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수어재
작품명 : 브라반트의 흑기사
출판사 : 로크미디어
일단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요즘 나온 글 중에서는 나은 편이었고요.
다만 주인공의 행동에는 그다지 공감이 가지 않았습니다.
[읽으면서 뭐 저런 정신나간 놈이 있나 했으니까요?]
일단 주인공은 보통 사람의 모습에서 상당히 벗어나 있습니다.
여기가 어딘지 아무리 궁금해도, 몇 대 처맞고 나면 대부분 쥐죽은 듯이 조용히 있을 겁니다. 비록 속마음은 그렇지 않아도 당장은 폭력이 두려우니 말이죠. 아마 현대인의 십중팔구는 이에 속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계로 떨어진 후 초기행동만 보고 말하자면, 주인공은 영화 같은데서 사고터지면, 패닉을 일으켜 난리떨다 제일 먼저 죽거나 다른 사람에게 민폐까지 끼치는 전형적인 인물로 보여집니다. 저 같으면 당연히 근처에라도 두고싶지 않은 인간형입니다.
그리고, 하고 많은 재주 놔두고, 굳이 사람 죽이는 직업을 선택할 현대인이 얼마나 있을까요? 다른 일자리를 구할 기회도 있었는데, 남 밑에 있기 싫다고 걍 칼잡이 인생으로 나서다니, 별로 수긍이 되지 않더군요.
과거로 간다 해도 대부분의 현대인은 선택의 여지가 있다면, 백에 구십구는 피 안 보는 직업을 택할 거라 생각합니다. 현실에서도 군인이라던가 전쟁용병이라던가 특정직업군을 제외하고는 말이죠.
그리고, 여러모로 살펴보건대 주인공의 성격은 대부분의 책에서 주인공보다 흔히 적으로 나오는 귀족 2세들에게 잘 보이는 모습이더군요. 자기만 잘난 줄 알고, 고집세고, 융통성 없는 등의 특성이 그대로 드러나더군요.
암튼 묘사되는 주인공의 모습은 사회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평범한 현대인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인지 글 자체는 재미있게 보았지만, 주인공의 괴팍한 성격 탓에 감정이입에는 실패했습니다.
읽는 내내 [나도 저렇게 해야지.] 보다 [나라면 저렇게 하지 말아야지.] 라는 생각을 더 많이 했으니까요.
아마 평가에 호불호가 갈리는 이유가 이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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