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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풍을 읽으며 느낀 문제점들

작성자
Personacon mo
작성
07.01.18 12:59
조회
2,660

작가명 : 전혁

작품명 : 월풍 1,2권

출판사 : 파피루스

  전혁의 무협으로는 <절대비만>에 이어, 두번째로 접하게 된 글이다.

  전작 <절대비만> 역시 재미라는 측면에서는 점수를 줄 수 있었지만, 당시 유행했던 초우의 <권왕무적>이나 , <녹림투왕>에서 나타났던 악에 대한 처절한 응징적 통쾌함의 과다함은 조금은 식상된 요소였으며, 미래에서 과거로 온 환생물이기에, 주인공으로 인해 변형된 미래가 과연 어떻게 과거와 맞물리며 흘러가게 될른지에 대해 온갖 의문과 추측, 그리고 흥미를 안겨주었지만, 별다른 답없이 졸속하게 마무리되어 버렸던 점 등으로 인해 아쉬움을 제법 안겨주었던 작품이었다.

  그런 저런 이유에서 일까?

  전혁의 새로운 글이라는 점에서 연재되던 초기부터 관심있게 지켜 보았었다. 연재 당시에도 주인공의 내공 설정 문제 등 논란꺼리들 때문에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켰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 흥미있었던 전개로 인해  선호작 1위에까지 올랐던 글이었다. 아무튼 출판시에는 많은 수정이 가해지기를 바랐던 작품이었는데, 생각외로 빨리 1,2권이 출판되어, 과연 연재시에 비해 얼마나 제대로 마무리 되어 출판되었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던 글이었다.

   하지만, 이미 출판된 <월풍>에 대해 한마리로 평하자면, 흔히 말하듯 일명 '양판소(양산형 판타지 소설)' 또는 '이고깽(이계 고딩 깽판물)'과 하등 다를바 없는 상업적 무협이다고 말할 수 있을 듯 싶다. '양판소'니 '이고깽'이니 하는 글들에 해당하는 것들을 구체적으로 읽어본 적은 없으나, 그 단어가 의미하는 것은, 글의 개연성을 무시한 채, 작가와 독자가 원하는 대리만족적 요소만을 부각시켜, 공감과 재미만을 추구한 글을 의미하리라 여긴다.

  물론 무협이라는 장르에서 '재미' 또는 '흥미'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시할 수 없는 것이며, 특히 전혁의 경우, 전작 <절대비만> 역시, 재미있는 글이었으며, 이번 <월풍> 또한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읽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똑같은 이야기라도 이야기꾼에 따라 그 재미는 분명 달라지는데, 그런 점에서 전혁이라는 작가는 이야기꾼적인 재주 만큼은 탁월한 듯 여겨진다. 하지만, 재미있게 읽었던 글이기 때문에 더더욱 작품이 지니고 있는 문제점 등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게 된 듯 싶다.

  이 글을 쓰게 된 궁극적 이유가 바로, 재미있는 글임에도 불구하고 기본적 설정의 오류와 문제점 등이 수정되지 않은 채, 졸속하게 출판되어버린 현실에 불만을 가지게 되었기 떄문이다.

1. <월풍>은 왜 깽판물인가?

  개인적으로 깽판물이란, 작품의 세계관이나 기본 설정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없이 얼렁뚱땅 가볍게 처리하고, 작가와 독자들이 현실 속에서 이루지 못했던 불만적 요소들을 작품이라는 가상적 세계 속에서 주인공을 통해 해결함으로써 대리만족적 쾌감을 안겨주는 데에만 치중한 개연성이 부족한 글이라고 생각한다.

  <월풍>의 경우에는 무능력하며 방탕한 망나니같았던 주인공이 하루가 반복되는 기연을 통해 자신의 지난 날에 대해 반성하게 되고, 하루가 대체 얼마나 오래 반복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긴긴 하루의 반복을 통해, 삼교구류의 학문과 의복성상, 금기서화 등을 익히고, 무공마져 대성함으로써 전지전능한 능력자로 거듭나, 자신의 삶을 새롭게 개척한다는 기본적 뼈대를 가지고 있다.

