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황규영 작가님
작품명 : 금룡진천하
출판사 : 청어람
평론에 관한 글이므로 반말을 사용하겠습니다.
얼마 전, 나는 오랜만에 대여점에 들리게 되었다. 요즘 깨나 눈이 높아진 나로서 마음에 드는 책을 찾다, (최근의 마음에 드는 책은 S.K.T2 부였다.) 손때가 꼬질꼬질하게 탄 무협지를 하나 발견하게 되었다.
바로 황규영 작가님의 '금룡진천하'였다. 워낙 유명 작가님이시고 완결권까지 손때도 많이 타 있기에 믿을 만하다고 판단, 즉시 완결편까지 대여하게 되었다.
우선, 간단하게 평가를 하자면 재미는 있었다, 하지만 재미만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실망한 점은 아무래도 '최종 보스'가 무공 한방에 잿더미가 되어 버렸다는 점이다. 이른바, 요즘 유행하는 '쫄따구에서 식겁하고 라스트 보스는 원샷원킬'의 교과서적인 길을 밟았다는 말이 된다.
작중 최종 보스라 할 수 있는 단백호는 완결되기 직전까지 주인공 진초운을 보고 '손가락 하나로 죽일 수 있는 상대'라 호언장담한다. 하지만, 보스 단백호는 진초운의 무공 한 초식에 죽고 해피엔딩으로 끝나고 만다. 무엇을 위한 10권 이란 말인가?
그리고 또, 각 문파를 대표하는 문주들이나 무림 최고의 의원인 마의 탁광산의 지능 지수가 거의 어린아이 수준인데 이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할 것이다.
사혈련 소속 12문파 중 하나인 천랑파를 혈혈단신으로 처들어가서 순식간에 멸문시키는 무력도 그렇다. 완결권까지 전혀 긴장감을 느낄 수가 없다. 천랑파를 단신으로 멸문시키고 한다는 소리가 본신의 실력 절반도 드러내지 않았다니...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작중 분명 주인공 진초운의 위기상황은 발생한다. 주인공의 상단과 사업을 망하게 하기 위해서(주인공은 무공으로 천하제일인이며, 동시에 천하제일 상인이다.) 스파이들이 갖갖은 공작을 펼친다. 이런 방해를 주인공의 기지와 전략으로 헤쳐나가는 것이 아니라....
'순전히 운으로만 헤쳐 나온다.'
운도 한 두 번이다.
주인공이 팔 약재에다 스파이가 독약을 쳐놓으면 하필 그 때 지나가던 사파가 강시 제련을 위해 목적을 숨기고 웃돈을 주고 독이 발라진 약재를 죄다 사간다거나(물론 독때문에 제련 실패) 자금줄이 마를 때 마다 고독과 칠음절맥을 요행으로 고쳐 돈을 벌어 사업을 확장하고 돈이 급하면 천하에서도 통할 정도로 큰 금광을 찾는다. 물론 운이 좋아 금광이 숨겨진 지도를 얻고 마침 운좋게 천하에 그 지도를 해독 할 줄 아는사람이 몇명 밖에 없는데, 그 중 1명이 자신의 수하나 마찬가지다.
그리고 돈이 부족해서 자신의 신용을 걸어 서민에게 은자 5만냥을 빌리는데, 이를 보고 사혈련의 장로 마의 탁광산이 자신의 명성을 걸고 서민들에게 은자를 빌리는 장면이 나온다. 마의 탁광산은 아무나 잡아다가 인체실험을 하고 실패하면 거리낌 없이 죽이며, 심지어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 동네에 의원을 차려놓고 방문한 환자에게 인체실험까지 한 아주 악독한 사혈련의 장로이다.
상식적으로, 사혈련 장로라는 자리를 꿰찬 무공의 고수이자 천하제일 의원인 그가 생각하는 머리가 없어서 자신의 명예를 걸고 무담보로 돈을 빌린단 말인가? 마의에게 돈을 빌려주면 절대 받지 못함음 물론이고 목숨 까지 잃을 수 있음이 쉽게 짐작 되는데 누가 빌려준단 말인가?
결론만 말하자면 마의는 겨우 은자 20냥을 확보 했다. 그리고 마의는 죽을 때 까지 자기가 왜 5만냥이 아닌 겨우 20냥 밖에 확보를 못했는지 이해를 못한다. 저런 머리로 의술을 익혀 천하제일의원이 되었다니...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주인공 진초운은 기연을 얻어 공청석유를 물처럼 마시고 백년하수오와 천년하수오를 벽곡단 처럼 먹어가며 3년만에 독학으로 천하제일인이 된다. 그리고 무일푼에서 1년만에 천하제일 상인이 된다. 그리고 의학은 모르지만 자신의 무공 특성상 아무도 치료 못하는 고독을 치료하고 칠음절맥을 완치를 하게되어 천하제일 의원이라는 타이틀 마저 가져간다.
완결권에서 주인공은 1만명으로 이루어진 절대고수용 진법을 상처없이 혈혈단신으로 깨는 것은 물론, 진법을 이루고 있던 1만명 중 5천명을 죽여 버린다. 다시 말하지만 혼자서 해낸 전적이다. 그리고 그 직후, 사혈련 본부에 혼자 처들어가 사혈련 고수 2만명 + 장로 마의 탁광산 + 련주 서문창을 혼자 때려 부수고, 바로 복귀해서 최종 보스 단백호를 비장의 초식으로 한방에 죽여 버린다.
그야말로 기상천외
단순히 킬링 타임용으로 읽기에는 큰 무리가 없었으나, 수작이나 명작의 반열에 오르기에는 많은 점이 부족하고 또 앞 뒤 개연성을 따지기 보다 요즘 유행코드를 그대로 따른 것 같아 보여 많이 실망을 하게 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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