군요.(저는 그 일본소설을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읽으면서도 참 쌩뚱맞은 서문이다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다른 서문들은 본문 및 전체와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 부분만은 튀어나온 못처럼 어색함을 느꼈으니까요. 그리고 위의 글을 읽고서 그 글을 쓰신 악필서생님의 의도를 알게 되었습니다.

    표절!! 참 어려운 단어입니다.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누군가 그러더군요. 하늘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표절의 기준이 무엇인지 오마주의 기준이 무엇인지 그 정확한 의미를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모든 분들이 작가가 표절을 했다고 하고, 작가도 표절을 했다고 하니 표절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룡전기는 매우 뛰어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표절한 부분이 전체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가 하는 것을 기준으로 놓고 보았을 때, 그 부분을 삭제해도 작품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항상 생각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이 전체와 부분을 함께 생각하는 것에 대해 불만입니다.
    물론 악필서생님께서 일부분의 표절을 하셨습니다. 하지만 그로인해 천룡전기 전체의 대한 가치를 폄하가거나 악필서생님의 모든 것에 대해 부정하는 것은 과하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미국영화 '존큐'를 보면 자식을 살리기 위해 인질극을 벌이는 아버지가 나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그 주인공을 무조건 죽일놈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주인공의 죄와 처지를 따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사건도 그렇게 생각해 주셨으면 하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악필서생님의 행위는 지탄을 받아야 하겠지만, 이 행위로 인해 그 분의 모든 것을 매도하지는 말아주십시오. 그리고 천룡전기의 가치를 너무 폄하하지는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보기에는 표절이라는 말로 천룡전기의 가치를 묻어버리기에는 그 가치가 크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애정을 가지고 작가를 비판해 주십시오. 제가 보기에는 작가의 행동이 인류에 반하는 행동이라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보잘 것 없지만 아직까지는 악필서생님과 천룡전기에 애정을 갖고 있는 한사람으로써 쓴 글이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0 虛空亂舞
    작성일
    10.07.30 13:21
    No. 307

    .. 안타깝군요. 천룡전기는 대체역사 방면중에서 정말 한제국건국사 다음으로 좋아하던 작품이었는데 말이죠.
    안립의 무사론부분....
    저는 표절헀다는 소설을 읽지 않아서 어떤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정말로 안타깝네요.
    천룡전기의 작품성은 대단했지만 이런 오점 하나 때문에 묻혀버리지는 않을까 걱정됩니다.

    표절한건 어떤 이유에서든지 정당화 될수는 없지만.........
    뭐랄까... 힘내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4 함수
    작성일
    10.08.03 00:31
    No. 308

    이해를 못하겠네요.... 왜 이런 사람을 옹호하는 분이 많은 거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9 산도적
    작성일
    10.08.20 15:42
    No. 309

    축 자폭! 전 절판됐다고 해서 5권 빼곤 그래도 다 구입해서 지금도 갖고 있는데, 이런 용자스런 반격은 예상 못햇습니다. 작가님 울분이야 심정적으로 동감이 안가는건 아니지만 이런식으로 받아치는건 작가님 입지를 더욱더 좁힐 뿐이겠죠. 뭐 저야 다음 작품이 천룡전기 만큼만 된다면야 구입할 겁니다만 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 탁음
    작성일
    11.01.16 14:53
    No. 310

    이걸 이제서야 알았다니... 정말 기막막히고 코가 막히는군요. 작가로서 저작권을 어기고 표절이라니 게다가 표절이 맞다고 당당하시네요. 표절관련 검의대가 작가분과의 합의는 어떻게 되엇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표절의 이유가 불법스캔본ㄸㅒ문이다라고 감정에 호소하며 변명하는 듯한 이런 글따위 법을 위반하고도 그 심각성을 모르는그점! 스캔해서 공유하는 이들의 변명과 다를바 없다 여겨집니다.
    이미 표절하는 그 순간에 작가로서의 자격을 잃은것입니다. 이런 뒷북 정말 죄송합니다만 그만큼 실망감이 너무나 너무나 큽니다. 대체역사의 수작으로 손꼽으며 추천을 마다하지 않았던 지난 시간이 너무 부끄러워 고개못들겠습니다. 천룡전기 지금당장 분리수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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