  하루가 반복된다는 것. 이것은 작가가 말했듯 '사랑의 블랙홀'이라는 영화에서 따온 모티프다. 누구나 한번 쯤은 실제 현실적 좌절 속에서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혹은 내게 시간이 더 주어진다면 지금 보다 잘 할 수 있을텐데라고 꿈꾸어 보았을 것이므로, 이는 참 흥미로운 소재라 아니할 수 없다.

  하지만, 흥미있는 소재를 작품으로 재구성할 때는 소재의 매력에 급히 빠지기 전에 우선, 소재를 살릴 수 있는 소설 속 세계관 및 상황 설정 등의 기본 구성을 완벽하게 해놓아야 한다. 그런 설정의 완성도 아래에서 소재의 재미를 살려야, 그저 소재의 쾌감에 급급한 깽판물이 되지 않는 수 있을 것이다.

  <월풍>은 유성이 떨어질 때의 기도(이미 돌아가신 부모님의 염원과 어울어진)를 통해 하루가 반복되는 기연을 얻게 되는 데, 그 기연 속에서 여러 능력들을 배워가는 과정이 너무 간략하게 제시되어 있다. 학문만 해도 최소한 100년 이상은 소요될 듯 싶고, 작품 속에서 말하듯 삼교구류, 의복성상, 금기서화 모두를 한 개인이 책을 통해 읽히는 데 걸리는 세월에 비해, 작품 속에 드러난 장면들은 너무 단촐하다.

  학문 등은 그렇다 쳐도 <월풍>이 무협 소설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월풍의 무공 만큼은 설정을 잘 잡았어야 하고, 독자에게 납득할만한 과정을 보여주었어야 했는 데, 개인적으로 <월풍>에서는 월풍의 무공 설정 부분에 큰 오류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되기에, 기본 설정에 있어 꺵판물에 가깝다는 결론을 내릴 수 밖에는 없었다.

2. 월풍 무공 설정의 문제점들

2-1 '무상대제' 설정의 문제

  월풍의 무공은 근간은 무상대제라는 인물의 진전을 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무상대제라는 인물에 대해 작가는 고민을 가지고 제대로 설정했어야 했다.

  무상대제에 대한 설정 부분은 아래와 같다.

  

  그는 지금으로부터 천 년 전 상계와 무림을 통일한 인물로 그 능력은 하늘에 닿았다고 불리는 인물이며, 그의 무공은 당대 적수가 없어서 그 어떤 고수라도 그의 일초지적이 되지 못했다고 한다. 특히 무상대제의 공력은 얼마나 강한지 당대 십천이라고 불리던 절대고수들 전부가 합쳐도 무상대제 한 명의 공력을 감당할 수 없엇다고 한다. 하지만, 고금무적의 공력을 가진 무상대제에게도 약점이 있었으니 바로 초식이었다. 때문에 끝내는 십천과의 격돌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고 말았다. (1권 121,122쪽에서)

  이 부분은 <월풍>에 대한 다른 비평글에서 필자가 리플로 달았던 적이 있는 부분인데, 층층무상공을 익힌 무상대제의 공력이 만약 30년 수련으로 10갑자였다면, 그 당시 절대고수였던 십천이라는 인물들은 1갑자 수준의 내공도 되지 않았나 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고, 아무리 초식이 부족하다고 해도 자신의 10분의 1의 공력도 안되는 고수 10명의 합공에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는 점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무상대제는 무림을 통일했다고 언급되어 있지 않은가? 무림을 통일한다는 것은 한두번의 실전으로 되는 일도 아닌데, 무림을 통일할만큼 능력을 발휘했고, 무림에 일초지적도 없다던 인물이 그저 십천에게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는 서술은 너무도 부족하다. 차라리 어떤 음모에 의해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면 모를까 그저 격돌에서 초식 부족으로 젔다는 것은 작가의 성급한 설정적 서술일 뿐이라 여겨진다.

