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한상운
작품명 : 무림사계
출판사 : 로크미디어
굉장히 여운이 길게 남는 군요.
제가 원래는 열린 결말을 굉장히 싫어했었는데, 이 무림사계의 열린 결말은 가장 적절한게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사실 며칠 전 끝까지 읽고 나서는 왜 열린 결말로 끝난 거야!! 라고 생각을 했었지만, 며칠 동안 간간히 이 작품을 떠올리며 생각해보니 오히려 이렇게 저렇게 해서 용서 받고 행복해지거나 아니면 결국 죽는 식의 정확한 결말을 보게 된다면 매우 잘 쓴 수작이지만 오랜 여운을 주는 작품이 안될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야기의 주인공 담진현은 마지막 싸움을 끝낸 후 다시 본 문으로 돌아가면서 이 작품 특유의 1인칭 시점을 통해 독백을 합니다. 아직 희망은 있다고, 자신의 과오를 깨닫는데 1년이나 되는 시간이 걸렸다고.
이러한 순수한 깨달음이 있어서 이 작품의 여운이 매우 오래가는 것 같습니다. 또 될대로 되란 식의 잉여 였던 인간 담진현의 정신적 성장과 배신과 음모로 점철되었던 의형제 삼인방, 자신의 자유만을 위해 살아왔던 배상훈 등의 의리나 새로운 깨달음 등을 보며 정말 많은 것을 배운 것 같습니다.
평소 무협지를 통해 보던 무공에 대한 깨달음이나 눅눅한 천지가 어쩌느니 강기가 어쩌느니와 같은 이야기가 아닌 실제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 깨달음을 주는 작품이라 더욱 좋았습니다.
이러한 점 말고도, 순수한 무협지로서의 매력도 충분하다 못해 넘치기 까지 합니다. 여타 무협지 처럼 강기를 다발로 뿜어내고 일 수에 수십명을 날리거나 살기로 모두를 장악하는 이런 것은 나오지 않습니다. 아무리 강한 고수라도 총한방에 죽을 수도 있고 담진현이나 훨씬 하수의 작은 꼬챙이 칼에도 죽을 수 있고 권법을 쓰는 사람도 칼을 드는게 살상하는 데에 훨씬 도움이 되는 그런 세계입니다.
이 뿐만 아니라 무림사계를 이끌어가는 인물들의 개성이 너무나도 뚜렷하고 곳곳에 깔려있는 한상운작가님만의 위트는 책을 읽는 데에 커다란 즐거움을 선사해 주고 있습니다. 특히 외국인 들을 차용하여 머더뻐커와 같은 욕을 사용하는, 무협지에서는 처음 보는 신선함도 충분히 갖추고 있습니다.
이제 못 보신 분들은 망설이지말고 무림사계를 보러가셔야 할 것 같은데...아닙니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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