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건드리고고
작품명 : 쌍룡무쌍
출판사 : 영상노트
요즘 유행되는 소재 중의 하나가 회귀인데요. 쌍룡무쌍 역시 회귀를 소재로한 소설입니다. 하지만 서문에서 기존의 회귀물을 탈피해서 새로운 소설을 쓰고 싶다고 밝혔고 시도자체도 좋았지만 결과적으로는 이도저도 아닌 결과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쌍룡무쌍에서는 기존 회귀물의 형식에서 탈피하기 위해 미래의 내가 회귀해서 과거의 나와 동시에 존재하는 두 주인공 체재를 내새웠는데요. 오히려 그것이 회귀물의 장점조차 버리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독자들이 회귀물에서 동질감과 통쾌함을 느끼는 것은 아래와 같을 것입니다. 미래를 알고 있음으로 인해 자신의 과거를 바꾸고 바로잡아 행복한 결말을 맺는 것이죠.
그러나 쌍룡무쌍의 경우 처음에 미래의 주인공을 중심으로 전개되던 이야기가 과거의 주인공을 만나 가르치게 되면서 그러한 장점들을 전부 포기하게 됩니다. 즉 회귀물에서 주체가 되어야할 미래의 내가 과거의 주인공을 가르쳐주는 사부의 역할로 제한되면서 회귀물의 장점이 사라져 버리는 거죠.
물론 미래의 내가 사부 역할로 그치는게 아니라 주인공과 같이 메인 스토리를 이끌어 나가는 주체가 되었다면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쌍룡무쌍에서의 미래의 나는 철저하게 주인공을 보조해주는 조연으로 전락하면서 여타 소설의 서브 주인공 보다도 못한 캐릭터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번에 나온 4권을 보니 짝마저 주인공과 이어지지 못하고 탈락한 듯한 왈가닥을 던져준 것 같더군요.
게다가 이야기의 중심이 되어야할 과거의 나 역시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자신이 가르쳐주고 안배했던 것을 물려받은 행운아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함으로써 기존 소설의 기연빨 주인공만도 못한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이럴거면 굳이 회귀라는 소재를 택했어야 했나 진심으로 의문이 듭니다. 주인공은 미래의 자신이 안배했던 것조차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채 끌려다니는 느낌이 역력하고 미래의 나는 회귀했다는 보람도 없이 과거의 자신과 동시에 존재한다는 이유로 부모도 가족도 잃었는데 차라리 제대로된 회귀소설 한편을 쓰는게 더 좋은 결과를 가져왔을꺼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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