2-2 층층무상공의 문제

  층층무상공은 월풍의 기본 내공 및 공력이 되는 중요한 무공이다. 그럼 층층무상공에 대한 기술을 살펴보자.

  이자에 이자를 불려나가듯, 내공 또한 내공에 내공을 더하면 천하에 적수가 없을 것이다. 하루를 연공하면 하나이고, 이틀을 연공하면 넷이다. 그리고 사흘을 연공하면 아홉으로 불어나고 나흘을 연공하면 열여섯이 된다. 그럼으로 이것을 층층무상공이라 한다. (1권 118쪽)  

  천하의 다른 내공 방식이 장사로 따지면 단리의 방식인데, 이는 작은 이익만 보고 큰 것을 보지 못한는 것이다. 층층무상공은 복리의 방식으로 이자가 높아지듯 공력도 높아지는 것이다. 층층무상공은 1년을 수련하면 2년의 공력이 생겨나고 10년을 수련하면 일갑자(60년)의 공력을 얻을 수 있고 20년을 수련하면 삼갑자의 공력이, 30년을 수련하면 10갑자(600년)라는 엄청난 공력을 얻을 수 있다. 층층무상공의 진전은 일반적인 상식을 뒤집어엎는 엄청난 것이었지만, 반드시 30년을 수련해야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었다. (1권 118-123쪽)

  이러한 기술을 통해 볼 떄, 층층무상공이란 돈을 저축하여 복리의 이자를 받아 불려가듯, 내공을 저축하여 복리의 이자처럼 불려나가는 방식의 내공수련법이라고 일견 파악할 수 있다. 얼핏보면 말이 되는 것 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작품 속 다른 몇몇 서술들과 비교해보면 오류가 발생한다.

  반드시 30년을 수련해야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지만, 122쪽에선 "층층무상공은 오래 익힐 수록 좋다. 일 년보다는 이년이, 이년보다는 십 년, 십 년보다는 이십 년, 그리고 이십 년보다는 삼십 년을 익혀야 한다." 라는 말은 무조건 최소한 30년은 익혀야만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말에 위배된다.

  또한 123쪽 "층층무상공을 대성하면 삼십 년이 넘는데, 청춘을 모두 바치는 것이 아닌가? 늙어 꼬부랑 노인이 되어 강호에 출도해 보았자 무상대제처럼 초식이 약하면 무엇에 쓸까"라는 서술도 문제가 있다. 30년이란 길다면 길지만, 인생에서 30년의 준비기간이란게 떄론 그렇게 길지 않은 것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문파나 무림 세가의 자재들은 10세 전후에 무공을 익히기 시작한다. 30년을 수련하여 절대 신공을 익힐 수 있다면 40대의 나이에 전무후무한 공력을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인데, 성과에 비해 절대 긴 수련 기간이라 볼 수 없는 것이다. 만약 20대 또는 30대에 시작하였다해도 50, 또는 60대에 공력이 완성된다. 그 나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이일까? 현실을 보자, 대통령이라든가 한 단체의 정점에 서는 나이들을 보면 50-60대의 나이는 흔하다. 70대에 가까운 나이에도 권력의 정점에 서고자 하는게 현실이라고 할 떄, 30년의 수련기간이 길다고 단점이 된다고 하기는 좀 성급하지 않을까 싶다. 더군다나 무상대제 역시 꼬부랑 노인이 되어 강호에 출도했다지만, 초식은 약했어도 무림을 통일했다고 서술되어 있지 않은가?

2-3 층층무상공이 쓰여진 책에 대한 문제

  주인공 월풍이 백거서원에서 만여권의 책을 익히다가 마지막으로 읽게 된 책이 무상대제의 상술이 적힌 고서였다. 상술편과 무공편으로 나누어진 이 책의 문제는 상술편을 보지 않고 무공편을 보면 상술편이 사라져버리는 신비한 책이라는 점이다.

  129쪽을 보면 월풍 역시 무공편을 읽게 되자, 상술편이 사라져버리는 경험을 한 것이 나와있다. 책에 이런 신비한 술수를 부려놓는 다는 것은 납득 할 수 있지만, 문제는 무상대제가 1000년전의 인물이라는 것이다.

  무상대제가 천 년 전에 쓴 상술책이 책 모으기를 좋아하는 백거서원의 서재에 있다. 과연 천 년동안 이 책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일까? 세상엔 무림인만 있는 것도 아니고, 학문하는 사람만 있는 것도 아니다. 많은 상계의 인물들도 그와 관련된 책을 찾아서 공부하기 마련이다. 아무래도 현재보다 책이 더욱 귀중했던 과거에 상술책이 있는데 1000년 동안 본 사람이 없었다는 건 무리한 설정이다. 또한 한 사람이라도 보았다면 상술편은 사라졌을 것 아닌가? 더군다나 1000년이나 된 고서라면 보관상태에도 의문을 가질 수 있을 정도인데... 이런 귀중한 서적은 주인공이 무상대제의 안배된 장소를 찾아서 구해서 읽었다 라고 해야 납득될만한 설정이지, 우연히 서원에 꼽힌 고서에 이런 내용의 신비한 1000년된 책이 있었다는 건 얄팍한 설정에 지나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 듯 싶다. 책에 대해서 역시 작가는 좀 더 세밀한 설정을 했어야 옳았다고 여겨진다.

2-4 일푼만금장법의 문제

  일푼만금장법이란 층층무상공이 내공에 내공을 더하듯, 장법에 장법을 더한다는 것이 요체로, 하나로 백 가지 천 가지의 장법을 펼쳐낼 수 있어, 대성한다면 장법의 특성 만을 떠올리고 휘두르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장법을 비슷하게 펼쳐낼 수 있는 것이다. (1권 131쪽)

  내공에 내공을 더한다는 건 감이 오지만, 장법에 장법을 더한다니? 이건 말장난이다. 장법에 장법을 더할려면 우선 각각의 장법들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세상에 존재하는 각각의 장법들을 잘 연구하고 분석해서 각각의 장법의 중요한 요소들을 뽑아내어, 그것의 근본적 요소들을 중첩시켜 위력적인 장법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한번 생각해본다고 해도, 내공 밖에 모르고 초식에 무지한 무상대제가 어떻게 장법에 장법을 더해 새로운 장법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단 말인가? 그리고 그런 장법을 무상대제는 만들기만 하고, 스스로는 익히지도 못했다고 서술되어 있고, 익히지도 못한 장법을 단축해서 익히는 방법 까지 깨달았는데 이는 알려주지 않겠다 라고 기록까지 해두었다니? 이건 정말 무책임한 설정이 아닌가 라고 반문하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다.

  또한 이 장법을 익히는 데도 10년이 걸린다고 했다. 이 정도의 장법의 정수를 익히는 데 10년이면 긴 시간일까? 짧은 시간일까? 아무래도 작가가 지닌 시간 개념은 너무도 성급하지 않은가 싶다. 마치 이 <월풍>이라는 책이 부화되기도 전에 너무도 빨리 출간되었다고 느껴지는 것 처럼...

  이상으로 볼 때 주인공 월풍의 무공 설정 부분의 경우, 그 근본들이 고민없이 또는 고민의 성과 없이 짜맞춰진 것이라고 판단내려질 수 있을 듯 싶다.

  최근 장르 소설들은 아무래도 가벼운 글이 선호받는 시대다. 하지만 가벼운 글이라 할 때 독자의 측면에서 읽기에 가벼워야 하는 것이지, 작가 측면에서 가볍게 쓴 글이 선호되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설정 측면에서 미완임에도 재미있으니까 출간한다는 것은 작가 소개란에 있는 '언젠가는 제대로 된 역사 소설을 쓰는 것이 목표'인 작가의 자세로는 걸맞지 않은 자세가 아닐까?

3. 사소한 의문점들...

3-1 무공 설정 단계의 어설픔

  월풍 2권 310쪽에 보면 작가의 설정을 실어 놓고 있는데, 이미 비평란에서도 여러차례 언급된 바 있듯 무공을 총 11단계로 각 단계는 60년 공력에 따라 나눠지고, 각 단계마다 상,충,하 20년의 공력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무공의 서열 또는 고하를 공력의 차이로만 나누고 있는 점은, 무공이라는게 일반적으로 꺠달음의 과정도 중시된다는 점에서 볼 때, 그다지 쉽게 공감가지 않는 설정이라는 점은 지적할만하다.

  공력이란게 정상적으로 1년을 수련하면 1년의 공력이 쌓이는 것인데, <월풍>속의 인물들은 대체 어떤 속성의 수련을 하길래 문파마다 초절정 고수 (3갑자 공력)들이 여럿 존재하며, 길어야 십년(단목혜의 나이로 볼때)만에 만들만한 강시가 5갑자, 7갑자의 내공을 지닐 수 있는지, 공력 인플레가 두드러진 설정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3-2 연서 사건의 유치함

  고천세와 월풍의 에피소드인 연서 사건은 그 내용이 좀 유치했다. 누구나 알듯 낼 모레면 장락방과 정략적 혼사를 앞둔 손정화에게 규율이 엄격하고 체계적이라는 장백파 내에서 그 따위 내용을 담은 연서를 보낼 수 있고, 그 유치한 연서에 인물들은 곧이 곧대로 반응을 하고 마는지 아쉬웠다. 아무도 연서의 진위에 대해서는 생각하려 들 지 않았다.

3-3 월풍과 오현의 비무

  반복되는 하루가 끝나게 되는 비무에서 월풍은 오현과의 겨룸에 있어, 힘조절을 제대로 하지 못한 듯한 반응이 나타난다. 이런 장면은 기연을 통해 주인공이 비약적으로 무공이 성장한 후, 첫 번째 출도에서나 상대에 보일만한 장면이다. 내가 이렇게 강하고, 오현이 저렇게나 약했던가 하는 것은...

  이미 당시의 월풍은 서술이 부족하긴 했지만, 내공과 장법을 대성한 후 복면인 들과의 셀 수 없는 비무를 통해 초식 및 다양한 제반 무공의 익힘 과정 속에서 자신의 능력과 상대의 능력 파악, 힘 조절 등에 능숙했어야만 하는 경지가 아니었을까?

3-4 월풍의 무공 내력에 대한 주변 인물들의 무신경

  이는 다른 비평글 리플에서 고렘 님이 쓰신 부분인데, 공감하는 내용이라 붙인다. 월풍은 여러 대전에서 한빙탈명장법, 선풍무적장법, 소림사의 대력금강장, 축융마염장 등의 장법을 선보이는 데, 이런 무공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주변인물들의 의문감이 나타나지 않는다.

  기본 무협에서는 문파에 소속된 인물이라면, 자신의 문파 무공을 쓰는 것이 정상적이며, 다른 문파의 무공을 쓰는 것은 일부 무협에선 사문을 배반하는 중요한 죄로도 언급되곤 하는데, 아무도 그가 다양한 다른 문파의 무공을 쓰는 것에 대해 가타부타의 언급은 나타나지 않는다.

3-5 월풍의 의술

  월풍은 2권 102쪽에 보면 100여명의 환자, 그 중 심각한 사람은 40여명임에도 불구하고 1시간만에 치료를 마친다. 월풍의 의술은 서술된 부분으로만 유츄해볼 때 책으로 익힌 의술이다. 의술의 스승도 없었고, 책으로만 익힌 의술로 실제 환자를 그토록 빠른 시간내에 치료해 낸 다는 것은 경험의 섭리를 무시한 너무도 전지전능한 주인공의 일면의 강조에만 급급한 장면이 아니었나 싶다.

  최소한 그 정도 의술을 발휘할려면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의술을 익히는 부분 역시 좀 더 다루었어야 개연성이 있지 않을까?

3-6 단목혜 : 오패의 거사가 실패한 것에 대해 알아보지 않음

  단목혜는 책 전반을 볼 떄, 사전 준비가 치밀하고 지헤로운 인물로 묘사된다. 그건 인물이 중요한 거사가 실패했다는 것을 알고도 그것을 한 인물을 통해서만 알아보려 하고, 다른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끝내 모르고 넘어간다는 것은 어색하다.

  최소한 단목혜 정도의 인물이라면 거사의 상황을 체크하는 인물을 파견했어야 했고, 그렇지 않았더라도 왜 오패가 실패했으며, 그 중심엔 월풍이 있었다는 것을 다양한 방법을 통해 알려는 시도를 보였어야 맞지 않을까? 그저 월풍만을 감시하고 땡이라니...

3-7 연회장에서의 음률에 맞는 시 읊기

  재미난 에피소드이긴 하지만, 사실 이건 쉽지않으며, 어려운 문제다. 음으로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이란게 기쁨, 슬픔, 밝음, 어두움, 무거움 등등으로 해봐야 100가지 정도를 뽑기도 어려울 테고, 시에서 나타나는 감정 역시 각 시 마다 많으면 몇가지 정도의 정서를 지닐 뿐이다.

  단적으로, 봄날의 아침을 그리는 듯한 싱그러움과 단조로운 가락이 주는 한가로움을 표현한 시는 맹효원의 춘효 밖에는 없을까? 시란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정서를 운율있는 문장을 통해 압축적으로 형상화 한것이기에, 그 형상화의 방법은 다양하다고 해도 작품 속에서 드러나는 정서는 그렇게 까지 다양하지 않다. 떄문에 많은 시들을 묶어 놓은 책에서 작품에 나타나는 정서별로 시들을 묶어서 편집하기도 할만큼 동일한 정서의 시는 숱하게 많다고 할 수 있다.

  재미난 에피소드이긴 하지만, 정답이란 건 전문적 공부의 깊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기에, 공감에 앞서 단적인 서술은 아쉽게만 여겨졌다.

3-8 월풍이 철팽호를 인질로 잡은 부분

  2권 239쪽을 보면 월풍이 철팽호를 인질로 잡자, 7인의 고수들이 단목망천 이라는 수법을 사용한다. 이 수법은 한쪽으로는 공격을 하고 다른 한 쪽으로는 사람을 구하는데 쓰는 상승 절학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이 공격을 막으려면 철팽호를 방패막이로 삼거나, 그를 잡고 있던 손을 놓고 두 팔을 벌려야만 한다고 서술되고 있다.

  인질을 구하는 수법이라고 사용한 것이, 상대가 인질을 방패막이로 쓸 가능성도 있는 방법이라니 어색하다고 여겨졌다. 그들은 인질의 안위는 중요하지 않단 말인가?

3-9  경공 고수 위광과의 월풍의 승부

  2권 270쪽을 보면 경공 고수라는 위광과 월풍이 승부를 벌이는 데, 그 내용은 쉽게 납득이 되지 않았다. 왜 두사람은 서로 반대방향으로 달리면서 승부를 하는 걸까?

  반대 방향으로 달리면 한 바퀴를 돌아도 2번씩이나 마주치게 될텐데, 승부의 장면이 쉽게 머리 속에 그려지지 않는 부분이었다.

글을 마치며

  <월풍>을 재밌게 읽었었지만, 왠지 모를 불만감이 들었었고, 무엇보다 생각보다 빠른 출판에 의문을 가졌었기에, 책을 읽으며 느꼈던 어색했던 점들을 쭈욱 서술해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월풍>이라는 글이 불만스러운 글이었음에도 많은 다른 분들의 추천의 감상들을 보며, 내가 느꼈던 작품 내의 문제점이 무엇인지에 대해 스스로 한 번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찜찜한 상태가 지속될 것 같아서, 바쁜 와중(--;)에도 이렇게 제법 긴 글을 남기게 된 듯 싶답니다.

  단박에 퇴고 없이 쓴 글이라 분명 두서없이 긴 불편한 글일 것임에도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연재라는 것은 비상업적 활동이기에 편하고 자유로우며, 많은 수정의 여유를 지닌 상태이지만, 출판이라는 것은 되돌릴 수 없는 무거운 책임감이 뒤따르는 것임을 작가분들이 유념해 주시길 마지막으로 당부하며 글을 마칩니다.

mo

  


Comment ' 7

  • 작성자
    約鮮
    작성일
    07.01.18 15:37
    No. 1

    꼼꼼하게 읽고 비평하신 점은 훌륭합니다. 그런 점에서 찬성합니다.
    그리고 덧붙이고 싶은 말씀은,
    ..
    그동안 무협내에서 소재 고갈로 인한 표절이나 자기복제, 설정베끼기 등의 문제가 크게 표면화되지는 않았지만, 월풍은 이러한 부분에 대해 새로운 돌파구를 보여주었다는 점과, 동시에 그 한계를 보여줬다는 점입니다.
    *
    영화나 순문학, 역사 등의 다른 장르에서 멋진 발상이나 모티브를 차용하여 장르에 도입하는 것에 대해 환영합니다. 표절이 아니라 원작이나 차용대상을 미리 밝히거나 리메이크하는 것을 새로운 시도라고 생각하고, 이런 점에서 월풍에 큰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물론 이러한 시도가 일반적으로 저작권시비나 도적적인 문제에 대해 어긋나지 않고 잘 해결되었다는 전제에서입니다. 월풍의 경우 미리 밝혔으니 큰 문제는 없겠죠. ^^*)
    *
    하지만 이러한 시도에서 중요한 것은 그 차용이 새로운 창조를 이끌어내고 작품의 완성도를 높혀줄 때 빛을 발한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차용의 대상인 원저작물이 상당히 유명하거나 뛰어난 경우에 어설픈 차용은 원저작물과 자연스럽게 비교가 되어 버리기 때문에 그저 아류작이 되어버리기 쉽고 원저작물에 누가 될 수도 있습니다.
    *
    월풍의 경우를 보면, 작가분도 원래 필력이 좋으신 분이고 이야기를 전달하는 능력이 아주 뛰어나신 분인데, 좋은 재료를 조금만 더 맛깔나게 살릴 능력이 충분한데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한 80%정도 만의 능력을 발휘하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쉽습니다.
    *
    월풍이 대미(大尾)까지 좋은 글로 출판되기를 바랍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구완공
    작성일
    07.01.18 21:56
    No. 2

    정말 대단하신 분들..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8 대마21
    작성일
    07.01.18 22:15
    No. 3

    좋은 비평글 잘 읽었습니다.
    전혁이란 분의 작품들은 보지 않았지만.
    구체적인 설정없이 무쌍한 능력을 얻는 다면 그건 먼치킨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되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불멸의망치
    작성일
    07.01.19 19:03
    No. 4

    오류가 좀 상대하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9 하늘의땅
    작성일
    07.01.31 10:43
    No. 5

    이 글은 왜 반대가 한표도 없나..해서 읽어봤는데
    깔끔하고 좋은 지적들!!!뿐이로군요. ^^* 찬성에 한표!!!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蒼天武神
    작성일
    07.02.09 11:09
    No. 6

    월풍 재밌게 보고 있지만 지적에는 절로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신운
    작성일
    07.02.15 23:15
    No. 7

    이건.. 무슨 레포트 갔군요..;; 이런 레포트 한번 써보고 싶.. ㅠ

    찬성: 0 | 반대: 0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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